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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Adult

배웠던 만화기술 - 알기

이 포스트는 취미로 시작했지만 어쩌다가 알게 된 자그마한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것이니 그냥 재미로 봐주셔도 되겠습니다.

위 링크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창작을 하는 작가에게 있어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창작하는지는 정말 중요한 일이지요.

실제 아마추어, 프로들의 걱정거리 중 가장 큰 이유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작가와 독자 사이의 전달, 관계형성입니다.

작가는 재미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독자는 재미없다. 라고 판단을 하게 되면 작가들은 대부분 대중의 호응이나 주변 반응에 따라서 만들어가는 독자성이 없는 이야기를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이들이 그런 형태로 망가지고, 작품을 마무리하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경우에 작가는 '어떤 것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만화작가는 그림을 가지고 자신이 이야기하려는 것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기본 필수 능력에 '그리기'가 들어가고 그것을 잘 그리는 것, 표현력이 높아지는 것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단, 그림만 잘 그리는 작가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작화가 딸려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요.


철학적인 부분이 아니라고 해도 '너 자신을 알라'라는 형태로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이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작가도 중심을 잃지 않고 창작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쪽 분야가 아직 초창기였을 때는 다양한 장르, 다양한 이야기들을 창작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해도 선구자로서 활약할 수 있었지만 후발주자일수록 선구자의 작품군과 비교 대상이 됩니다. 이런 구분은 세대적으로 변환기를 겪은 5~10년 사이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 작품 구성과 연출, 표현에 대한 방법론이 조금씩 바뀝니다. - 이 방법론은 이후 다음 편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선 장르적인 취향으로 본다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좋은 구성을 만들게 되는데, 그것은

좋아하기 때문에 알려고 하고 그 때문에 그 분야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억지로 하는 공부와 달리,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된 분야를 위해서는 싫어하는 공부도 하게 되지요.

단순하게 '거대 로봇이 나오는 장르 작품'을 좋아하는데 물리, 수학, 천체 우주학 등에 관련된 부분은 공부하고 싶지 않아도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자동차 레이스 작품을 좋아하면 물리 역학과 지리, 금속학, 디자인 관련을 알게 모르게 공부하게 되지요.


과거에는 그런 공부가 필요 없었습니다.

'동기부여식' 작품 제작이라고 하는 형태인데 독자 연령층을 기반으로 한 타깃 작품만 만들면 됩니다.

아동 지향 작품에서는 너무 어려운 단어나 묘사를 더할 경우 작품이 무거워지고 재미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시작과 결말만 확실하게 결정하고 이후 구성을 통해서 이야기를 단순하게 만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더불어 5~6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작품 구성에 있어서 단편, - 약 10~20페이지 전후의 1에피소드 연재 구성은 기승전결, 또는 전후, 상중하 식으로 2~4편 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대본 만화에서 연재 잡지 만화가 되면서 월간, 주간 형태에 따라 분량과 구성이 달라지고, 70~80년대는 1~2권 분량을 단편, 2~4권 분량을 중편, 4권 분량 이상을 장편이라고 불렀습니다.


소재와 구성, 장르도 대부분 5~60년대 작품들이 많이 양산되면서 대략적인 구분을 만들었고요.

큰 분류로서는 소년, 소녀. 그리고 청소년과 성인으로 나누어지는 형태를 갖추었으며 이후 장르를 전문으로 하는 작품군들과 브랜드 타이틀이 등장했습니다. 약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유명 작가 개인 이름을 기준으로 한 작품군 분류가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 7~80년대 대본 만화와 같이 작가 이름을 걸고 나오는 만화가 중심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이런 기준은 미국의 DC, 마블에 이어서 일본의 대본 만화 시장에서 정착된 부분이고. 이후 한미일 만화시장은 여러 가지 변화기를 겪습니다.

미국은 정치적 불안과 미소 냉전 대립을 통해서 사회적 불안을 기반으로 한 상대적인 접근법을 통해서 코믹시장을 보였고 여기에 아동장르가 확연하게 구분되어 저연령 작품군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층이 확실하게 만들어지기 어려웠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부분은 이후에 따라가게 된 일본 만화시장이 점유하게 되는데 미국시장과는 확연하게 다른 스토리 만화가 진행됩니다.

일본문화의 영향을 받아 시작된 한국 대본만화와 출판만화는 이후 여러 가지 기준 중에서 일본만화와 흡사한 형태를 따라가게되는데 이것은 지금 시대에도 그대로 남아있는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인해 기술과 장비가 그것을 따라 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있습니다.


