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아랑훼스
일본 / 愛のアランフェス
스포츠 청춘
마키무라 사토루(槇村さとる) 저
COMIC / MAGAZINE
1978년 1월호 ~ 1980년 9월호
월간 별책 마가렛(別冊マーガレット) 연재
일반판 전 7권
애장판 전 5권
SG코믹 전3권
문고판 전 4권
출판사 슈에이샤(集英社)
스토리-감동 30 : 24
스토리-웃음 20 : 8
스토리-특색 10 : 7
작화-캐릭터 20 : 17
연출 10 : 8
Extra 10 : 10
74 Point =
지금에 와서 보면 정말 고전적인 스포츠 순정만화로서 피겨스케이트를 주제로 한 장편 만화입니다.
알게 모르게 70년대 말, 80년대를 장식했던 피겨 스케이트 순정 만화 가운데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서, 작가가 가진 초기, 열성적인 작풍을 엿볼 수 있는 강한 이미지와 다양한 음악이 어우러져 좋은 매력이 있는 순정 만화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도 많은 작품을 내놓고 있는 이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우선은 이 사랑의 아랑훼스를 먼저 보기 권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초기 작품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작품을 전권 구입했습니다만 한 권, 한 권 구입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던 시대에 만나보았던 작품이기 때문에 아직도 높은 점수를 주게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기준이라고 하면 어색한 점을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재미는 정말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순정만화 스타일 러브 로맨스를 보여준다고 하겠지만 스포츠라는 부분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화라는 점에서 보면 당시로서는 초 수준급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지금 작가성향을 본다면 더욱 세밀한 그림체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많은 선(線)을 사용하는 것이 7-80년대 순정만화의 기본이었던 것에 반해 지금은 세련되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만큼 보는 사람들에게 많이 기대하고 싶은 작가 중 하나라고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요. - 1996
그러면 제가 좋아했던 이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먼저 강한 인상을 알려준 이 작품, 처음에는 한국 해적판으로 접했습니다. 너무 멋진 그림과 조금은 생소하지만 좋아하는 음악 지고이네르 바이젠이나 아랑훼스 협주곡을 가지고 나왔다는 점에서 이후 저의 만화관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작품입니다. 한국 해적판에서는 프랑스라는 배경을 가지고 그려진 해외 스포츠선수라는 형태로 그려졌지만 누가 보아도 일본 만화였으니 당연히 일본을 배경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아직 한일문화개방이 이루어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일본이름이나 명칭을 사용한 작품은 나오기 어려웠지요.
어렵지 않게 일본 만화잡지를 보면서 (이 작가를 찾아보게 된 것 뿐만은 아니었지만 피그마리오 작가 와다 신지는 금방찾았지요) 이 작가 그림체와 비슷한 것을 찾기위해서 노력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해적판에는 정확한 작가이름이 올라가 있지 않기 때문에 잡지에서 그림체가 비슷한 이를 찾아 열심히 주문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였습니다. 심지어 일본 연재 잡지가 어느쪽인지도 모르고, 작가 이름도 모르고, 원작 제목도 모르니 감으로 찾아야 했었지요. 실제 이 작품도 일본에서 연재할 때는 1978년 1월호에서 6월호까지 1부가 연재되었고, 1979년 1~7월호에서 2부, 1980년 1~9월호에서 마지막 3부가 연재되는 형태를 갖추었기 때문에 그 외 부수에는 작가를 보기 어려웠지요.
당시 한국 수입서적상에서는 그렇게 많은 장르의 잡지가 다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고 인기 소년잡지외에 소녀만화잡지는 일반적으로 접하는데 조심스러웠다고 하겠습니다. 잡지들은 다 밀봉되어 있어서 내용을 확인할 수도 없으니 구입을 해서 작가 이름을 찾아볼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지요 그리고 약 1년 정도 거쳐서 드디어 작가 이름과 원제목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된, 당시까지 나와있던 모든 책자를 다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1978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가진 매력적인 표현이나 긴장감은 확실히 대단한 것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처럼 쓸데없이 길어지는 장편들이 만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 7권 분량으로 이렇게 많은 드라마를 말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1970년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강력한 그림체를 생각해보아도 당시 순정만화계가 표현할 수 있는 스포츠 분야라는 것은 대부분 아슬아슬했습니다. 배구와 테니스는 조금 유행을 했다고 해도, 피겨 스케이팅은 여성스러운 매력을 포함한 작품이며서도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지요. 물론 발레라는 부분을 가지고 큰 드라마를 보여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형태로 여성스러운 운동표현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내 순정만화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력적인 구성이라고 하겠습니다. - 1999 & 2004
어지되었든 저는 이 만화를 상당히 인상깊게 보았고 21세기가 된 지금에도 좋은 작품을 찾아보는데 있어서 베스트로 뽑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금 유명해진 마키무라의 여타 작품들을 보면 (TV드라마로 만들어진 작품도 있고 말입니다) 선이 굉장히 부드러워지고 유연한 매력을 보여준다고 하겠지요. 그런 점들을 보면 이 작품은 굉장히 선이 딱딱하고, 어떻게 보면 소년만화작가가 그리는 만화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얼굴표현과 긴 팔과 다리 구성에서 여성작가적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보지만요.
