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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2010 / 21c

[그래봤자 취미애니] 토에이 – 일본 오락의 전당

▶ 이 포스트는 책을 쓰다가 넣지 못한 부분들이 아까워 만든 [그래봤자 취미애니] 카테고리 글입니다.

    포스트 끼리는 엮인 글로 해두었지만 혹시나 보기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도 남겨둡니다.

    이 글을 보시기 전에 읽으시면 더 지루해지실 수 있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실 분들은 과감하게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봤자 취미애니] 조금은 지루한 입문편 - 월트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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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취미애니] 워너 브라더스 – 루니 툰과 타이니 툰
▶ 역시 애니메이션을 취미로 즐긴다는 의미에서 볼 때 미국 TV시장을 석권한 몇몇 작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넘어가기 어렵지요. 특히 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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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봤자 취미로 보는 애니메이션인 주제에 이런저런 잡설들을 늘어놓으면 별로 재미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쓰다 보면 이런저런 것을 더해서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여기서는 책자에 넣는다는 것 때문에 토에이를 메인으로 쓰고 말았지만 여유가 있다면 무시프로덕션, AIC나 곤조, 본즈와 같은 새로운 시대를 말하는 몇몇 브랜드 스튜디오 이야기를 써두고 싶었습니다.

워낙 막강한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 이야기는 앞에서 할 말, 뒤에서 할 말이 많다고 하겠지만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의 이해를 위해서 꼭 알아야 할 브랜드라고 하면 이 토에이 애니메이션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입문 3 》》 토에이 – 일본 오락의 전당

토에이(東映) 애니메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 시대의 역사와 함께 한 전통을 보여준다. ‘일본의 디즈니’라는 아성은 지브리에게 내주었지만 워너브라더스가 창출한 애니메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요점을 잘 이어받아 동양문화에 어울리는 애니메이션 산업을 일으켰다.

특히 고정적인 일본 고유 애니메이션 산업에 있어서 가장 놀라운 업적을 보여준다. 그것은 엄청나게 많은 다작(多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에이는 본래 영화 회사로서 시작을 했고 지금도 주요 구성의 대부분은 실사영화이다.

1940년대와 50년대를 거쳐서 일본은 대표하는 영상산업의 선두를 달리게 된 그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포함하여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디즈니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엄청난 흥행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본 토에이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한다. 그것도 동양적인 색채를 가진 애니메이션을 말이다. 본래는 ‘홍콩 쇼 브라더스’들을 기반으로 한 영화 기획안과 함께 진행된 것도 있었지만 미국, 서양에서 만들어진 영화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항 의식도 작용하여 일본 최초의 장편 극장용 애니메이션 [백사전: 白蛇伝]을 만들어 흥행을 기록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토에이는 모방하는 형태로 시작한 애니메이션 산업의 이점에 눈을 뜨게 되고 자신들의 실사영화 부서와는 독립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는 ‘토에이 애니메이션’을 시작한다.




▶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제작과 배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반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기존 하청업체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시작을 할 수 있었던 이점이었고 이로 인해 독자적인 기획을 진행시킬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토에이가 만들어간 여러 가지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과 산업구조는 무시 프로덕션의 시스템 운영 구조론과 함께 많은 것을 대비해서 볼 수 있는 재미를 알려줍니다. 성공적이라는 안착을 위해서 희생해야 할 부분과 어떤 부분들이 이후 일본 시장에서 어떤 이익을 올릴 수 있고 문화로서 대접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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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주의와 발전한 토에이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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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를 거쳐서 1970년대까지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대를 거친다. 겨룰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 단, 이때 제작사들은 대부분 어중이 떠중이였다.

