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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 Story/Plamodel

마스터 그레이드(MG)라는 녀석



이 이야기는 조금 길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관심이 없는 분들은 그냥 패스하세요.

근대 취미인의 기준을 말하는 여러가지 기준 (근대는 물론 산업혁명과 전기전송장비의 발달을 말합니다)을 말하는 가운데 가장 산업화적 측면과 브랜드로서 큰 가치를 발휘한 것은 플라스틱 모형 사업입니다. 다만 일본에서 특허를 낸 명칭 플라모델의 근원이 되는 플라스틱 모델(Plastic Model)이라는 명칭보다 영국, 영어권에서는 처음에 컨트럭션 키트(Construction Kit : 조립식 구조모형)으로서 큰 역할을 보여주었지요.

근대적인 블록모델로 본다면 역시 레고(Lego)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지만 조립식으로서 특정 제품을 사출성형하여 대량판매할 수 있는 구조로서는 여러가지 기준이 필요로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물건이 아니면 안된다는 점도 있었지요. 때문에 에펠탑같은 유명 랜드마크 건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산업품들을 이쪽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물건을 상품화하면 정말 팔리지도 않고 조립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니까요.

밀리터리 모델과 유명건출모델에 이어서 인간형 장난감, 피겨, 인형, 작동완구 들이 어느정도 플라스틱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개성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단순한 조립식에 튼튼한 완구라는 영역을 벗어나기는 힘들었다고 하겠습니다.

모형제품으로서는 어느정도 인지도가 필요했고 반다이는 건담 프라모델(ガンダム プラモデル)을 시장에 내놓기로 한 1977년부터 실제 제품화에 성공한 1979년까지 여러가지 개성이 있는 접근을 합니다. 물론 기술의 한계점이라는 부분도 있지만 일본에서 마루산 상점(マルサン商店)이 고안해서 상표등록화 시킨 프라모델(プラモデル : Pla - Model) 시장에 있어서 어떤 기준을 잡기 어려워 했다고 하겠습니다. 타미야 같은 곳이 크게 성공을 해서 스테일 모델과 밀리터리 제품에서는 독자적인 영역을 잡기 힘들었던 반다이가 등장시킨 건프라 월드는 초반에 조금 고전을 하다가 80년대로 넘어오면서 베이비붐 세대가 새롭게 생산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알려주는 제품으로서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됩니다.

뉴타입, 신세대, 그리고 오따쿠세대로 발전하는 과정을 겪는 60년대말~70년대생 소년 소녀들(물론 주요 타켓은 소년들이지만)에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영역 하나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반다이는 대단한 일을 벌였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조금 수상한 몇몇 업체들도 있었지만 건담 프라모델 시장이 가진 영역은 불멸의 존재로 기록되는 반면, 여타 부분들은 자폭하고 말았지요.

 

마스터 그레이드 : マスターグレード 통칭 MG로 불리는 이 반다이(バンダイ) 프라모델 시리즈 브랜드 명칭은 건담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1/100스케일을 가진 모델들을 지칭하는 대표명사가 되어 있습니다. - 물론 이것은 프라모델 시장에서의 명칭으로서 대표명사라는 것입니다. 상표권 부분은 다른 의미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나오는 그레이드(Grade : 등급)에 대한 구분이 먼저 나오게 되는데 반다이는 건프라 10주년 기획으로서 1989년, 기존 사출성형색과 다른 컬러조합을 섞은 다색성형(多色成形) 런너에 의한 제품을 출시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조금 아슬아슬하게 1990년부터 제품이 출시되어 1991년까지 초기 퍼스트 건담과 건담 마크2, Z건담과 ZZ건담이라는 4주역 건담을 HG제품으로서 출시를 하는데 성공을 하지요.

