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d Story

향기로운 BOWMORE 25year


BOWMORE 25year
한국 / 양주
마셔볼 가치     
아무래도 술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시간과 함께 성숙된 기다림이 있어야 그만큼 다양한 감정의 폭을 가지고 만날 수 있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라는 것만으로 말을 하기에는 좀 그럴지 몰라도 정신없이 막 퍼먹을 때와 달리 지금은 조금씩 향기를 즐기면서 마시는 편입니다.

이번에 마셔본 '커피 바 K'는 청담동에 위치한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주류를 구비하고 있는 곳 중 하나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Bar'라는 느낌보다 단정한 술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매력이 있는 곳이었는데 마침 술에 대한 열폭을 다짐한 분들이 있어서 같이 가셔 마셔보았습니다. 위스키나 와인에 대한 이런 저런 감평도 나누어 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술은 기호식품에 속하는 부류에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브랜드가 한정적입니다.
이번에 도전해본 애는 싱글 몰트 중에서 맛난 향과 뒤끝이 매력적인 보우모우(Bowmore) 25년입니다. 요전에 일본에서 다른 애(18살짜리)를 마셔보았는데 맛과 향이 좋아서 이번에도 이 애를 가지고 에헤헤 해보았습니다. 
더불어 코끝 향 취각을 위해서 50년산과 10년산 그라파(Grappa)를 조금 테스팅 그라스에 따라서 먹고 마시면서 중간 중간에 코를 뻥~~ 하고 튀어주고 있었지요.

이외에는 역시 싱글몰트인 맥캘란(Macallan) 25년과 일본산 싱글몰트 위스키의 걸작이라고 불리는 야마자키(山崎) 25년과 18년을, 블랜드로서 일가를 이룬 시바스리갈의 로열셜롯 18년, 꼬냑으로서 한 재미를 보여주는 레미 마르탱(Remy Martin) XO, 그리고 막판에 확 몰아서 독하게 털어넣은 애가 하나 있었지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사실 사진들을 조금 찍어두고 싶었는데 술 마시는데 무슨 놈의 사진이야~ 라는 것 때문에 대충 잔을 찍은 것 몇개밖에 없습니다. 이런 것은 조금 아쉽지요. 요전에 마셔본 발베니(Balvenie) 40년, 싱글몰트는 완전히 면세점 주류로 한정되어 있는 것을 모르고 퍼마셨다가 나중에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싱글 몰트용은 대부분 캐스크가 섞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중 완전히 싱글 캐스크에서 제조, 숙성된 무식한 애도 있다고 합니다.
천재지변이 나지 않는 한 그런 애를 만나보기란 어렵겠지만 그라파 병이 이쁘기로 유명한 보테가(Bottega) 알렉산더 제품들은 공항이나 기내 면세점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 애들이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작전없이 그냥 향기와 분위기를 즐기자는 형태로 만난 술들이다보니 정겨움도 맛도 향도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술을 마신다는 분위기에서 본다면 보우모우 25년은 뒷맛과 향이 달콤한 복숭아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좋아합니다. 18년에서도 은은하게 느껴진 기운이 있었는데 25년에 가서도 그 향과 맛이 진하게 살아남아있어서 놀랐습니다. 여유가 되면 한 두병 가져다가 마시고 싶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인들과 딩가딩가하면서 마신 곳에서 나온 안주들은 깔끔했고, 조명이 깔린 테이블에서 마시는 술잔은 역시 뭔가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도 방에 인테리어를 한다고 하면 이런 것을 만들어 둘 생각을 해두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어떤 바에서 본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언젠가 자기 가구를 디자인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이런 저런 애를 몇개 만들어 둘 생각을 하고 있지요. 그런 점을 되살려 볼 수 있었던 분위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늦은 시간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헛소리가 오가는 정서는 역시 술에 취해가는 매력이라고 하겠지요.
다양한 잔에서 다양한 애들이 자라아하는 자기만의 향과 특색은 확실히 매료되면 한없이 에헤헤~ 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풍요로운 문화에서 즐길 수 있는 사치라는 말로 지칭되는 싱글몰트나 브랜디, 그리고 막판에 확~ 뚫어준 압생트 같은 것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젊지는 않고 그렇다고 해서 노년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취미적인 인간의 색깔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본적으로 비싼 술이라는 점들 때문에 아무생각없이 마시기에는 조금 거리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룸같은 곳에서 퍼마시거나 나이트에서 멋도 모르고 마시는 혼합주보다는 18배 정도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식후나 2~3차 후에 마시는 칵테일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술 자체가 가지고 있는 깔끔함도 즐겨보는 것이 또 재미난 취미인생이 아닐까 합니다.

술은 성인이 된 후부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