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퍼
일본 / CIPHER
청춘 드라마
나리타 미나코(成田美名子) 작화
COMIC MAGAZINE
1985년 2월호 ~ 1990년 12월호
월간 라라(LaLa) 연재
일반판 전 12권
출판사 하쿠센샤(白泉社)
스토리-감동 30 : 17
스토리-웃음 20 : 9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20 : 17
연출 10 : 7
Extra 10 : 7
65 Point =
이 만화는 한때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의외로 패션 성향이 강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보면서 지금 시대에도 어울리는 멋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시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일러스트는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많은 연습장, 공책, 책받침에 무단 사용되었고 멋으로 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제멋’으로 달고 다니던 일러스트이기도 했지만 정말 멋을 중시한 작품이었지요. 캐릭터 구성과 달리 만화 구조는 좀 단순하면서 무척 아이돌 지향적인 생활상과 함께 성장하는 소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전 작품에 비해서 색다른 맛을 보여주는데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으로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구성은 청소년 만화이지만 소녀 만화잡지가 연재의 바탕이다 보니 확실히 캐릭터들 심정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만 후편 형태로 이어진 ‘알렉산드라이트 : ALEXANDRITE’는 무척 아리송한 작품이었지요.
초기에 주문을 할 때는 제목만 보고 초능력자들이 나오는 드라마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추억도 떠오릅니다 - 1996
작가 나리타 미나코는 1960년생으로 이 작품 전에 발표한 [에일리언 스트리트 : エイリアン通り(ストリート)]가 크게 히트를 하면서 일본 순정계를 대표하는 예쁜 캐릭터 만화가로서 한 시대를 잡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고양이 스타일로 대표되는 남성 캐릭터와 더불어 당시 일본을 휘감았던 미국, 영국의 보이 패션문화에 공감되어가는 캐릭터 묘사, 디자인 구성은 많은 이들에게 재미난 매력을 알려주었습니다.
작가는 77년, 17살 고등학생 신분으로 만화작가에 데뷔하여 여고생 만화작가라는 신세대 붐이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는데 초반 구성에 비해 원숙해진 자기 그림을 선보이게 되면서 더욱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남동생이 재즈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어서 예술적인 감각에 있어서 혈통이 좋다는 농담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녀만화 붐은 이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동양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팝 아트에서 유명했던 몇몇 의상디자인이나 표지모델, 잡지 등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감각적인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그런 재미와 함께 더욱 성숙해진 드라마 연출도 큰 화제를 불렀는데 쌍둥이 연예인으로 활약하는 사이퍼와 시바 형제의 비밀을 알아차린 소녀 아니스의 연결이 재미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사이퍼가 주인공이라고 하기보다 소녀 아니스가 여성으로서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사랑, 그리고 인간으로서 인간을 좋아하게되는 과정을 담았고 이후 어느 사건을 계기로 방황하게 되는 소년들이 성장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는 가벼운 팝 스타일이었지만 사춘기에 들어선 소년과 소녀들이 자신들이 가진 인간적인 애정 연결에 있어서 만이 어려워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대부분 자신들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 이상으로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과거에 가진 상처들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자기성찰 방법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부모의 역할이 잘 연결된 소녀 아니스와 달리 부모와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이퍼 시바 형제, 그리고 인간적으로 끌리는 여러 가지 구성은 묘하게 미국 드라마, 청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앞서 연재를 했던 에일리언 스트리트가 큰 히트를 하고 인기 작가로서 큰 반향을 얻었는데 그 열정적인 팬 가운데 이 마ㅗ하책을 관에 넣어달라고 유언을 남기고 자살한 이지메 희생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나가면 언젠가는 보답받을 날이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결의로 시작한 것이 이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묘하게 초반 분위기와 달리 중후반부터는 더 많이 등장하는 것이 사이퍼와 시바가 되면서 그 마음이 고통을 덜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묘하게 연결되는 세계관 구성은 이후 대학 진학이라는 분기점과 함께 새로운 주인공을 맞이하고, 다시 이 구성은 차기작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전체적으로 구성과 연결점은 산만한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떤 청춘기를 기점으로 성장,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는 소녀 만화, 연애 구성보다 소년들이 자신들이 가진 인생의 무게와 콤플렉스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보니까요. 이런 부분들은 확실히 인간이 인간의 정을 그리워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