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가 딩가 여행 지금까지 돌아다닌 것.
첫날 - 11월 15일 / 서울 김포 - 일본 오사카
공항에서 처음 한 일. 와이파이 도시락 수령 - 11·15
변함없지만 변한 곳이 많은 동네 덴덴 타운 - 11·15
둘째날 - 11월 16일 / 나라 교토
도다이지 니가츠도(二月堂), 산가츠도(三月堂) - 11·16
아라시야마(嵐山) 골목을 넘어 교토(京都) - 11·16
셋째 날 - 11월 17일 / 신나가타 고베 롯코산
넷째날 - 11월 18일 / 교토
JR패스를 알차게 다 사용을 했기 때문에 이번 주말 18~19일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사카 주유패스 2일권을 가지고 돌아다닐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하듯 장기간 여행을 하게 되면 날씨가 안 도와주는 날이 꼭 있지요.
예, 이 날이 그러했습니다.
우선 아침이 되어 숙소 관리자가 감을 사오셨더군요.
같이 맛있게 깎아 먹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어제가 가져다 놓으신 사과도 아직 있었고, 제가 돈키호테에서 사온 대용량 음료, 오후의 홍차 밀크 티도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참고로 냉장고 안에는 과일과 음료 외에도 이렇게 감기약 '스토나',
소회제 '신 캬베진S' 같은 애들이 들어 있어서 감기나 소화 불량이 있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게 해두었더라고요.
날씨 변화가 심한 환절기인 것도 있어서 일본 내에 감기가 유행하고 있던 것도 있고, 먹고 쓰러진다는 오사카 미나미 지역에 있는 한 소화제도 적당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뭔 여행을 해도 모자란 시간에 이런 것들만 찍고 있었냐고요?
예, 제가 숙소 안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찍고 있었던 것은 이날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훌쩍.
보시다시피 하루 종일 비소식에 저녁 늦게부터 개인다고 예보에 나옵니다.
강수율이 높지는 않지만 일요일도 맑을 것 같지는 않아서 오사카 여행사진은 대부분 망했구나 모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을 하게됩니다.
제법 세찬 비가 내리고 있다 보니 돌아다니기도 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가지고 온 휴대용 우산만으로 버티기에는 좀 그렇고 그렇지요.
관광을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이런저런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비가 오면 멋진 관람거리의 절반 이상이 망하기 때문에 그냥 널널하게 주변 구경이나 하면서 빗줄기가 약해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망원 렌즈로 이런저런 것도 해보고요.
아무래도 이런저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찍어두게 되는데 그중에서 이렇게 주행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좀 걱정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의 폐해라는 말도 나오는데 확실히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는 좋은 아이템이지만 그 활용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본에 올 때마다 꼭 체크해보는 것 중 하나가 편의점 제품과 이 자판기 구성입니다.
지역과 시즌에 따라서 달라지는 제품들을 보면서 일본이라는 사회가 어떤 것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보기 쉽거든요.
특히 관서 지역은 관동지역과 다른 구성이나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또 다른 의미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편의점 브랜드도 제가 돌아다닌 1990~2000~2010년대를 기반으로 봐도 벌써 많이 바뀌어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또 재미있게 생각합니다.
숙소 건너편은 이렇게 넷카페가 있습니다.
24시간 운영에 샤워시설과 누워서 잘 수 있는 구성을 구비하고 있어서 말 그대로 싸게 버텨볼 수 있는 구성이 아닐까 합니다.
이후에 잠깐 시간이 나서 한 번 가 보았는데 주말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더군요.
일본 도시에 오게 되면 확실히 길에 쓰레기가 거의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번화가에서는 여기저기에 널브러진 것들을 보지만 주변 나라인 한국이나 중국의 대도시에 비한다면 확실히 길바닥에서 굴러다니는 쓰레기가 월등히 적습니다.
자전거 이동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는 것도 흥미를 가진 이에게는 관찰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이때 생각난 것이, 그래 어차피 들릴 생각을 하고 있던, 자전거 부품을 파는 곳으로 오늘 가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도 오기 때문에 관광에 많은 지장을 줄 것 같으니 그냥 평범하게 쇼핑할 것, 먹을 것 정도만 공략을 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주유패스도 2일권을 가지고 왔으니 내일까지 날이 좀 맑아지기를 바람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습니다.
비가 좀 그치는 모습을 보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씻고, 빨래하고 다리미질하고, 카메라 렌즈 닦으면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대로 작은 우산은 챙겨야 하니 가방이 좀 볼록해집니다.
내심 비가 지나면서 이런 하늘색을 보여주기에 은근 슬쩍 기대를 했습니다.
가금 비가 지난 후에 예쁜 저녁을 만나게 해주는 때가 있거든요.
처음 도착했던 15일도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제법 분위기 있는 저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우선 점심을 먹을 생각을 했는데 일본 친구가 추천해준 곳이 있어서 그쪽으로 걸어서 이동할 생각을 합니다.
