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 RGM-109 헤비건
장르 : 조립식 플라스틱 키트
구분 : 건담 프라모델
스케일 : 1/100
정가 : 800엔
1991년 4월 발매된 키트입니다. 양산형 건담 중 가장 멋들어진 놈이 아닐까 합니다. F91시리즈에서의 1/100은 조금 어수선한 면이 있어서 다른 키트와 호환시키기가 상당히 힘들지만 디테일면이나 완성도에서 지금나오는 HGUC급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꼭 그럴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HG에 근접한 외적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뉴 건담 시리즈 제간과 부품을 호환시켜서 오리지널 제간을 만든 적이 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훌쩍였습니다. 그런 조금 씁쓸한 추억이 함께하는 키트이기도 합니다.
11번을 제작했고 1번을 개조했습니다. 이 키트의 가장 큰 약점은 목이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실전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당연히 목은 없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이 녀석한테 주연급 메카 만한 연출력을 기대하는 것도 조금 우습기는 했는지 나중에 시간이 있다면 한 번 조연급 메카들을 전부 다 주연급 메카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키트입니다. 자신만의 건담 스토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 제품이었습니다. 퍼스트나 Z, ZZ시대와는 달리 F91 서브 시나리오는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으니 개인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면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 1996
F91시리즈는 의외롭게도 이때를 제외하고서는 그렇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하겠지요. 나름 영상, 음악, 제품 구성 등이 전부 좋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을 했지만 묘하게 대중적인 어필 자체는 못했다고 보는 편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는 이미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제품을 접하는 것 이상으로 두변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 보면 굉장히 부품활용도가 높은, 양산형 다운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이 애를 좋아했습니다.
어깨를 비롯하여 쉴드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 모습이었고 전체적으로 악역이라고 할 수 있었던 크로스 본 반가드 MS들에 비해서 순둥이처럼 보이는 얼굴이 또 다른 멋을 보여주었지요. 이때는 디오라마를 만들만큼 많은 제작을 하지 않을 때여서 그렇게 많이 건드리기는 어려웠지만 나름 재미있었던 아이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제작회수가 많은 것은 구입한 애들을 나중에 몰아서 조립했기 때문입니다. 95년 여름을 전후로 해서 사재기 해두었던 애들을 왕창 조립했기 때문입니다. 나름 싸게 구입해서 몰아두었다가 왕창 건드렸다고 하겠지요. 그럴 때 다시 만나본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실 95년 전후부터는 묘하게 제품들이 이상한 디자인을 보여주어서 고심하게 만들었던 추억도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