주인공 모리야마 아키미(森山亜季実)는 17살, 북해도에서 사고로 은퇴한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아빠의 지도 하에 훈련을 받고 이후 도쿄 작은 대회에 급하게 출전, 당시 여성으로서는 아직 전인미답의 경지였던 3회전을 성공하면서 그 존재가 파문을 일으킵니다. 시골, 그냥 일반적으로 얼어서 생긴 자연링크에서 훈련을 하다가 제대로 된 시합용 링크에서 처음으로 날을 대본 아키미는 바로 3회전이 성공한 것에 스스로 놀라는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할 수 없었던 (1978년 기준) 여성 3회전 점프는 여러가지 의미로서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만화를 보기 전에는 2회전이나 프리나, 정규룰 같은 것은 관심 밖이었지요. 우리나라에서 김연아 라는 소녀 피겨선수가 국제활동을 하기 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피겨 스케이팅 스포츠에 대한 지식을 저는 이 만화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다만 이 만화가 가진 운명적인 일본식 스포츠 드라마는 조금 비정상인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은 이 작품 이야기 안에서도 보여집니다. 어렸을 때는 의미도 없이 시작을 했고 아버지의 엄격한 지도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인지 자신의 열정과 생각이 이 방향을 만든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이지요. 조금 좋은 지도자, 조금 좋은 능력이 있다고 해서 연습을 한다고 해도 10여년이 넘는 시간을 그냥 계속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지요. 청춘의 한 시간을 말입니다.
당시 일본 여성동인들과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을 때도 70년대라는 시기를 보아도 여성의 자립성과 자신의 성장에 대한 노력과 열정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의외로 잘 짜맞추어진 (마치 한국식 막장 드라마처럼) 급적인 반전과 반전, 그리고 뻔할 것 같은 갈등구조가 등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왜?'라는 질문이 뒤늦게 찾아오면서 여성의 마음과 스포츠 선수로서 완성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불어지면서 소녀는 여성으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요. 이 작품은 싱글 스케이터로 시작해서 페어스케이터로서 극적인 형태를 통해 인간으로 성장한 주인공과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열정이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재능이 있었지만 마음의 벽에 무너져버릴 수도 있었던 그들은 자신들의 열정을 세상에 보이지요.
전형적인 이상향을 그리고 있고, 대부분 기승전결 구성에 충실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기작품이라고 해도 대부분 작가의 구성이나 출판시장의 구조론을 위해서 10권 이상 나가는 경우가 드문 시대였기 때문에 4권 이상이 중편, 8권이상이 장편으로 취급받던 시절에 아슬아슬하게 7권으로 완결을 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재와 함께 스토리 구성은 3부 형태인데 충격적인 등장, 고뇌, 성장, 재도약, 그리고 화려한 피날레라는 구성은 보는 이들을 많이 감동시켰다고 하겠습니다.
저에게는 역시 좋아하는 음악들이 배경으로 사용되면서 그 매력적인 세계에 더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의존하는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존재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인간으로서 성장, 완성해가는 관계는 여러가지 남녀관계에 대한 기준을 잘 말하고 있다고 하겠지요. 1950~60년대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상적인 일본 사회의 여성상을 본다면 만화쪽은 굉장히 긍정적이면서 빠른 진보성을 보여줍니다. 그런 점에서 또 여성만화, 소년만화가 다양한 즐거움을 완성했다고 하겠지요.
러브 스토리는 대부분의 여성만화, 여성을 주인공을 했을 때 필요한 요소입니다.
