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rdware Story/Classic Goods

눈을 맞으면서 달려보기는 못했습니다

사실 써두는 것이 은근하게 늦는 제 블로그에서 이런 말 하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데굴데굴 '2호기'가 있어요.

그런데 달려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 6번 정도 굴려본 후에 거의 방구석에 처박혀 있다는 것이 아쉽지요.



오랜만에 이어지는 연휴 (저는 월요일이 휴일이다 보니)를 만끽하면서 달려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조금 날씨도 따뜻해졌고요) 

2월 말에 눈이 펑펑 내리다니요. 

까짓 설중 드라이빙도 괜찮겠다는 농담을 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무리할 수는 없습니다.

기존에 굴리던 데굴데굴 1호는 그래도 28c급 타이어를 쓰기 때문에 조금 덜 미끄덩하겠지만 데굴데굴 2호는 23c이기 때문에 훨씬 얇습니다.

아주 살짝 미끄덩해도 넘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 눈이 내려서 더 위험하지요.

팍팍 쏟아져서 쌓이면 그냥 포기를 하겠는데 날씨가 은근히 춥지 않아서 눈이 잘 쌓이지도 않더라고요.

눈은 펑펑 내리는데 눈이 쌓이지 않는 것을 보면서 과연 타야 할지 어떨지 고심을 했습니다.



전날 탈 준비를 하면서 쇼를 하기는 했지요.

SPOEX 2016에서 구입해온 요 '라이칸 미니2' 라이트를 사용해보고 싶어서 과거에 쓰던 배터리를 꺼내봤는데 방전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이쪽과 같은 고출력 라이트를 사용한 것은 약 1년 정도 되지만 작년 12월 초순 주행 이후에 약 2달 정도 쓸 일이 없어서 그냥 놔두었는데 그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것입니다.

사실 완전히 방전되어도 다시 충전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쪽 18650리튬 이온 배터리는 완전 방전시 재충전이 안된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되었습니다.

뭐 설명서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제 잘못도 있지만 중간중간 배터리 검사를 하고 재충전을 시켰어야 하는데 모르고 지내다가 배터리 하나 날려버린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새로운 배터리도 구입해야 하고 해서 나가려고 했지요.

그런데 눈이 …… 눈이 …… 내립니다.

조금 더 따듯해진 다음에 나가라는 신의 계기로 믿고 방구석에서 밀린 게임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훌쩍.

데굴데굴 2호는 로드 타입입니다.

정말 이쪽으로 갈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은근히 싸게 나와서 그냥 덜컥하고 말았지요.



은근히 컬러가 시컴둥둥해서 참 그러한데, 나름 성깔 있는 블랙 + 블루 에메랄드 컬러입니다.

아주 잘 보시면 은은하게 비치는 푸른색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본래 2호기는 전에 이야기했던 '스칼라티 105'같은 애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나마 색깔이 좀 화사한 '화이트 + 민트' 색상을 가진 모델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운이 나빠서 그런 것인지 이상하게 이 색깔을 가진 제품이 잘 없는 것입니다. 몇몇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서는 어두컴컴한 컬러가 인기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때, 먼지가 묻어도 덜 더러워 보인다는 점 때문에 잘 팔린다는 것도 있겠지만 전 마당에서 바로 자전거를 세척하고 방안에 둘 수 있다보니 아무래도 화사한 컬러를 선호하게 됩니다.

물론 화사한 컬러에 둥가 둥가 한 모델들은 있어요. 가격이 너무 뛰어서 그렇지요.

비앙키를 대표하는 '첼레스타 그린'은 결국 이번에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잠깐 가서 구입해올 생각을 했는데 환율이 올라가버려서 훌쩍였습니다. 아시아에서 파는 물품이 거의 없는 '꼴나고 비스콧띠' 모델을 구입하자니 예약 주문이 들어가야 하더군요. 첫 물량은 소수만 나와서 바로 다 팔리고 주문을 해두지 않으면 안 되더군요. 저는 가급적 피팅을 해보고 구입을 결정하기 때문에 그냥 무턱대고 주문을 해댈 수도 없었습니다.

에라~, 그냥 국내에서 아무거나 예쁜 것 구입하자라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그냥 이쪽으로 왔네요.

첼로에서 나온 케인 (마크2) 모델입니다. 2015년에 나왔는데 발표 당시는 2016년 모델이라고 했지요.

국산 브랜드를 꼭 고집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해외 나다닐 때 이름 값있는 모델보다 그냥 코리아 제품이 더 만만하게 보여서 그런 점도 있어서 첼로로 했습니다.


전에 이야기를 했던 스칼라티 와 비교를 하면 그냥 이 정도 차이입니다.

위 이미지가 스칼라티, 아래 이미지가 케인(마크2)입니다.

차이라고 해봤자 뭐 바디 프레임이 알루미늄이냐 카본이냐 정도의 차이로 무게는 약 700g 차이입니다.

어차피 둥가둥가 데굴데굴거리면서 천천히 사진이나 찍는 제가 사용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은근히 언덕이 많은 곳에서 고생을 덜하고자 하는 선택 때문에 데굴데굴 2호는 로드사이클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이동하는 경로에 좀 무식한 동산 코스가 연달아 2개 정도 있기 때문에 매번 그곳에서 힘이 많이 빠집니다. 훌쩍.


알루미늄 바디인 스칼라티를 구입했으면 재도색이 쉬웠겠지만 카본바디는 기본색을 벗기는 작업이 상당히 고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할 수없이 나중에 발바닥 마크와 컬러 이미지는 시트지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 훨씬 싸게 먹히지만 좀 아쉽기는 합니다.

어찌 되었든 근 18여 년 만에 다시 로드사이클도 하나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멋도 모르고 로드와 마운틴과 시티바이크를 탔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냥 하이브리드(데굴데굴 1호기) 하나만으로 버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는 환경이 너무 악랄한 산동네이다 보니 가벼운 애를 찾게 됩니다.

여유를 가지면 국내와 해외 몇 군데를 굴러볼 생각이지만 과연 가지고 가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해외에서 렌탈하는 것이 나을지 생각해봅니다.

가끔 보면 국내에서는 접해보기도 어려운 모델을 해외에서는 손쉽게 빌려볼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LOOK이나 꼴나고 같은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서 타보려면 말 그대로 지갑 털어 넣어야 하겠지만 해외에서는 뭐 그냥 쉽게 빌려볼 수 있는 모델도 있거든요.


뭐, 언제나 그렇지만 샤방샤방한 바디에 쓍쓍~ 잘 나가는 모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기준을 따지면 결국 현재 가장 좋은 모델은 전기자전거라고 하겠지만요. 어찌 되었든 빨리 날이 좋아져야 데굴데굴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2017년도 모델로 나온 케인 마크3는 조금 더 늘씬한 에어로 타입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부품도 ZIIP제품으로 교체되어 조금 더 있어보이고요. 제품 발표는 있었지만 아직 제품을 파는 곳이 거의 없어서 아쉽기는 합니다. 만일 지금 시즌에 구입하신다면 조금 더 기다려서 마크3를 구입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105모델은 가격변동이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