더불어 90년대와 함께 새롭게 시작된 '포뮬러' (F90과 F91 - 크로스 본 반가드) 시리즈의 확장성을 고려하고 더욱 정밀해진 제작능력(컴퓨터 성형의 정밀도가 1/1000에서 1/25000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만 실질적인 차이를 이 HG에서 만나보기 어려웠습니다)을 기반으로 한 대중적인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는 것에 만족을 했습니다. 기존 여타 조립식 프라모델 시장에서는 차마 시도를 못하던 부분에 먼저 발을 들여놓았다고 자랑을 하게된 '기술의 반다이'는 드디어 한발 더 나가가 이 등급, 그레이드 시장을 한층 더 강화시킨 차세대 버전으로 만들고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HG가 1/144라는 기준 포맷을 지킨다는 것에 비해 MG는 1/100이라는 스케일을 고수하는 형태, 그리고 더욱 세밀해진 조형기술을 바탕으로 확실한 가동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가격대비 만족도, 하이 아마츄어를 제외한 입문자라고 해도 그냥 조립하는 것만으로 훌륭하게 만족할 수 있는 완성품형태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두게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80년대 중반부터 유행을 하게된 아마추어 조형사들의 레진, 개라지 키트 시장의 보급과 확산이 큰 몫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제품에서 만족할 수 없었던 하이 모델러, 속칭 아마추어지만 조형적인 기술과 능력치가 남달라서 시중제품을 압도하는 물건들을 쏟아내고 그것이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것을 알게된 반다이로서는 원조 건프라 상점으로서 자존심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초기 기획 당시에는 반다이와 하비제팬(ホビージャパン : HJ)잡지, 건프라 도색과 조형에 있어서 개성적인 표현을 보여주었던 맥스 와타나베(MAX渡辺)를 중심으로 시작하게되었고 이왕 하는 것 궁극의 건프라(究極のガンプラ)를 목표로 두고서 진행하게 됩니다.

이때, 기획된 여러가지 표현에 대한 아이디어들은 추후에 등장하는 1/60스케일을 가지는 새로운 등급제품 PG : 퍼펙트 그레이드 제품으로 이동하게되고 상품들이 개발되어 나오는 과정에서 제품형성과정에서 정밀도가 더 높아진 작금에 이르러서는 1/144스케일 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까지 만나볼 수 있었던 여타 등급 구성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요것은 이전에 말했던 RG입니다,

HG ▷▶▷MG  ▷▶▷ PG  ▷▶▷ RG 라는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보면 어느정도 예상을 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만 MG인 경우 1/100이라는 스케일로 제작을 하면서 가격적인 부담을 줄여서 대중화시킬 수 있는 접근성을 중요시 했습니다. 지금은 굉장히 숫자가 늘어난 작동완구, 액션 피겨의 영역에도 들어가는 MIA(모빌 슈트 인 액션)관련 시리즈를 비롯하여 가지고 놀 수 있는 건담 완구의 세계는 상당히 다양한 구성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면 MG급에 속하는 1/100스케일 제품들은 액션 피겨로서 완성품 형태로 팔리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크기였다고 하겠습니다.

HG 시장은 액션 피겨 제품과 맞물리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조금 어려운 싸움을 하게되지만 MG는 그 덩치, 그리고 조립을 통한 즐거움과 독자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알고리즘 덕분에 이후 버전업을 하면서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초기 MG시리즈들은 버전 1.0을 거쳐서 1.5(이것은 일부 제품만 적용), 2.0에 이르러서 작동영역을 강화했는데 현재와 같은 3.0버전까지 오면서 완성된 기능적인 면은 확실히 초기 MG기획자들이 꿈꾼 완성형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이것은 일부에서 장사속 접근이라는 말도 하지만 모두가 표현하고 싶어했던 건담 프라모델이라는 것은 사실상 MG에서 거의 다 완성되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조금 이쪽을 경시해서, (당시 개라지쪽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창작적인 부분을 떠나 완성형 장난감, 그리고 조립식이라는 애들이 보여주는 한계라는 부분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HG기획에서 나온 폴리캡 구조와 도색을 하지 않고도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는 작동형 프라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미 건담 프라모델은 어느정도 발전할 수 있는 개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품성에서 무척 고전을 했습니다. 특히 Z건담과 ZZ건담에 이어서 등장한 역습의 샤아, 0080, 0083시리즈에서 보여준 개성치에 근접할 수 있는 표현은 여전히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두기 어려웠지요. HG는 아무래도 크기와 함께 적당한 수준 이상으로 즐기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하겠습니다. HG보다는 상급이라는 점이 만들기 어렵고, 부품수만 늘어나서 따분하게 만들 요지도 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걸림길이었다고 하겠습니다.

