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잭 OVA
일본 / ブラック・ジャック
OVA series
의학 드라마
1993년 ~ 2011년
전 12화
감독 데자키 오사무(出崎統)
제작 데즈카 프로덕션(手塚プロダクション)
감상매체 VHS DVD
스토리-감동 20 : 17
스토리-웃음 15 : 7
스토리-특색 10 : 9
작화-캐릭터 15 : 14
작화-미술 10 : 9
음악 10 : 8
연출 10 : 9
Extra 10 : 10
83 Points =
사실 원작만화가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젊은 의학도들에게 꿈을 주었는가에 대해서는 제가 깊이 알고 있을 바가 아닙니다만 충분히 일반인이 보는 재미를 추구한 점때문에 좋은 작품이라고 해야겠지요. 솔직히 저는 당시 일본에서 살면서도 이 작품이 OVA로 나오고 있는 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가 이런 것이 나왔으니 사러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한국에서 사는 취미광이 더 심하면 심했지 나는 역시 일반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원작 분위기를 살리면서 제작 측 의도를 내보여준 이 작품은 우선 채색도가 2단계 정도 낮아서 상당히 잘 촬영된 영화를 보는 감을 줍니다. 국내만화영화 채색도가 일반적으로 밸런스를 잘 맞추지 못하고 있는 점들 때문에 심히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낮은 품질을 가진 OVA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일본 만화영화 시장도 이제 한물 가려나 했던 생각을 깨트려준 작품이었습니다.
원작만화를 감미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원작을 잘 모르는 이가 본다면 조금 어색한 감이 있는 작품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데자키 오사무 특유의 감각이 잘 살아있어서 또 다른 매력도 있습니다. - 1996
1993년에 시작한 OVA시리즈로서 전 10편이 제작되었습니다.
다른 말이 필요없습니다. 데자키 오사무(出﨑統)가 감독으로서 그가 가진 연출력과 힘을 100% 발휘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가진 작품을 충분히 아름답고 감동적이면서 드라마틱한 형태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새롭게 기억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미지는 이중에서 4번째 작품입니다. 이 작품으로 인해서 데자키가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이 아니라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해석을 얼마나 멋지게 연출해내는 감독인지를 알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특히 1996년도에 등장한 극장판도 있어서 블랙잭 작품이 가진 생명의 무게감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 2005
개성이 너무 강했다는 평도 있지만 초기 Karte 1~10편을 지나서 2011년까지 이어지면서 추가로 2편이 더 제작되어 현재는 전 12화 구성입니다. 초기 감상글을 썼을 때는 전 10화로 완결을 보았는 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가 가지고 있는 원작분위기는 사실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원작 만화가 제대로 다 구성된 것은 데즈카 사후, 전집이 구성되면서 이런저런 형태로서 다시 모이게 된 후였고 저는 이상한 형태로 여러가지 판형으로 나온 책자를 보면서 조금씩 헷갈리는 감상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요.
게다가 그 전집, 400권짜리는 너무 비싸서 다 구할 수가 없었지요. 이후 낱권 판매를 하게된 후에 관심을 둔 시리즈들을 하나 둘 씩 구입을 했지만 저는 데즈카 작품을 전부 다 보지 못했습니다. 약 100여권이 넘었던 것은 기억을 하지만 분실해버린 것이 너무 많아서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다시 문고판으로 나온 것을 또 구입하기도 해서 데즈카 작품들은 출판사와 판형이 다른 책자들이 많이 방바닥을 굴러다닙니다. 제일 짝이 맞지 않아서 속상해 하는 부분이지요.
그런 과정을 거쳐서 어느정도 보게된 블랙잭은 그 구성이나 발표시기, 그리고 당시를 기억하는 몇몇 취미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참 많은 것을 말한, 시대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실제 블랙잭 만화를 내놓기 전의 데즈카는 일종의 불감증에 빠져있었던 슬럼프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 슬럼프를 극복하고서 획기전인 작품방향 전환을 하게된 것이 바로 이 작품이었고, 연재나 에피소드 구성이 너무 여기저기에 하게되면서 그 것이 한 시리즈로 제대로 나오기는 어려웠다고 하지요. 다만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불새]시리즈와 함께 가장 매력있는 작품으로서 손꼽기도 합니다.