정식으로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 부서가 아니라 ‘돈이 되는 사업 아이템’으로서 마구잡이식 제작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거대한 흥행과 이익을 낳게 되면서 관련 부서들은 기존 영화제작 흥행과는 다른 관점을 놓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디즈니와 비슷하게 의인화된 캐릭터들로 구성된 작품이 아니라 동양적인 색깔 이상으로 넓은 의미를 가진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어 진행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여기에 초기 제작 진행을 거쳐서 경험치를 얻은 이들은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근간을 이루는 뼈대가 된다. 데즈카 오사무가 설립한 무시 프로덕션이 무모한 도전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토에이에서 시작한 이들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토에이의 시작, 무시를 비롯한 하부 제작업체들이 다양한 제작 과정, 경험을 통해서 일본만이 가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 노하우를 축적해 나간다.

특히 일본은 1970년대 경제부흥의 절정기를 맞이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절대 부족 현상을 맞이했다. 오일달러의 난입, 화교들이 가진 경제적 여유가 유대 자본과 대립하면서 일본에 집중되었고 일본은 빠르게 TV방송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각광을 받았다. 이후 빠르게 도입한 컬러 TV 산업이 시작되었지만 역시 컬러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방송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함께 절대적인 시간대 구성에 들어간다.

그리고 1973년부터 한국에 애니메이션 제작 위탁을 시작하면서 해외 발주를 통한 구성을 강화시키고 자사 프로덕션 주변에 외주회사들을 끌어들여 대단위 제작구조를 완성시킨다. 이때는 조금이라도 그릴 줄 아는 인력이라면 무조건 받아들여서 일을 진행했다.

1970~80년대가 그러했듯이 일본 만화출판, 애니메이션 산업은 만들어 찍어내는 대로 다 돈을 벌어들이는 기초 산업군에 들어가 있었다. 때문에 근로환경이나 실질적인 이익구조는 생각하지 못하고 마구 만들어냈다. 일본 경제, 거품경제의 시작기와 함께 시작한 부조리이기도 하다.

여기에 축제 문화 성립을 위해 주요 고객층의 봄방학, 여름방학 시즌에 맞추어 여러 작품들을 몰아서 상영하는 마츠리(축제)시스템은 이후 여러 브랜드들이 모방하게 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전통을 만들게 했다.




▶ 그런 와중에서도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오리지널 스토리로 구성된 상영작 2~3개를 몰아서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방학 시즌에 몰아서 올린다는 전략은 이후 수십 년간 토에이의 전통으로 이어져왔고 이것은 후발주자들에게도 군침을 흘릴만한 큰 시장으로 확립됩니다. 슈퍼로봇 아이템들은 애니메이션이 가치보다는 그것을 통한 부수익에 더욱 큰 집중 효과를 가져왔고 덕분에 일본 장난감 산업의 발전과도 깊은 연계성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지금 시대의 취미인들은 다들 경험하는 그런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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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Z> 와 <캔디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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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문화에 있어서 신격화된 존재이며 그 가치에 상응하는 작가인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 / 1928~1989)는 일본의 만화가이면서 애니메이터이며 애니메이션 감독, 의학박사이다. 그는 일본 스토리 만화 구성에 있어서 획기적인 개성을 보여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일본만화 산업이 발전되었다.

그중에서도 1950년에 발표한 <철완아톰 (우주소년 아톰) : 鉄腕アトム>은 작가 스스로 스튜디오를 설립해서 1963년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내어 또 다른 신기원을 만들었다.

여기에 ‘아톰’은 일본 과학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로서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일본 만화시대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천재인가 귀재인가’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차세대 만화가 나가이 고우(永井 豪)는 수많은 작품들이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그중에서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것은 역시 이 <마징가 Z>이다.

