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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Comics

엔들리스 취미 세계


그러고 보니 꾸준히 재미난 취미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고타쿠 시즌 4.0에서 저와 제 취미 친구들이 툭하면 던지는 그 이야기에 대한 주제를 거론했습니다.

타이틀 그대로 끝날 것 같지 않은 취미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지요.



이미지에 링크를 넣어 바로 가도록 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블로그 포스트로는 영상재생이 안되네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네이버TV GO다쿠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예, 보이는 그대로 '왜 대작은 완결이 나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답은 나와있어요. 언제나 말하는 어른들의 사정이지요.


어렸을 때, 순진했을 때는 만화를 만드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지만, 결국 소년소녀들이 바라보는 만화, 애니메이션의 세계는 사실 어른들이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래저래 또 다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실상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장르는 소비되는 측면이 강한 만큼, 한번 성공한(대중에게 인정받은) 인기 작품은 결코 끝이라는 것이 존재하면 안 되는 영원한 구성을 지향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고다쿠에서는 이해하기 쉽게 일본 작품 몇 개만을 들었지만 실상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작품들이 이러한 형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리메이크, 연도별 버전을 꾸준하게 등장시키는 유럽이나 중국발 드라마 같은 경우를 보면 그냥 한없이 빠지고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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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만화에서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악당이 사건을 일으켜 부모를 죽게 했다. 그래서 나(주인공)은 노력해서 복수를 했다. 정의는 실현되었다.


이것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을 가집니다. 약 책 한 권, 또는 에피소드 1개 정도 분량으로 소비되는 구성이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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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대가 바뀌자 같은 이야기라도 해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독자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진 만큼 그에 맞는 구성을 도입합니다.

악당이 사건을 일으켜 부모를 죽게 했다. 그래서 나(주인공)은 노력해서 복수를 했다. 정의는 실현되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악당이 진정한 범인이 아니었다, 따로 이익을 노리고 사건을 벌인 이가 있었다. 그래서 다시 노력해 복수한다.


책 1~2권, 또는 3~5권까지 갈 수 있는 드라마로 발전을 합니다. 더불어 조금 더 세밀한 캐릭터 심리묘사가 그려지지요.

그리고 이 정도 반전 영역은 이제 어느 정도 식상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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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대가 바뀌어 인기를 얻으면 10여권 정도는 기본인 시대가 됩니다.

기본 스토리 전개에

왜 악당은 악당이 되었는가부터, 왜 주인공은 복수를 결심하게 되었는가.

왜 이런 사건이 벌어지게 되었는가. 왜 진정한 범인은 이런 일을 벌였을까?

등을 비롯하여 주변 환경들을 새롭게 정의해서 구성합니다. 그리고 에피소드가 진행됨에 따라 사이드 스토리, 또는 반전 영역을 포함한 떡밥들이 깔리게 됩니다. 실제 사건 그 자체에 대한 해결 방향보다 조금 더 큰 의미로서 바라보게 되는 사소한 것 같지만 사소하지 않은, 큰일에 휘말리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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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는 그 사건의 이면에는 또 다른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 규모는 동네 구멍가게였었지만 어느새 도시, 나라, 세계, 그리고 우주급으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그리고 근래에 들어서는 새로운 세계로 연결되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스핀 오프나 사이드 스토리 전개를 통한 동일 세계관으로 출발을 했지만 전혀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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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세계는 다시 확장되어 인기만 발생한다면 외전의 외전, 사이드의 사이드, 악당의 악당.

왜 우리는 그 작품을 기억하고 환호하고 기다리는가에 대한 관점이 아니라, 당연히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그 세계를 좋아한 나에게 던져주는 꿀떡을 냠냠하면서 먹고 있는가를 말하게 됩니다.

심지어 초기에는 등장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설정, 아이템들이 엮이면서 한번 잘 빚어놓은 꿀떡이 자가증식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오류가 발견되어도 이제는 그냥 추가 설정, 추가 에피소드를 넣어 그것을 정당화시키고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너무 치밀하게 짜서 만드는 것보다 상황에 맞추어 추가할 수 있을 정도로 엉성하게 짜 만드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하는 농담도 해보게 됩니다.



결국 취미의 세계는 한번 맛을 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달콤한 꿀을 뿌리면서 소비하게 만들어가는 합법적인 마약 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먹고사는 것이 해결된 현대 시대에 있어서 문화적 가치, 쇠되는 문화상품에 대한 경제규모는 이제 필수 생활 요건을 넘어선 형태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날 취미문화가 없어지게 된다면 그것만큼 살벌한 일도 없겠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너에 대한 사랑은

그것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이다.

완결을 말입니다. - 물론 좋은, 아름다운 완결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고다쿠 시즌 4.0 제2화에 대한 정답은 '대작이니까 끝나지 않는다'라는 뻔한 소리도 해봅니다.

물론 좋게 말해서 대작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손에 넣었는데 그냥 배를 갈라 죽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현실적인 비판론도 나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