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ic Story/Magazine

코미켓 45 카탈로그 - 그때는 그랬지



코미켓 45 카탈로그

일본 / コミックマーケット45 カタログ

행사 카탈로그 겸 입장권

1993년 10월 발행

출판사 코믹마켓 위원회

정가  1,000엔

읽어볼 가치 

1992년도 여름과 1993년도 겨울 코믹마켓(통칭 코미케)을 친구들때문에 얼떨결에 참가한 이후에 이제는 카탈로그까지 사서 보는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된 저와 코미케 관계를 알아볼 수 있는 증거가 이것이겠지요. 그 후 50번대 까지는 그냥 이유도 없이 습관적으로 이 카탈로그를 구입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 카탈로그 안에는 그렇게 중요한 내용이 있는가? 라고 물으시는 분이 계시면 그것보다도 관심이 가는 동호회 판매장소가 어디인지를 확인하고 구입전략을 짠다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처음에 이것이 동인만화 카탈로그인줄 알았다가 한동안 그 방대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동인그룹들의 수와 그림들에 할말을 잊었지요. 대충 보아도 제가 알고 있던 우리나라 그룹수의 수백 배(어쩌면 1,000배일지도)에 해당하는 숫자와 이름이 있더군요. 부럽다고 해야할 지 어떨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친구들이 바로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모델 업계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 1996


앞서 이야기를 한 그대로 저는 일본에 있을 때 이런 취미적인 행사같은 곳에 가지를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들이 저보고 아니 일본에 있으면서 왜 이런 행사를 가지 않느냐! 라면서 따지는 것을 보면서 놀랐더랍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주변에 있는 인간들이 이렇게 덕덕덕한 인간들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말 그대로 저에게는 취미적인 영향외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부분이었고 엔터테인먼트로서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으로서 만족을 했지만 한국에 있던 취미인간들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말로만 듣던 코미케를 갈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가지 않는 저는 나쁜 종자인 것이지요. 덕분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끌려갔습니다.

처음 간 코미케, 코믹마켓(コミックマーケット)은 1992년 여름에 있었던 42번째로 기억을 합니다. 왜 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인간들이 난리를 떨면서 구입한 카탈로그를 보면서 참 묘한 감상을 가졌더랍니다. 이후 이런저런 일본취미인들 인맥 중 동인들이 생기면서 그들과 함께 참가했던 것을 제외하고서는 코믹마켓 45, 1993년 겨울에 있었던 행사가 제가 공식적으로 끌려서 간 코미케로서 마지막이었습니다.

사실 이 카탈로그이네 종이가방이 인기때문에 난리였는데 바로 시대의 작가 무라타 렌지(村田蓮爾)가 그린 그림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저는 이 카탈로그들을 무사히 보관하기 힘든 상황이었더랍니다. 알아보는 인간들이 하나둘씩 집어가는 아이템이 되고 말았지요. 그렇게 큰 추억거리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코미켓 카탈로그서 방안에 살아있는 것은 이 녀석 정도 뿐, 그외는 전부 약탈 당했습니다. 뭐 일본 아이템이면 다 신기해 하던 그런때였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조금 자료로서 제대로 보관, 또는 정리를 해두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시 하루미(晴海)에 있었던 도쿄국제견본시장(東京国際見本市会場)은 나름 이런저런 취미로운 인간들의 전당으로서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겼는데 저는 그 무시무시한 여름, 겨울 시즌에 폭주를 하는 주변 취미인간들을 보면서 묘한 거리감을 느꼈다고 하겠습니다. 92년도 여름때는 공식기록 25만며의 관람객과 12000서클 참가로 굉장히 색다른 경험을 하게해주었는데 겨울이었던 1993년 12월 29~30일이라는 연말 시즌에 몰린 20만명, 16000서클의 활동을 볼 때는 무서워지기도 했습니다. 근래에 참가하시는 분들에게는 일상이된 뜨거운 날에 만나는 묘한 향내도 이때에 무척 심했는데 1992년도 8월 15~16일에 있었던 코믹마켓 42때는 말 그대로 날씨도 무척 쨍하게 더워서 많은 이들에게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히터가 너무 잘 들어간 1993년도 겨울 코미케, 45진행때는 묘한 히터 바람와 함께 괴상한 열기가 장안을 맴돌아서 저에게는 후다닥 나오게 만드는 추억을 남겼지요.

물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코믹마켓 카탈로그는 이후 CD롬으로도 제작되어 배포되었고 (아마 1999년 여름 65회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나름 신선한 세기말 기획이라는 농담이 돌았으니까요) 이후 2011년 81회부터는 DVD롬으로 제작되어 배포되었습니다. 다양한 시대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아이템으로서 상징성이 있다고 하겠지만 지금 분들에게는 조금 묘한 감상을 알려주는 물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