원작 만화 후반부에 나오는 (실제로는 연재시기와는 다른 후반부이지만) 그런 감상을 생각해보면 피노코와 함께 이어질 수 있는 감상이라는 것도 기대해보았습니다. 어쩌면 영원성을 부여받은 데즈카 작품 중 하나로서 등신대 캐릭터이지만 그 실력과 상반되는 인간사회의 부조리, 아픔, 차별, 그리고 갈등이라는 것은 담았기 때문에 또 기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만화책으로 볼 수 있었던 여러가지 기준 중에서도 이 작품이 가진 이야기는 정말 가볍게 보이면서도 무거운 이야기를 말하고 있고 한 화, 한 화가 가진 뒷맛을 자꾸만 떠올리게 됩니다. 불새같은 경우는 주인공이 매번 달랐기 때문에 아쉬웠고, 아톰을 비롯한 SF나 액션 히어로들과는 차원을 달리한 인간적인 도전과 노력, 그리고 사랑이 가득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OVA가 데자키의 감각으로 등장했을 때는 정말 즐거워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감상적인 면이 강하게 연출된, 드라마 구성이 진하게 연결되어서 90년대식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작품 중에서도 그 완성도가 훌륭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데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성인스러운 연출까지도 세심하게 잘 잡아내고 있어서 또 좋았다고 하겠습니다.
어쩌면 이때가 가장 개성적인 데자키 오사무 스타일, 그리고 새롭게 다가가 볼 수 있었던 데즈카 오사무 세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후 아톰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작품세계를 표현해왔고 그 작품 세계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들을 했지만 인간 하나의 생명이 가지는 여러가지 생로병사의 이해와 접근, 그리고 끈질기게 삶에 대한 집착을 가지게 되는 여러가지 원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또 다른 감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정의의 로봇이나, 초인적인 힘을 가진 청년이 아닌, 한없이 약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블랙잭에 대한 추억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극적인 연출, 표현되는 세계관을 상당히 다르게 표현했기 때문에 이후 21세기에 들어서 새롭게 등장한 TV시리즈 블랙잭이 원작지향성을 가진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때 이 작품은 데즈카의 세계를 데자키가 새롭게 완성시킨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아름다운 인간은 곱게 잘 늙어서 인간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면서 죽어가는 생명에 있다고 하지만 그 가치의 진정성을 누가 평가하게될지에 따라서 다른 관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극적인 효과를 위한 연출로서 표현되는 환자들의 불치병(라기 보다는 원인을 제대로 알 수 없어서 해결하지 못하는 관점이 더 크지만) 에 접근하는 블랙잭의 시선은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사람으로서 가질 수 이는 극적인 가능성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이 4번째 에피소드를 이미지로 삼은 것은 이 OVA시리즈 중 2화와 4화가 오리지널 에피소드 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스토리 구성과 연출도 상당히 특이하면서 데자키 식 블랙잭의 매력으로서 큰 가치를 보여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감상글을 쓰고 있는 2012년을 기준으로 하면 원작자 데즈카 오사무를 비롯하여 이 OVA시리즈 감독을 맡았던 데자키 오사무도 세상을 떠난 이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감상적인 매력을 이야기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1번째 에피소드와 12번째는 2011년 5월에 시리즈 발표와 함께 '완결편'이라는 수식어를 쓰면서 설명했지요.
덕분에 극장판을 포함한 기존 DVD박스를 구입한 취미인들에게는 새로운 절망감을 알려주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데자키의 사후에 제작된 11~12화에서는 감수 및 시리즈 명예감독이라는 형태로 표기되는 것을 보면서 묘하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쪽은 11번째 에피소드를 구와하라 사토시(桑原智)가, 12번째 에피소드를 니시다 마사키(西田正義)가 맡아서 완성했습니다. 이 부분은 'FINAL'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2011년 12월에 DVD가 나왔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들이 다시 리마스터링 되어 블루레이로 나와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데자키가 마지막까지 관여하면서 여러가지 조언과 구성에 대한 협력을 아끼지 않았던 작품으로서 거론되면서 데자키 마지막 타이틀이라는 말을 듣고 있었는데 그런 면들을 잘 살려서 데자키 작품집, 또는 블랙잭 회고전 형식으로 그 이야기들을 담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합니다.
원작 만화 시작이 1973년이었으니 내년이면 2013년, 40주년 기념이기도 하니 무언가 모르게 기대해보고 싶어지지요. 물론 10년이 더 지난 2023년에 50주년 기념으로 2K이상 화질로 마스터링 된 타이틀이 발매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지만요.
휴먼 드라마라는 말을 많이 하게되는 지금에 있어서, 데즈카오사무가 가지고 있었넌 만화가의 절정을 새롭게 꽃피운 이 작품, 데자키 오사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계의 거장이 손을 댄 이 시리즈를 회고하는 마음속에 작은 존경심을 품게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