HG는 말 그대로 저가격대(미묘한 명칭이지만)로서 1000엔대 전후를 기준으로 형성되었는데 이것은 사실상 저가격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초기 금형제작과 생산성을 볼 때 몇만단위 패키지로는 채울수도 없는 생산단가를 1000엔대로 맞추지 않으면 안되었지만 당시 시장은 여전히 500~800엔대 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장난감이라는 것을 꼭 조립해야하는 것인지 아슬아슬하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조립이라는 것에 난색을 표하는 아이들의 수도 늘어나고 그냥 완성품 장난감에 대한 접근이 더욱 강화된 여러 브랜드들의 공략과 더불어 건프라 시장 자체는 성장과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말로는 등급이 좋아진,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이라는 말을 하면서 실제로는 제품으로 생산이 안되는 제품도 종종 등장했습니다. 제조단가에서 생산성이 없기 때문에 출시가 안되어 버린 것이지요. 이런 부분들은 이후 여러번 재생산을 통해서 십만 단위에 걸칠 수 있는 판매고를 기록한 후에 이익률에 기여한 제품군으로서 다시 기획되어 나올 수 있었지만 기존 시장에 필요한 확장된 영역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무등급을 비롯하여 HG시장을 거쳐 발전한 건담 프라모델 시장은 10여년 이후의 시장성장과 함께 고객들의 성장도 함께 바라보게됩니다.

당시 10살이었던 소년이 이제 성장해서 20살의 청년이 되었고 스킬과 능력, 자금력도 갖춘 상태에서 과연 HG정도에서 만족을 하겠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참고로 HG개발에 사용된 여러가지 조형, 외관구성은 이후 반다이의 새로운 주력상품 가샤폰(ガシャポン)시리즈에서도 크게 활용됩니다. 더불어 기존 가샤폰에 차별을 둔 저가격대 도색완료 제품, HG가샤폰들의 시장을 달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반다이는 상업적인 기술력 발전을 잘 활용했다고 하겠습니다.

초기에 나온 4건담 형제 제품들은 1000~1500엔대 가격을 보여주면서 HG제품들이 어느정도 안착할 수 있는 것에 여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결과적으로 2000엔대를 넘어서는 MG제품군에 대한 도전도 확실하게 만들었습니다.




MG는 2013년 현재 기준으로 HG라는 입문형 등급보다 상위에 위치하고 있고 PG라고 하는 최상위 등급보다 아래에 있는 포지션을 가지면서 하이 아마추어 및 고급활용자들에게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는 제품군으로 남아있습니다. 더불어 1/100스케일 제품군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타이틀 생산을 통해 굉장히 적극적인 시장확보를 하게되었습니다.

이 반다이의 MG전략은 여러가지 의미로서 싸구려 장난감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는 인식을 강하게 보여주었고 이후 여러 타이틀 (패트레이버나 단바인 같은)에서도 MG라는 등급표시를 더해가면서 반다이의 개성을 더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역시 MG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제품군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합니다. 기본 골격프레임을 어느정도 규격화 시켜서 내놓았던 슈퍼로봇 개열 MC모델과 같이 말입니다.