시대상을 떠나, 한국과 일본은 아주 흡사한 구성 전철을 밟는데 1차적으로는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국가 경제에 있어서 확실한 세금수입원 중 하나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직종이었다는 점에서 장려되었습니다. 경제발전과 함께 지식의 향유가 요구되었지만 전쟁 후 복구는 쉬운 것이 아니었고 국민들의 오락거리로서 손쉬운 접근이 가능한 부분이 '만화' + 산업이었습니다.

게다가 높은 교육 기준이 필요한 것이 아니며,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일본을 비롯한 한국의 초기 만화 구성들은 대부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또는 고전 명작들을 바탕으로 한 묘사, 그림책. 동화 수준에서 발전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은 사극(史劇)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일본과 한국은 다른 방향을 가지게 됩니다.


크게 나누어 본다면 일본은 사무라이 검객과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웅담.

한국은 중국 무협을 기반으로 한 무협 액션 사극 장르가 발전하게 됩니다.

이 둘 다 미국식 초인 영웅담과 비슷한 장르적 구분이면서 정의 실현, 오락적인 요소를 통해 인기를 끌었지요.


- 그러면 이 정도로 구분해볼 때 만화작가는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작은 대부분 작화표현력을 가진 몇몇 이들이 만화 산업에 들어와 글과 그림을 통해서 작품을 만들어 팔고 인기를 얻습니다.

지역사회, 또는 소규모 중소상인들과 연계되어 오락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 분야는 대부분 비슷한 장르, 알려진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작품이 나오게 되니 금세 포화상태가 됩니다.


지금 식으로 보면 흥부놀부 이야기나 그리스 로마 신화 전기를 A출판사 B출판사, C출판사, A작가 B작가 C 작가가 써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장르, 소재의 고갈로 인해서 독창성이 있는 표현력과 이야기 전개를 가진 작품이 필요하게 되고, 여기서부터 전문성, 이야기 소재, 구성에 있어서 손쉽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시기적으로는 대략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를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국, 일본, 한국 (시대순) 만화 시장에 있어서 당연하게 겪게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참고로 미국도 SF장르를 꺼내들었지만 초반부터 먹힌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독자, 대중들이 잘 모르는 것을 가지고 떠들어봤자 알아먹지 못하니 읽히지도 않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것입니다.


유럽, 삽화와 판타지 장르를 통한 접근성을 보여준 이쪽은 본래 사회성을 연결한 미술적 연결을 중요시 했기 때문에 대중문화로서의 가치보다는 그림분야에 있어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그림책 시장'으로서 정착이 되었고 세계대전 이후에 산업발전과 인쇄산업의 확장, 그리고 컬러인쇄에 대한 보편적인 대중화가 이어지면서 또 다른 방향을 잡아갑니다. - 이쪽은 기술적인 부분과 세대적 결합이 있으니 다음에 이야기 합니다.


손쉽게 만들어 팔 수 있는 작품군 시대가 끝나고 나니 이후 지역, 출판사, 작가 순으로 독창적인 작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대중이 알아보면서 즐길 수 있는 분야. 예, 그렇습니다. 가장 만만한 코미디, 개그, 명랑만화의 시대가 강렬하게 시작을 합니다.

만화 시장 자체가 저연령, 미취학아동과 초등학교 수준의 소년소녀들에게 제공되는 분야가 강했고 그 부분에 있어서 오락요소를 갖춘 장르문화서 이익도 창출되고 있었으니 당연히 밀고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끔은 배울 수 있는 좋은 요소도 넣어가면서 지금 시대의 '학습만화'와 같은 부분도 포함하고 있었지만 사회가 가진 문화적 성장과 동반해야하는 것 때문에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가장 많이 활용된 작품 구성 선택에 있어서 필수 요소가 된 것이 라디오와 TV입니다.

라디오와 TV(더불어 신문)라는 미디어가 떠들어대는 화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빵이 맛있다는 만화를 그려도 이해가 어렵습니다.

사람을 때리고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런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지요.

일상의 문화가 이해되는 과정 속에서 그릴 수 있는 것.

여기에 작가가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면서 만들어지는 작품. 이것이 1950~60년대의 주요 작품들의 성장 배경에 있습니다.

또한 이 부분은 이후 먹고살기 위해서 선택을 한 1~1.5세대 작가 군의 시작이라고 보게 됩니다.



간략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초기에는 그냥 장르 구분이나 큰 공부가 필요 없이 그 시대가 이해하는 분야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초기 TV미디어가 '바보상자'이야기를 들은 것과 같이 단순한 표현과 소재를 통해 기반을 마련했지요. 그러나 이 부분은 역시 이후 미디어 산업과 대중의 인식 변화와 함께 조금 그 장르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그러면 그 변화에 맞게 작가들도 세상 돌아가는 부분에 따라 공부를 하고 그만큼 작품의 깊이를 더해가야 합니다.

그 러 나.

TV를 통해서 대량 확산된 정보문화는 개인 만화작가 혼자서 다 커버할 수 없는 영역에 이릅니다.

