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찾아 삼만리
일본 / 母をたずねて三千里
TV Series
명작 드라마
1976년 1월 4일 ~ 1976년 12월 26일
전 52화
감독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
제작사 니뽄 애니메이션(日本アニメーション)
감상매체 TV VHS LD DVD
스토리-감동 20 : 15
스토리-웃음 15 : 9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15 : 12
작화-미술 10 : 7
음악 10 : 7
연출 10 : 8
Extra 10 : 8
74 Points =
1976년 작품입니다. 전 52화로 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 작품을 보면서 저는 제작사가 시청자를 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째 만날 듯 만날 듯 하면서도 못 만나는 것인지 너무나도 열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삼천리가 우리나라에서는 삼만리가 되어서 정착되었지만 어쨌든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나 이탈리아 항구도시 제노바에서 아르헨티나의 이름 모를 그곳까지 소년 혼자서 갈 수 있었던 드라마를 생각해보면 작가 에드먼드 에 아미치스는 대단한 모험극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원작가인 에드먼드는 이탈리아인으로 1870년부터 본격적인 작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해 그 후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고, 또 많은 여행기를 썼습니다. 1886년에 발표한<쿠오레 - 사랑의 학교>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여행경력이 이 작품의 배경에 녹아있어서 그런지 대단히 차분하면서 감성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애니메이션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색감이나 연출은 대단히 좋습니다.
물론 다카하타와 미야자키 황금콤비가 이루어낸 막강 연출력에 이 시리즈에서 보여주고 있는 철저한 고증에 의한 작화, 그리고 원작 자체가 그렇게 길지 않은 단편인데 이렇게 초장편을 만들어낸 실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지요.
여기에 이 작품의 분위기는 '플란다스의 강아지'에서 이어진 즐거운 분위기의 음악을 (솔직히 플란다스의 경우 그렇게 즐거운 음악으로 시작해놓고는 그런 결말을 보여주어서 정말 배신 같은 것을 느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상당히 밝은 음악을 보여주어서 어린마음에 내심 불안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마르코가 흥얼거리는 분위기는 나름대로 어두워서 좀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는 했지만 정작 생각해보면 이 작품은 상당히 비참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빛이 더해져서 힘든 가난 때문에 홀로 먼 아르헨티나로 떠난 마르코의 엄마. 어린 마르코는 연락이 끊어진 어머니가 걱정되어 홀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나는 여객선에 올라탑니다. 하지만 마르코는 어머니가 일하던 집은 이미 이사를 했고, 그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상황에서 꼬마 마르코 혼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란 정말 무섭기 그지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디’와 같이 한 작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정감이 있는 캐릭터구성력이나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제노바 생활들이 잘 그려진 점들을 볼 때 원작 소설을 보는 것 보다 훨씬 재미있는, 그리고 감상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말 그대로 이 작품을 위해서 제작진은 이탈리아 제노바와 아르헨티나까지 취재를 가서 만들어낸 감각이 살아있습니다. 나중에 스튜지오 지브리를 설립한 미야자키는 이때 가본 이탈리아 정경에 감화된 부분이 작품에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는 점에서도 이 작품이 가진 배경미술의 멋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을 전체적으로 빛낸 구성이나 연출은 역시 많은 사람들을 공감을 살 수 있었던 작품연출, 캐릭터 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가난하고 못배운 불쌍한 사람들이 겪어가는 인생의 쓰라림 속에서 배워가는 인생의 경험은 마르코를 성장하게 해, 아버지의 뜻 대로 의사로서의 마음을 가지게 하지 않았는가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이야 말로 그 새로운 작품관을 만들어 보여준 명작 극장으로서의 멋과 재미를 잘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순진무구했던 소년의 아픈 기억뿐만이 아니라 굳센 의지를 가진 소년 마르코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저와 같은 시청자 눈물을 자아나게 한 못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매회 매회 보면서 얼마나 훌쩍였던지......
실제로 현지 로케를 다녀온 작업가들의 감각이 잘 살아있던 작품이었기에 이러한 연출이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음악, 연출, 그리고 감상적인 캐리터들을 하나의 장편 TV애니메이션으로 완성기켜 나간 점은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지요.
단편적인 캐릭터였다고 하겠지만 자신의 삶을 여행을 통해 더욱 성장시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보여준 것은 확실히 인간드라마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에 이어진 마을에서 보여준 마르코의 인간성장드라마는 확실히 감동적인 명작극장의 백미가 아니었나 합니다. 지금에 와서 다시 보아도 그런 인간들의 마음 씀씀이가 마르코에서 진정으로 스며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한 의지를 가진 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놀랐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런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감독 타카하타의 멋과 개성, 그리고 이후 일본애니메이션을 빛내줄 미야자키의 감상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지금도 느끼는 역시 젊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고 하지만 어릴 때 고생은 어떤 것인지 조금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모험드라마로 보기에도 아슬아슬하고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