현재로서는 MG 계열 건담 프라모델의 대부분이 버전업을 거쳐서 굉장히 무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외형적인 만족도 이상으로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되는 극한에 가까운 포즈까지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하고 있다고 하겠지요. 구조적인 심플함을 비롯하여 겉 포장에 숨겨진 내부적인 만족, 즐거움도 잘 추구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실제 개라지 시장도 MG제품에 자극을 받아서 다시 더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건담 모형시장은 극도로 빠른 발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MG제품들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격적인 부담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석유가격의 폭등으로 인해서 플라스틱 제조단가가 급격하게 상승한 면도 있지만 (때문에 이후에는 플라스틱 재성형 및 리사이클용 구성도 나왔습니다) 제품 설계에 있어서 필요이상으로 굉장히 세분화된 부품들을 선보였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조립하여 전시해둘 수 있는 개성으로서 이런 저런 가능성을 보여주었지요. 이것을 싫다고 말하는 부분도 있고, 좋다고 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인너 프레임을 제외하고서 외형 장갑만을 조립하여 즐길 수 있는 구조론도 나오지만 과연 어느정도 선까지 그것을 구분해서 표현하는가 하는 점들을 생각해보면 아찔한 세상이라고 하겠지요.

게다가 MG라는 탈을 쓰고 나오는 10000엔대 제품까지도 등장하는 상황이 되면서 MG는 이미 중급이 아니라 중상급이라는 말을 하게도 됩니다.

초기 버전과 달리 내부 프레임 버전이 올라간 애들을 만나보면 정말 굉장히 복잡해졌습니다. 그만큼 작동범위나 표현해볼 수 있는 개성은 넓어졌지만요.

스냅 핏(スナップフィット : SNAP FIT)이라는 구조론은 대부분 접착제가 필요없는 간편한 조립방법을 표방하고 있지만 근래에 와서 MG가 이런 스냅핏 제품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향도 많이 보게됩니다. 개조에 이어서 별도의 개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일부 예외 제품이 있기는 합니다. 특히 성형재질을 바꾸어서 맥기화 시킨 모델 같은 경우에는 색깔이 너무 장난감 스러워져서 조금 거슬리기도 합니다.

따로 도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말하지만 대신 스티커와 데컬을 가지고 덕지 덕지 붙이다보면 정밀모형이라기보다 장난감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중시한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게 하지요. 외형적인 부분들, 장식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정밀화되면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줄여나갔지만 여전히 쉽게 조립할 수 있는, 만족도 높은 MG모델이라는 것에 대한 사상적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초기 제품 디자인과 다르게, 이후 장난감을 위한 재설정, 또는 추가 디자인이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되면서 버전놀이, 컬러놀이, 추가 장식품 놀이를 한다는 비난도 있습니다. PG정도 라면 모르겠지만 MG급에서 이런저런 추가 설정과 함께 새로운 애가 나오는 것은 역시 많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후에 나온 버전이 더 좋은 매력을 알려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때문에 건담 프라모델에는 나중에 빠지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지요. 쓸데없이 일찍 손을 버리면 손과 지갑, 성격까지도 더러워지는 경우가 종종있으니까요.

특히 컬러분할 부품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굉장히 여러가지 기준을 말해주고 있는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상급자들은 제품들을 자체적으로 분할해서 독자적인 가능성을 더해주기도 했습니다. 좋게 말해서 컬러 배리에이션, 그리고 MSV같은 형태로서 다시 나올 수 있는 애들까지도 MG등급에서 거론하게 된다면 굉장히 고생을 시킬 것이라는 말도 하지요.

그래서 한 때는 MG로서는 기본 키트만 나오고 이후에 추가 무장이나 개조용 부품을 따로 파는 형태의 판매도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연방군의 짐(GM)을 기본 키트로 내놓고, 이후에 우주나 육상전용 부품 키트를 따로 판매하는 형태라고 하겠지요. 실제 몇 몇 제품들은 기본 키트는 같고 추가되는 런너에 따라서 제품을 다시 만들어 볼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 추가 무장, 개조부품들의 설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것이 어렵다는 점등에서 결국 은근슬쩍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MG무기 키트나 MG 개조부품, MG 메가런처 세트 이런 것이 계속 나와주기를 바랐는데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MG는 건담 프라모델이 상당히 비싼 유희라는 것을 확정시켜준 '악의 축'이기도 합니다.