소년만화는 사랑이 부수적인 경우가 많고 그 안에서 다른 모험, 우정, 그리고 승리라고 하는 결과론에 집착하는 상황을 보여주지만 여성만화는 아무래도 다른 영역을 뜨겁게 표현하면서 다양한 팬층을 확보했다고 하겠지요. 여기에 서브로 등장하는 주변 인물들이 가진 사연이나 드라마도 굉장히 보기 좋았기 때문에 저도 이후 자기 작품을 창작하는데 있어서 여러가지 서브 설정, 배경구성, 그리고 연관성을 가지게 하는 데 노력을 하게됩니다.
눈으로 보이는 인물상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배경, 짧지만 확실한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이야기의 깊이도 매력적이었다고 하겠지요. 물론 사랑의 관계가 전체 이야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 사랑 속에서 피어나는 아랑훼스 협주곡을 타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하는 멋진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 2007
트리플악셀이라는 기술명칭은 일본의 피겨 선수 아사다 마오 때문에 유명세를 타게되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사용하는 기술이지요. 여기에 4회전 관련 기술까지 나오면서 이 작품이 가지는 미래시 방향은 확실히 지금 우리시대가 만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아직 세계대회에서 큰 성과가 없는 일본 스케이팅 업계의 도약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이 나옵니다. 특히 "3회전 반이나 그 이상의 점프를 시도해야 한다"라는 부분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지금의 영재교육, 국제교육발전을 통해서 어떤 스포츠 선수 하나를 키우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묘하게 현실을 되돌아보는 경우라고도 하겠습니다.
선수 하나의 발전을 위해서 그 모든 것을 더해가는 과정들이라는 것은 정말 무시무시한 것이지요.
다만,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오해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마키무라 작품을 좋아하는 관계상 전 작품을 구입해서 보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 나름 작가가 가지는 표현의 패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정도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여러가지 드라마와 달리 전문가들의 자료나 이상적인 구성을 통해서 성공하는 여성, 자신을 완성한 사람들과 대립되는 과정이 많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평범, 또는 아직 자신감을 찾지 못한 소녀(여성)이고 언제나 그 주변에는 목표로 삼을 수 있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그것이 남성일 수도 있고, 라이벌관계, 가끔은 가족, 형제라는 형태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약해빠진 정신을 스스로 교정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서 자기발전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어떤 직종, 캐릭터, 사회관계라고 해도 따지지 않고 그런 패턴을 통해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물론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는 그만한 것이 없었을 정도로 멋진 세계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을 오랜시간 품고 보아온 팬으로서 보면 그런 패턴에 안주하게 되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이런 모습은 지금에 있어서 조금 형식적인 패턴, 오래된 감상일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형태로 자기 주관을 찾아 성장해가는 모습은 우리 사회 현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 그리고 흐름이 아닐까 합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일반적인 소녀만화풍 구성이 아닌 어른스러운 여성의 입장이 그려진다고 하겠습니다. 대부분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한 자기찾기와 달리 이 작품은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완성하기 위한 인간의 투쟁, 노력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도 어느새 그 나이대의 소녀들이 가지는 감각이 아니라 스포츠 선수, 재능이 발현되어 세상이 주목하는 일류라는 존재감을 알게모르게 의식하는(압박받는) 여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때문에 그 좋은 표현력과 더불어 이 작가의 캐릭터는 소녀, 순정만화라는 분류에 들어가 있지만 대부분 여성만화라는 형태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전형적인 소녀만화 감성으로 만나보기에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고 하겠지요. 그래서 저도 지금까지 꾸준히 좋아하면서 접근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감상적인 성장, 그리고 현실과 마주한 여성의 존재감이라는 것은 확실히 만화로서 표현하기 이전에 작가 자신의 성장도 동반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작가의 인간적인 성장이 그대로 이런 작품에 반영되어 우리들도 그것을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소년만화적인 기법과 더불어 굉장히 보기 좋은 70년대 순정만화의 기능성을 다 보여줍니다.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작품으로서 거론된다고 하겠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이고요.
언제나 꿈과 희망적인 학창시절을 통해서 졸업과 함께 완성되는 학창 순정만화라는 것은 그 현실적인 과정을 통해서 사회라는 벽을 만나서는 전혀 다른 면을 보여주고 인지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가끔 농담식으로 순정만화는 판타지 장르의 근본이라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면을 무시하고 추구할 수 있는 판타지세상이라고 하겠지요. 때문에 여성향 판타지와 달리 현실을 바탕으로 한 여성의 시선에 의해서 분석되고 이해되는 세계라는 것은 또 다른의미로서 엄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이런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주인공을 응원하고 감정이입하면서 같이 울고 웃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