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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

텐신우동 냉우동 세트


텐신우동 냉우동 세트

일본 / 면요리

먹어볼 가치    +


도쿄 주변에서 특이한 면요리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들러본 그곳입니다. 텐신우동(天神うどん)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가지고 있었는데 기본적으로는 창작 면요리 영역에 들어가는 점포로 우동가격들이 대부분 1000~2500엔대에 속한 부분이라서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대라고 하겠지요.

개인적으로 ‘면요리’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러저런 생각도 없이 뭔가 유명하거나 맛있어 보이는 요리를 보면 도전하고 보는 편입니다. 가리는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갑각류 알레르기정도는 주사 한방으로 끝나니(-_-) 도전 못할 것이 없지요. 시간과 금전, 체력이 허락하는 한 먹고보는 겁니다. 아무래도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니까요(^^).

이 텐신 우동은 2000년도에 들어서 새롭게 ‘일본 우동계’를 석권한 고급 우동가계입니다. 분위기도 퓨전형식(창작요리)을 취해서 우동 레스토랑과 같아 맛이 어중간 할 것 같지만 전국 우동협회 금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대단한 기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먹고 싶었지만 언제나 줄을 서야 하거나 예약, 시간이 되지 않아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맛보게 된 애는 참으로 쫄깃한 냉우동이었습니다. 냉우동이라고 해도 차가운 것이 아니라 끓는 국물과 먹는 것이 아니라 자루소바(우리나라 메밀국수)를 먹듯이 방금 뽑은 면빨을 찬물에 씻어서 내놓고 전용 장국에 적셔 먹는 타입이지요. 그냥 먹기는 좀 섭섭해서 새우와 함께 했고 그와 함께 좋아하는 두부 요리를 하나 시켰지요. 이와 함께 일본 소주를 했는데 면빨이나 두부요리가 좋은 반면 일본 소주는 확실히 맛이 없어서(^^) 한국 소주가 생각나더군요. 어찌되었든 맛을 보았던 면 중에서 넘버 3에 들어갈 만한 탄력이 좋았던 녀석이었습니다. 면요리를 좋아하신다면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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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보면 우동을 중심으로 한 일본요리집, 가정식 요리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다양한 아이템들을 선보였는데 저는 미처 맛을 보지 못한 소고기 우동이나 계절한정 딸기우동 같은 것도 내놓았기 때문에 일부 우동팬들에게는 쟈도(邪道)우동의 극을 달린다는 평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카레우동같은 것이 나왔을 때는 초기에 요리가 아니라 그냥 카레에 우동면을 부은 것 뿐이다! 라는 악평들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창작, 새로운 시도라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맛과 느낌이 다 좋아야 한다는 점들을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묘한 기분도 들게 하지만 우동튀김이나 냉우동 스타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나간 점들을 보면 지금 널리 알려진 여러가지 현대식 우동식들의 근간을 이루는 기법들을 다양하게 사용한 점포였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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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이나 와사비, 무우, 생강 등 재료에 상당히 좋은 것들을 엄선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각 요리 구성에 따라서 사쿠라시오(?떤?잎에 재운 소금)등으로 맛과 향을 달리 해보는 등, 나름 연구적인 면들이 많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시 비가 오고 조금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점포 안은 넓은 공간에 따스한 느낌이 흐르고 분위기도 좋았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마침 손님이 적을 때라서 주방장과 마주하고 이야기하면서 먹었는데 확실히 퓨전계 음식들은 이런저런 도전으로 결과를 만들려고 했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우동, 면요리 장르였지만 그런 부분들을 나름 독특한 영역으로 바꾸어 가려고 한 점은 재미있는 시도지요,

다만 경제불황기에서는 아무래도 고급 우동요리라는 것이 어느정도 한계를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실제 같은 가격대로 다른 음식점을 찾아보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자주 가볼만한 인상을 주기는 어려웠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