작고 귀여운 장난감이 아니라 한 덩치하고, 만들어두면 공간을 차지하면서 굉장히 무시무시한 가격대를 자랑하는 TOY영역이상의 것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가지고 논다는 의미도 많이 퇴색되어 저같이 만들어 부러트리면서 놀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마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니 이제 MG급 정도 되면 애들이 가지고 놀 애가 아니라 청소년, 또는 키덜트 영역에 들어간 이들이 만지작 거리는 아이템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MG가 나오면서 브랜드적인 전략상을 가진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를 제외하고 보면 대부분 돈지옥에 빠지게 되었다고 하겠지요.

물론 디테일 업 부품들이 동시에 이런저런 형태로 나와서 많은 분들의 취미력을 올려주기는 했지만 이것도 역시 '돈지랄'영역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굉장히 거론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마킹 작업은 물론이요, 레터링, 건담 데컬로 불리는 전용 디자인 툴이나 아이템이 전문성을 가진 제품으로 판매되고 (이쪽도 초기 가격이 뭐같이 비싸서 500~800엔대를 넘어서 2000~5000엔대까지 가는 경우도 있기에) 3~4000엔대 MG 하나 구입해서 추가 부품이나 경비가 2~3만엔에 달하는 경우도 보게됩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MG의 마력이기도 합니다. 그런 가격을 투자하느니 차라리 PG를 만들어 놓는 것이 더 좋다!! 라고 울부짖을 수도 있지만 PG 는 제품 수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역시 MG를 가지고 놀 수밖에 없습니다.

HF가 가장 많은 제품군, 수를 자랑하고 있지만 제품 크기의 제약때문에 개조라는 과정을 거쳐서 색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점은 말 그대로 하이 프로페셔널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이고 어중간한 아마추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MG는 사랑받을 수 있는 영역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관절 부품들은 버전 1.5이후에 이중관절 구조를 갖추게되어 기존 모빌슈트 디자인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형태를 갖춘 디테일, 프로포션을 보여주게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이것도 '설정놀이'라는 말과 함께 너무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근래에는 이런 세부사항을 충분히 반영한 프라모델 설계도 나옵니다만 손가락 관절까지도 자유로운 범위를 보여주게 되어가는 상황을 보면서 어쩌면 실제 가동모델(손으로 작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동력을 통해서 움직이는)은 MG에서 제일 먼저 나오지 않겠느냐 라는 말도 하게 될 정도입니다.

이런 부분은 말 그대로 조형기술이 연간단위로 축적되면서 개량되어가기 때문에 그렇지만 과거에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분리 합체 변형 기능을 어디까지 맞추어 줄 수 있는지에 따라서 노력하는 반다이라는 말을 하게됩니다. 다만 이런 기믹구조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제품 내구성에 대한 이야기나 완벽한 설계였는가? 하는 점들도 이야기를 하게됩니다. 때문에 ABS수지 재질을 가진 제품들도 도입하기도 하고, 클리어 부품을 비롯하여 금속부품을 더해 굉장히 다양성있는 재미를 보여주지만 여전히 가지고 놀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말도 해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보면 HG까지는 가지고 놀 수 있는 건프라이지만 MG부터는 가지고 놀기에는 부담이 생긴다는 말을 하게됩니다.