과거에는 한 두명의 작가가 그려도 되는 부분이 갈수록 세분화된 형태로, 그리고 표현을 높여서 만들어가야 하는 작품군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유럽, 미국만화와 달리 일본과 한국만화는 이후 분업 작업과 표현 수준에 변화를 가지게 됩니다.


다시 간략하자면 배경 건물을 그냥 대충 실루엣만 따서 그리던 것과 달리 현실에 있는 건물과 많이 비슷하게 그리게 되고, 기존에 있었던 몇몇 심리묘사를 위한 배경선들이 더욱 복잡하고 화려해집니다. 과거에는 몽둥이 같은 것으로 그리고 말았던 폭력수단의 상징이 칼, 총, 대포. 그리고 더욱 사실적인 묘사로 바뀌게 됩니다.

만화체 - 극화체 - 실사체 등으로 구분되는 묘사 수준의 형태도 갈수록 세분화되고 이후 '캐릭터' 고정형태가 1960년대에 확립됩니다.

즉 작가가 그린 캐릭터만 봐도 "아, 이게 누구 만화구나" 또는 어디 만화프로덕션 작품이구나 하는 것을 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장르 변화 중 하나는 상상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분야입니다.

한국은 초기에 황당무개하다는 사회인식을 기반으로 SF나 판타지를 근거 없는 불온서적 취급을 했습니다.

덕분에 작품 표현에 있어서 한계점을 가지게 된 점과 함께 이웃나라 일본의 만화가 퇴폐적이며 오락성만 강한 나쁜 만화 취급을 하면서 한국만화 시장을 규제했습니다.

물론 사회적 인식의 차이와 문화적 갈등구조, 경제발전의 틈새에 있어서 '공부를 통한 입신양명'만이 우선시된 것도 문제이지만요. 


기본적으로 만화는 오락문화에서 사용되는 아이템입니다.

오락을 위한 작품을 만든다. 이것이 바탕이지요.

그러니까 재미, 흥미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기만 하면 되고 짧아도 상관이 없습니다. 스토리나 구성이 어렵지도 않았고요.

1960년대만 해도 작가 한 명이 20~30여편 정도되는 작품들을 발표하는 것이 당연했고 대작가들은 평생 동안 수백 타이틀을 선보였습니다.

오히려 1980년대 후반과 90년대, 2000년대에 들어서 나온 작가들의 수와 작품들을 보면 작가당 1~2작품, 많아봐야 5~6작품 정도인 것이 일상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한 타이틀로 인기를 얻어서 라이프워크처럼 평생 그려가는 작가도 있지요.


그 어떤 작가도 자신이 표현하는 작품 속 이야기를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단편은 그때를 기반으로 한 작은 감정선의 처리만으로 이야기를 마칠 수 있겠지만 장편, 기획과 설정이 많아져야 하는 작품에서는 '멍청하고 아둔한' 작가가 살아남을 수 없게 됩니다. 더불어 표현력만 있는 그림쟁이로서도 결코 이룰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작가가 모든 독자보다 더 똑똑해서 열심히 공부해 만든  완벽한 세상을 선보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재능 이상으로 좋아하는 장르, 작가가 좋아하는 장르를 찾아서 그것을 연구, 공부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은 필수적 요소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장르이건 통용되는 부분이지만 노력하는 작가 생활이라는 것은 언제나 필요한 것입니다.

게다가 이쪽도 의외로 재능이라는 것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끈기 있는 작가들이 자신들의 재능 이상으로 확실한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오히려 재능에 몰입된 작가 군은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인 부분으로 활약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겠습니다.


좋은 만화작가는 대부분 가지고 있는 재능과 상관없이 관찰력과 표현력을 가지고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영역 -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 - 을 가지고 작품을 완성한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서 완성될 수 있는 작업형태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흥행과 성공이라는 부분이 더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세상에 남는 작가로서의 가치라고 하겠지요.




정리합니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공부한다.

대중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연출, 구성할 수 있을지 노력한다.

차선책으로서 대중이 원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요소를 가지고 작품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먹고사는 것'으로 하는 일이 아닌 이상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얼마나 잘 표현하고 구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학교 수업에서도 프레젠테이션, 발표회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얼마나 상대에게  정확하게 표현하고 그것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는 중요한 일입니다.

만화작가도 이런 방법론,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냥 그림 좀 그린다고, 생각 없이 만화가를 하는 것은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나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만화작가, 인기작가는 보통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우습게 볼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 속칭 초인,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는 않았더라도 보통 덕을 쌓은 인물이 아니라는 소리기도 합니다

 - 농담처럼 인기작가들은 덕력이 쌓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합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에 있어서는 알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만화 연출의 변화를 이야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