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axul Story

한국에서 취미를 오래한다는 것

요것은 또 조금 미묘한 이야기지만 주변에 있는 14명 취미바보들과 채팅으로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들을 하다보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이제 어디를, 어떤 것을, 어떻게 가지고 놀아야 할까? 하는 부분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취미인이야 어쩔 수 없이 많은 부분을 그쪽에 시간을 투자한다고 하지만 (꼭 사람 자식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나 자신의 일, 사업체 등도 포함됩니다) 취미라는 것을 오래 하다보면 그 종류의 선택에 있어서 조금씩 난감(亂感)해져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취미 교육이 잘 통해서 자식이나 연인이 그쪽에 동화(同化)되면 같이 즐기는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좋은 예도 있습니다. 


자기 자식이나 연인이 취미에 동화되어 같이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이라는 조건은 제법 큰 비중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과거에는 "사랑하나면 전부 OK!" 라는 소리를 해도 결국 살다보면 여러가지 다른 점들이 나오게 되는 성격차이를 떠나서 취미, 취향 차이라는 것도 굉장히 큰 요소로서 이해된다고 하겠습니다. 주변에서 취미를 가지고 친분을 가지고 새로운 사회결합원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좋은 결말과 그렇기 않은 결말 확률이 약 반반입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주변에서 제법 징~~하게 보게 되면서 놀랐지요. 그런 공통분모 역할이 의외로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뭐 친구 하나는 딸이 케이블 방송에 나온 <응답하라 1997>에 나온 '모뎀취미생활'을 보면서 아빠 때는 어떻게 저렇게 취미를 할 수 있었어? 라는 말을 물어보기도 한답니다. 세대가 다르면 정말 그 시대를 이애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게도 됩니다. 저도 주변에서 보면 인터넷이 있던 시절과 없던 시절의 취미인들의 사고범위가 너무 다른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플로피 디스크 세대와 CD롬 세대의 백업가치나 기준도 그만큼 달라져 버리는 것이겠지요. 틀림없이 생각을 해보면 그런 시대라는 것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정작 그것을 추억하는 것과 그것을 말로 듣고 아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패션적으로 이야기를 하게되면 '보이 런던 : BOY LONDON'이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arithe Francois Girbaud : MFG)를 어떤 의미로서 비싼 유행 아이템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디자인적인 면과 모양을 따지는 즐거움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의 추억이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스톤워싱이나 엔지니어 진 스타일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이후 고급 데님 브랜드의 기준을 만들기는 했지만 정작 MFG자체는 비싼 아이템이 아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주목도는 그와 달리 유행하는 고급 아이템으로서 유행을 말하기도 했지요. 실제 닥스(DAKS)에서 나온 무언가를 입고 다니는 것은 취향적인 부분이었지만 미묘하게 다른 형태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지요.


대중적인 기준에서 '패션'이라는 것은 문화적인 아이템에서 대표되는 시대상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심지어 아동복 같은 스타일에서도 그것은 꾸준히 적영되고 있어서 생각외로 놀라게 되지요. 눈이 나쁘고 시신경이 좀 가늘어서 햇살에 약한 제 눈 때문에 선글래스를 조금 일찍 쓰고 다닌 것도 뭐 나름 패션 아이콘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감이라고 하겠지만 정작 취미적인 관심도는 디자인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워크맨은 취미적인 디자인은 아니라는 말도 하면서 그 디자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유기적인 스타일에 그냥 빠져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기존에 보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IT스러운 전략상화에서는 누구보다도 먼저, 남들이 하지 않았던 디자인을 가지고 세상에 선보이는 경쟁이 되었지요.

그런 점에서 워크맨 세대들은 상당히 진화속도가 빠른 시대를 살게되었다고 말하게 됩니다. 이탈리아나 대만 친구들도 그것만큼은 충분하게 기억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불어 촉진된 카세트 테이프 문화는 가공할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 매력을 보여주었고 저도 이런저런 패션성이 뛰어난 카세트 테이프를 이유도 없이 모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만일, 테이프가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창을 넓게 만들지 않았다면 또 다른 형태로 기억하게 되는 모습이었겠지요.

저는 애써 이쁜 카세트 테이프를 구입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창이 있고 넓은 워크맨들을 선호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몇몇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카세트 테이프가 보이지 않고 얇은애들도 나왔지만 여전히 저는 안이 보이는 기기를 고른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지요.