MG시리즈가 기획되면서 나왔던 여러가지 기준 중에서 내부 프레임과 콧픽 재현, 그리고 파일럿 피겨가 더해지는 경우도 보게되는데 내부 프레임 구조론이 적극적으로 도입된 2.0버전이 출시된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MG가 상당히 복잡한 개성을 가집니다. 디자인 버전으로서 Ka(카토키 하지메 디자인 리테일 버전을 뜻하는 것)아이템이 어느정도 시장성을 확보하게 만든 것은 이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1994년에 색깔조형이 잘 들어간 프라모델 겸 폴리캡 관절 구조를 적극으로 채용한 성인용 건담 프라모델.

이것이 MG제품에 대한 일반적인 개발목적이자 기획의 중심이었다고 하면, 지금에 와서는 더욱 적극적인 활동성과 구조론을 증명할 수 있는 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부분에서 보면 말 그대로 키덜트와 같은 향수, 추억을 자극하는 애가 아니라 '음미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제작 모델러의 개성에 따라서 다른 성격이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바탕모델이 된다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1995년 7월에 첫 MG로서 RX-78-2 퍼스트 건담이 발매되었고 이 디자인 개성은 건담 디자인의 아버지 오오카와라 쿠니오(大河原邦男)를 중심으로 한 개성적인 볼륨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오오카와라 디자인의 개성은 건담보다 지온국의 자크와 같은 애들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말을 하게되는데 최신 디자인들은 더욱 날카롭고 세련된 카토키식 라인을 추구하면서 2~3세대 모빌슈트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하겠습니다.

MS-06 자크2는 말 그대로 지온국의 디자인으로서 정점에 있고, 건담은 사무라이 장갑을 비롯하여 디테일적인 개성을 강하게 살린 일본 MS의 전통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뿔이 안달린 건담은 건담이 아니라는 말도 하게되지만요.

1996년 4월에 등장한 MSZ-006 Ζ건담 때부터 카토키가 참가하면서 기존 MG의 디자인적인 추구점을 조금 더 했다고 하겠는데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디자이너별 헤드를 따로 추가하는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보기 좋은 건프라, 장식품으로서 있어보이는 건프라라는 점에서 MG는 틀림없이 한 몫을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어른이 돈을 들여서 가지고 놀아도 되는 영역에 속한 아이템으로서 정착하는데 좋은 역할을 했지요.

다만 건담과 자크와 같은 기본형이라고 해도 이후 버전별 배리에이션에서 보면 MS-06R-1이나 06R-2 같은 형태로 디테일 추가를 통한 개성을 보여주는 과정을 밟고 이후에 미묘하게 설정과 다른 컬러링 설정을 보여주었는데 사실 저는 초기 샤아 전용 자크2에서 볼 때 참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요. 핑크 자크라는 농담도 나올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마나 MG시리즈를 기특하게 성장시킨 것은 기존 제품이 거의 나와있지 않았던 건담 시작1호기 제피란사스(試作1号機ゼフィランサス)부터인데 MG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표현력 향상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호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나온 RX-78GP02A 건담 시작2호기 사이사리스(試作2号機サイサリス)가 가진 중량감넘치는 표현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은 애가 되어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거론되고 있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2.0버전 이상의 인너 프레임, 관절작동 구조를 보면 재버전이 나와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여전히 기존 제품들이 표현하지 못했던 '플라스틱 덩어리'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반대적으로 욕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무게감이 있는 모빌슈트라는 것은 필요하다고 하는 시장을 보여주었고 성립시켰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둡니다.

의외롭게도 2000년 6월에 발매된 건담 Ver.1.5는 기존 MG쪽 기술이 아니라 PG에서 파생된 기술, 즉 가동형 프레임에 대한 구조를 더하게 되면서 MG는 더더욱 MG의 이상형에 가까워졌다는 말을 하게됩니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더욱 마스터 그레이드에 가까워지는 제품이라는 점은 칭찬받을 수 있지만 많은 팬들을 양성하고 폐인화 시키면서 자금적인 부담을 팍팍 댕겨주게 만들어주는 암흑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예, MG라는 것은 이런 녀석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