마징가는 일종의 신드룸을 일으키면서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서 큰 발자취를 남긴다. 아톰과 마징가는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서 큰 장르를 개척했고 이후 실제 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캐릭터들을 자주 접할 정도로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토에이는 컬러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으로서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 아이템을 가지게 되었고 이와 함께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을 매년 발표하는 무서운 능력을 선보인다. 이로 인해 출판, 광고 대리점, 원작 만화를 중심으로 한 TV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에 주력을 하게 된 토에이는 나가이 고우와 함께 작업한 마징가 시리즈와 더불어 1976년에 발표한 <캔디 캔디>를 통해 세계 방송권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그렌다이저: UFOロボ グレンダイザー>와 <캔디 캔디>는 1970년대 컬러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으로 큰 환영을 받아 세계 90여 개 국가에 팔려나갔다. 물론 이 중에는 계약이 엉망이거나 이상한 형태로 나간 것도 있지만 미국산 워너와 디즈니 작품 외에 가장 많이 팔린 아이템을 토에이가 내놓았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토에이는 80년대와 90년대까지 꾸준히 자신들의 영역을 지킬 수 있는 대단위 엔터테인먼트 작품들을 선보였고 2000년도에 들어서는 CG작업을 통한 제작 과정을 도입해 중국과 필리핀까지 제작 진행을 확장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드래곤 볼>과 <원피스:ONE PIECE>의 세계관 확장과 함께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지금 시대의 취미인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여러 가지 구조를 만들어 보급한 것이 토에이였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지요. 어릴 때는 그런 축제다 뭐다 하는 것이 그냥 그렇고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여졌어도 같이 성장하면서 보급된 시장에서는 그 거대한 위력에 실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따라 한 것은 바로 이웃나라였던 대한민국이었지만 반공과 짝퉁 로봇 애니메이션만을 가지고는 한계점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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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 문, 도레미, 프리큐어. 히로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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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토에이가 가지고 나온 수많은 타이틀 중에서 가장 활발한, 그리고 일본의 전통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장르는 ‘히로인 스타’시스템이다. 이미 70년대부터 일본은 동인 문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취미 세대가 성장하고 있었고 이들에게 있어서 SF, 판타지, 그리고 미소녀라는 캐릭터 구성을 선호했다.

취향적인 문제도 있지만 특징이 강한 미소녀 캐릭터는 장르로서 확립되었고 이 중에서도 서브 캐릭터나 액션, 판타지 장르에서도 활약하는 여성 캐릭터상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한다. 물론 상업적인 선택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경제발전으로 인해 소녀, 여성에 대한 소비욕구를 자극할 새로운 시장을 노린 것도 있었지만 열성적인 남성 팬의 구매도 덩달아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이후 많은 관련 상품을 쏟아낼 수 있었다.

토에이는 <미소녀전사 세일러 문>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을 했고, 이후 21세기를 노리고 제작한 <꼬마마녀 도레미>시리즈는 이후 신세대 팬들의 기본이 된다. 여기에 ‘프리큐어’ 시리즈를 통해 저 연령 소녀들은 물론, 압도적인 인기를 통해 다양한 문화로 성장을 시켰다.

물론 <드래곤볼>이나 <원피스>같은 장편을 통해 소년 애니메이션 영역에서도 큰 매력을 보여주었지만 이쪽 분야에서 완성된 토에이 히로인 극화는 시대의 중심에 섰다고 하겠다. 그러면서 21세기형 애니메이션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회사의 대표 문구는 “아니메라면 토에이 애니메이션:アニメといえば、東映アニメーション”로 바뀌었다. 일본산 애니메이션을 지칭하는 고정 문구로 정착된 아니메를 대표하는 선도업체로서의 위상과 가치를 확실히 보여준다고 하겠다.




▶아니메라는 표현과 함께 독자적으로 일본산 문화의 개성을 대표할 수 있게된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말 그대로 무서운 진격의 90년을 보냅니다.

   여기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동인문화 시장의 확대가 6~8배까지 부풀어 올랐고, 성장한 고객층들을 위한 에로표현(야한 연출)은 큰 제약 없이 많이 등장합니다. 결과론이지만 80년대와 90년대에 들어선 문화로서 일본 아니메는 말 그대로 무적의 경지에 도달합니다.

작은 트러블이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은 동인시장을 품고 성장한 애니메이션, 만화책 문화가 대부분 자정노력을 거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지만) 미소녀 캐릭터의 활약을 강조합니다. 실제 노출이라는 부분과 함께 성범죄로서 인식될 수 있는 사회적인 기준이 얼마나 다른가에 따라서 좋은 의미가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지만 결국 새로운 유행 문화로서 큰 이익을 만든 제품군이 대단위로 존재했고 그것을 토에이가 이끌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PS. 역시 본문 내용이 넘쳤기 때문에 약 40% 정도만 써두게 되었습니다.