그리고 수많은 컴퓨터, IT세대들을 공통분모로 만들어버린 '게임'장르도 또 그런 취미적인 취향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더 좋은 화면, 음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이 게임장르는 굉장히 급진적인 AV시스템을 추구하게 만들어주는 기준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데스크탑 PC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있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디오카드 선택은 '게임'을 기준으로 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조금 덜 개성적인 부분도 있지만 누구는 AAAA패턴으로 깨는 게임을 AABA패턴으로 깨는 것으로 만회하면서 자기 기준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취미적인 분야에 있어서 우리들 취미인들이 이런 것을 즐기면서 그런 세계에 많이 가게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냥 즐기는 것이 재미있었지요.


덕분에 세대별 기준을 달리하는 '신세대', X세대라는 말을 만들게 되면서 게임을 하는 인류는 앞으로 세상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쏟아지기도 했지요. 물론 발전적인 미래상에 있어서 PC는 '산업'적인 효율을 위해서 태어난 아이템이지만 말입니다.




더불어 사람들은 추억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서 명작 애니메이션을 꼽게 됩니다. 구성은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는 정밀작업이라는 것은 나중에 뼈저리게 느끼기만 즐기는 입자에서 보면 그것은 참 아름다운 세계였습니다. 개성적인 즐거움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특히 80년대 중후반부터 개인의 프로필에 필요한 스펙, 요소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때문에 취미를 하는 입장에서도 한가지만 파는 골수와 이것 저것을 건드리는 대중성 가운데 어떤 부분이 우세였는지는 아직도 잘 알 수 없지만 다양한 기준을 폭넓게 만족시키는 것이 우선시되던 사회에 한가지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를 보여준 것은 취미문화에 있어서 큰 변화였다고 하겠습니다.

어느 영역을 넘어서 자작, 기존에 보여준 것 이상으로 길고 크고 강한 것을 보여주는 능력은 많은 이들에게 어필을 했다고 하겠지요.

그 문화적인 취미영역은 대중문화로서 가치를 보여주지만 정작 '대중문화'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을 생각해보면 참 미묘합니다.

특히 해외에서 보는 한국, 일본같은 나라의 변화속도는 엄청난 것입니다. 너무 빨라서 여타 나라가 따라보기에도 지칠정도였지요. 이런 기준은 지금 2012년 기준으로 중국 대도시를 기준으로 화끈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당사비(조금 미묘한 비교지만) 일본이 1일 때 한국은 1.6, 중국은 2.2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특히 다른 나라가 발전을 하고 있던 시기에 정체되어 있다가 늦은 시기에 시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숫자'를 바탕으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바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해외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다는 것은 확실히 여러가지 면에 있어서 조금 더 넓은 생각을 하게되는 계기를 선사합니다.

내가 사는 세계가 가지고 있는 구성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이런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되는 것이지요. 남들이 보면 그냥 그렇고 그런 시간이 지나서 나오는 당연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문화소스와 상품들은 대부분 그 시장구조 이전에 어떤 의도가 담겨있고 그 안에서 지역적인 특성과 세대별 소비력에 따른 기준을 만들게 됩니다.

대부분 이런 점들은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또는 서민이라고 하는 대중세대들이 어떤 형태로 그것을 알고 지지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겠습니다. 덕분에 한국은 90년대라는 시대를 굉장히 크게 바라볼 수 있는 '글로벌'전략을 내세웁니다. 이것은 뭐 조그만 땅떵어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소비시장 자체가 워낙 좁기 때문에 단순하게 뛰어난 무언가가 있어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어렵다는 시선때문이지요.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이나 일본, 유럽이 아니라 이제 한국도 그것을 시도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덕분에 한국취미문화, 문화적 사회적 요소와 역량은 극에 달하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역도 참으로 엄청나게 빠른 소비변화를 보여주지요. 다만 어벙한 꼴은 'IMF금융경제위기'를 맞이하는데 어중간하게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짧은 시야를 가진 세대들의 행정적인 무리를 비롯하여 주변 나라들이 덩달아 어벙한 꼴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에 눈을 돌리고 있었던 바보스러움이 작용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해외문물에 대한 문화적인 접근을 사치, 소비지향적인 문화로서 지탄하게 했던 것은 조금 문제가 있었지요.




사실 취미적인 것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말을 하지만 의외로 이 부분은 상당히 큰 사회적 영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영역도 어느새 소통하는 것 이상으로 소비하고 즐길 수 있는 접근성에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그 안에서 사람들은 계속 더 발전하는 스마트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워크맨 때는 그것을 듣고 다니느라 주변 소음을 체크하지 못해 일어나는 사건들이 화제였는데 이제는 대중교통을 탄 사람들이 누구나 할 것 없이  손바닥 스마트 세상에 빠져서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좀 그렇기도 합니다. 때문에 취미영역이 사실은 생활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끼게 해주면서도 그런 세상이 꼬 좋아보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게 되지만 그것이 '취미스타일'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세월이 더해지면 더더욱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