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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Classic Goods

휘슬러 - 그 유혹적인 브랜드



남자 주제에 별것을 다 신경 쓴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자취와 해외 생활이 길다 보면 이런저런 생활감 있는 제품에 눈이 돌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요리 생활이 시작되기 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일본에 가서 매일같이 나오는 요리 방송을 보면서 살다 보면 젓가락 한 짝, 수세미 하나라도 이상하게 신경을 쓰게 됩니다.


조리기구의 하나로서 브랜드를 따진다면 충분히 많은 것이 있을 터이고 그중에서도 유럽 제품군들은 상당히 많은 것이 있다고 하겠지만 저에게는 역시 이 휘슬러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독일 브랜드로 1845년에 시작한 곳인데 압력밥솥에 대한 국제 특허와 열전도 기술에 대한 선구자적인 곳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그런 것이 얼마나 상관있겠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별생각을 안 했지만요.




물론 이 대표 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최신 제품을 만지고 논 것은 아니지만, 80년대 말부터 90년대, 그리고 21세기 초에 나온 물건들은 대충 만져보면서 더욱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인연은 알고 있는 친구 어머님 때문이었는데 체구가 작으신 분이 언제나 이 무거운 것들을 가지고 조리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지요. 어린 생각에 더 가볍고 '좋은 것'이 있을 터인데 왜 이렇게 무거운 것들로 조리를 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했더랍니다.

그리고 마침 외국을 나가는데 이 브랜드 무슨 무슨 제품을 사 와줄 수 있는가? 라는 부탁을 받고 하나 들고 왔지요.

그런데 수고했다고 용돈을 많이 주시는 것입니다.

조금 무겁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주셔서 왜 그런가 했는데 당시 국내 백화점 가격이 무식하게 비쌀 때였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독일 전문점에 가면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국내에서는 무척 비싸게 팔리고 있어서 또 놀라기도 했습니다.


일본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미용전문 기구나 요리 장비, 화장품, 전자제품, 그리고 취미로운 용품에 대한 주문을 받았지요.

저 자신이 별생각 없어도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이런저런 부탁을 받는데 그러면서 저 자신도 전혀 모르던 분야를 알게 됩니다.

물론 몰라서 못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는 한도 내에서 사용해본 제품 중에서 좋았던 것들은 기억을 합니다.




자취생활력을 높이고자 요리교실에 가보니 확실히 도구들이 조금 틀리더라고요.

그냥 별생각 없이 4~5천 엔으로 다 맞추어둔 첫 주방도구들과는 상대도 안되게 비싸지만 이런저런 제품들을 사용해보게 되면서 에헤헤 했습니다. 심지어 요리의 질, 맛도 바뀌는 것을 보면서 조금 무겁고 불편한 구석이 있다고 해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후 조리도구와 자기, 그리고 다양한 키친 시스템에 대한 재미도 알아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면 너무 혼자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작은 것들만 몇개 구입해서 쓴 것이 아쉽습니다. 감자나 고기들을 조리할 때 확실히 휘슬러 압력솥은 좋은 매력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또 여전히 쓰고 있고 좋아하는 브랜드이지요.

비싼 물건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독일 지역을 갈 때 직판점들에서 최신보다 한 두해 지난 모델을 구입하면 아주 싼 가격으로 사 올 수 있습니다. 뭐 그렇게 많이 변화되는 제품군도 아니지만 생산연도와 디자인 특징을 가지고 그것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번 접해봐도 좋은 것이 요리도구가 아닐까 합니다.


전, 압력솥 2종과 냄비 2종, 프라이팬 1종을 사용해본 것이 다입니다만 이 브랜드 때문에 유럽 조리기구들에 대한 경험치를 많이 얻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