본래는 조금 더 주절거렸어요. 특히 70년대의 TV시장과 80년대 극장+OVA 시장에 있어서 기준을 크게 바꾸지 않았던 토에이의 존재감도 써두었습니다. 후발주자, 신규업체와 제작진들은 말 그대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먹고살 수 있는 시장으로서 당연히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고 그중에서 OVA는 2~3세대 애니메이터와 신규제작사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재원이었습니다.

다만 극장용 프로모션과 섭외는 말 그대로 대규모 업체인 토에이와 같은 곳이 다 잡아먹고 있었고, 80년대의 신규 진출 업체 카도카와의 약진으로 인해서 신규 제작사들은 더욱 기회를 얻기 힘들었습니다.

그런 면으로 볼 때 토에이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신규 재원 발굴이라는 점에서 미약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부분은 이후 서술하게 되는 '스튜디오 지브리'와도 연계되며, '선라이즈', '니뽄애니메이션'과도 이야기되는 점들이 많은데 흥행 기획사로서의 존재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끌고 나간 것이 토에이였습니다. 때문에 인재보다는 기획과 홍보전략에 중심을 둔 것이 사실이지요.

이후 그 시스템에 맞추어서 새로운 작품군을 발굴, 지원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워낙 큰 이익을 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별다른 후속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일회용 제작, 단발성 제작 인원으로 동원되고 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경험치를 얻기 위해서 도전하는 신규 애니메이터들에게는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구조의 임금구조에 있어서 어떤 변화기도 가지지 못한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인 대규모 브랜드 회사로서의 입장이라는 점은 여전히 아쉽다고 평가하게 됩니다.




사실 일본은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약 20여 년간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변화기를 겪습니다.

40년대에 있었던 패전의 문화적, 경제적 압박 속에서 새로운 돌출구를 찾는데 정신이 없었던 그들의 환경에 있어서 이런 놀라운 경제적 발전과 미래상이라는 것은 꿈꾸기도 어려운 것이었지요. 이런 부분은 한강의 기적과도 비슷한 인연성을 가지기 때문에 이후 국내 업체들이 이런 부분을 답습하는 경우를 보여주는데 좋지 않은 점도 그냥 가져옵니다.

노동력의 착취라는 부분과 복지, 시장 환경의 개선에 대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의식적으로 연계된 선진적인 스튜디오는 있었지만 결과로서 좋은 것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일입니다. 쌍진을 비롯하여 추후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 경제력과 연계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그것이 완성되지 못한 것은 이런 흥행 구조에 그냥 안착해버린 것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토에이가 연이어서 계속 흥행가도만은 달린 것은 아닙니다.

[포켓몬스터]의 부활, [꼬마마녀 도레미]의 가치관 확립 이전에는 그냥 안일한 존재감만을 보였으니까요.

일본 출판과 장난감 산업, 그리고 애니메이션 분야는 너무나도 급격하게 변화한 시장을 단기적으로만 보면서 성장하다 보니 작가, 제작진에 대한 문화적 배려가 부족했다는 말을 합니다. 실제 일부 서브컬처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인물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경제적인 부분과 사회적인 독립 체계가 미약하다는 것은 지금 시대가 겪은 아픔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형태로 그것을 증빙하는 과거의 산물이 있지만 언제나 흥행의 이익 분배는 어려운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기업 구조론과는 또 다른 현대적인 이야기이지만 토에이는 오랜 시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근간을 지켜온 곳인 만큼 그 변화가 언제나 시대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곳이 가진 개성과 변화가 실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중심이 될 수 있지만 이미 그런 구심력을 많이 잃어버린 상황이 되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그들도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이 이렇게까지 큰 문화적 가치로서 존중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만보 개인적으로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 애니메이션 자료와 제작 구성들을 꾸준히 보존, 발표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PS. 한겨레 구본준 기자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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