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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 Story/Ragin Kit

장난감 가지고 놀기

사실, 장난감은 가지고 놀기 위한 영역에 속해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가보면 만들어 놀기(?), 수집해서 놓아두기라는 영역으로 바뀌어가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는 취미 친구 아버님이 만들어 장식하는 것을 좋아하는 부류에 속해계셔서 그것을 보고 저도 저런 환경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분의 국적은 이탈리아로 굉~~장히 넓은 취미 창고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사실 그때는 도심과 좀 떨어진 지역에 있는 2층짜리 넓은 집에 그런 환경을 만들어두고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더랍니다.

철도를 비롯하여, 역사, 전쟁 장면을 재구성해놓은 파노라마 판을 그렇게 크게 몇 개씩 놓아둘 환경이라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지요. 일본과 한국에 있는 취미 친구들 중에서 그런 구성을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즐길(?)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 뮤지엄 형태로 놓아두지 않은 이상 개인이 일일이 보관, 관리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거든요.



어중간하게 생각을 해보면 개인적인 장난감 만들어놀기 스킬이 인간형 피겨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80년대를 거쳐 90년대 초반 일본 원더페스티벌에서 접한 이런저런 환경적 변화를 보아도 로봇, 밀리터리 장난감에서 피겨 쪽 구성이라는 것에 대한 열망은 틀림없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개라지, 레진 제품군에 손을 댄 것은 결국 로봇 아이템 때문이었지만, 캐릭터 피겨 쪽이 가진 개성치가 얼마나 놀라운지는 맥팔렌 토이즈의 스폰 제품군을 보면서 더욱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사실 도색, 개조, 마음대로 꾸미기라는 것은 굉장한 시간과 열정이 필요한 일입니다.

나름 공간에 여유를 두고 공장, 작업실을 만들어 이러저러한 애들을 만들어 놀았지만, 결국 만들어 놓은 애들을 놓아둘 공간이 없어서 만드는 작업 자체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굉장히 묘한 감상이 생깁니다.

차라리 전자오락이라는 부분은 디스크 용량, 메모리 용량으로 처리될 수 있으니까 그렇게 공간을 잡아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장난감은 그렇지 않거든요.


   


틀림없이 가지고 노는 유희로서, 만족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 접근한 영역인데 어느새 방구석에 박스만 늘어나있고, 실제 만들지도 못하고, 가지고 놀 시간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그냥 수집해서 진열해놓는 과정만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뭐 저는 굉장히 일반적인 취미인이라서 그렇게 많은 것을 모아서 가지고 논 편이 아니지만 주변에 있는 몇몇 괴수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담 플라모델 영역에서 본다면, 리얼타임으로 즐긴 세대로 보기에는 묘한, 한국 취미인이기 때문에 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랜 시간 즐기다 보면 이래저래 만나보는 영역이 다르기도 합니다. 더불어 플라모델과 달리 개라지, 개인 유저에 의한 창작 영역은 언제나 많은 것을 즐겨볼 수 있어서 재미있고요.

대중적인 접근을 하지 못한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장르에 속한 아이템도 이런 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굉장히 흥미롭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시대는 메이저 급으로 널리 알려진 제품군이 많기 때문에 그런 제품 쪽 아이템만 즐겨도 시간과 공간이 모자를 정도이지만 80~90년대만 해도 알고 있는 것들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지요.

그런데 시대가 좀 지나니까 그런 아이템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제는 따라가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좋아하는 몇몇 타이틀에 관련된 것만 좋아하면 그렇게 따질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저는 취미적인 취향과 접근 영역이 조금 넓은 편이다 보니 쓸데없이 많은 것에 관심을 둡니다.



정말 취미라는 영역에서 보면 여러 가지가 보이는데,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지갑이 가벼워지는 것은 확실한 것이 이쪽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레고 같은 블록 아이템은 여러 가지 형태로 재창작해볼 수 있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만족도가 남다를지도 모르겠지만요.

과거 기사 시리즈를 모이기보다 기사 레고 인형을 잔뜩 구입해서 단체전을 연출하려고 했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시리즈라는 영역을 말하면 정말 수많은 인기 작품들이 있지요.

그 브랜드를 통해 먹고사는 업체가 생겨날 지경이니까요. 물론 대표성은 건담이라는 애가 가지고 있지만 근래에는 미국 히어로 아이템 군이 어느새 수를 넘어서고 있다는 말도 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말 그대로 실사, 라이프 스타일로 나오니, 즐기기위한 영역이라는 것과 다르게 입고 동화되는 기쁨을 알아가는 단계에 접하는 제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제는 입고 즐겨볼 수 있는 아이언맨 슈트도 나와있으니 더욱 생생한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저런 이해영역을 넘어선 몇몇 시리즈 제품군은 말 그대로 금전과 시간, 더불어 공간적 이해까지도 뛰어넘는 시대관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동안 야크트 풀 버전을 거실에 비치해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를 가지고 이야기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보면 1~2m가 넘어가는 제품군을 자신의 방에 거치, 장식해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취미인 등급이 수단계 위인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근래에는 등신대 캐릭터 피겨를 방이나 거실에 하나 정도 놓아두는 것이 있는 자의 기본소양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로봇, 모터헤드 모델은 좀 놓아두기 어렵겠지만요.



게다가 마이너 취미 군에서도 아웃사이드에 속한 부분에 접하게 되면 정말 이래저래 많은 고생길이 열린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쪽 분류는 아무래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수집적인 구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래저래 관심을 가지면서도 현실의 벽을 함께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마이너라고 해도 영원한 아웃사이드인 것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꾸준한 팬심 자극, 시대를 넘어선 완성형 제품군이 계속 소개되는 세상이니까요.

3D 정밀 모형의 세계는 과거 1/1000 서형에서 1/8000까지 일반화되었습니다.

물론 3D프린터가 대중 보급될 만큼 높은 성장세를 보여준 것도 한몫을 했지요.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기존의 취미영역에서 살짝 벗어난 개성적인 접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덕분에 한동안, 아니 우선 접어둔 초합금 제품군에 대한 열망도 조금씩 형성되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저는 가지고 놀기 위해서입니다. 수집이 목적이 아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