마친 덴덴 타운을 지나서 갈 수 있는 구성이니까 에헤헤하면서 주말 덴덴 타운 모습을 담아보게 됩니다.
참고로 코스는 이렇습니다.
별것 아닌, 앞서 포스트한 것도 있지만 그때는 평일 모습이고, 이날은 주말 모습입니다. 은근히 틀려요.
조금 꼬불거리면서 걸었는데 이유는 점심시간이 한참일 때 그곳으로 가면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였습니다.
비가 그치고 조금 푸른 하늘도 보여서 은근히 둥가둥가한 기분으로 거리를 돌아보니 확실히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평일에 왔을 때는 정말 한산하게 느껴졌지만 주말은 그 느낌이 다릅니다.
대략 비교해봐도 아직 이른 시간대입니다.
일본 대부분의 취미 점포들은 오전 10~12시 경에 오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말이라고 해도 오픈이 이른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벌써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면서 덴덴 타운의 활력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해봅니다.
이곳 '토레자랴스'는 이런저런 중고물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전에는 완구 제품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는데 지금은 트레이딩 카드가 상당히 강력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이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고 나중에 도쿄에 가서 아키하바라 근처를 돌아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서 완벽한 이해를 하기란 어려웠지만 마이너한 카드나 마이너 분류에 들어가는 동인 카드 분류도 있는 것을 보면 제가 대충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과거 일본에 있을 때 식품에 껴주는 카드 중에서 레어가 나와서 친구 동생에게 준 기억과 몇몇 로봇 카드, 귀국 후에 주변 웬수들이 유명한 카드 게임 매직 더 게더링에 몰두하여 난리를 피우는 것을 본 적이 있는 정도가 다입니다.
무척 오랜 시간 친숙하게 지낸 브랜드 엘로 서브머린도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은근히 사람이 오가는 모습을 바라보면 좀 약해졌다는 느낌도 받게 됩니다. 이벤트 상품이나 신상품 발매일에는 정말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던 버블경제 때를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약 4~5년 주기로 이 동네가 변화해가는 모습을 봤는데 (아무래도 도쿄 쪽보다는 와서 보는 경우가 뜸하지요) 꾸준히, 그리고 차근차근 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세대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패션은 많이 변했지만 언제나 큰 가방, 큰 보따리를 들도 휴대한다는 것은 나름 이쪽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중국 쪽은 은근히 면적대비가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자동차가 많았지만요.
이 동네도 한 7~8년 주기로 보면 간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든든한 브랜드도 있지만 의외로 주기가 빨리 변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덴덴 타운 메인스트리트 쪽은 한번 버블 사태를 경험하고 무척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이쪽은 은근히 큰 브랜드가 버텨주고 있어서 좀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게다가 취미 트렌드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고 바뀌는지 보고 있으면 재미있습니다.
이곳은 이제 유명한, 취미의 성지 취급을 받고 있는 브랜드인데 사실 제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없었어요. 1996년에 생긴 이 코믹 토라노아나 (コミックとらのあな)는 초기 구성에 비해 이제는 상징적인 브랜드로서 엄청난 지위를 구축했다고 하겠습니다.
은근히 성인만화나 동인 제품군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확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 세력 확장과 구축에 있어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곳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동인 문화와 친화적인 구성을 얼마나 잘 가지고 나가는가에 따라 시장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곳이라고 하겠지요.
지금도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곳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뀐 부분이라고 하면 역시 음식, 식품 점포가 제법 늘어난 것입니다.
이것은 도쿄, 아키하바라 지역도 마찬가지이지만 사람이 몰리는 지역에 식품과 관련된 점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과거에는 패스트푸드나 좀 다른 의미로 보는 밥집이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은근히 브랜드, 체인점, 또는 독자적인 브랜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곳이 여기저기에 들어서고 있어서 은근히 치열한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키바 메시'라는 고유명사가 등장할 정도로 다양성을 확보한 아키하바라에 비하면 주변에 다른 시장이 많아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주말에는 확실히 높은 유통 인구를 자랑하는 만큼 먹거리에 대한 접근도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성 비율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여성 고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음식점 구성이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덕분에 해외에서 온 분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지갑을 열 수 있겠지요.
다만 순식간에 자금이 소모되어 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것은 아닙니다.
캐릭터 구이 빵은 은근히 이런저런 형태로 꾸준히 제품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절대강자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금속판을 만들어내는 것이 쉬워진 부분도 있다고 하지만 모양을 제외하고 보면 맛이 다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도쿄 하라주쿠나 신주쿠, 아키하바라, 우에노, 도쿄 지역을 비롯하여 오오미야, 치바, 나고야, 고베 등지에서 파는 이런저런 캐릭터 구이 빵을 먹어보았지만 특출나게 다른 것이 있다고 보기란 어려웠으니까요.
뭐, 건담빵은 먹는다는 의미와 다른 것이라고 누가 말을 하지만요.
꾸준하게 이런 제품들이 계속 팔린다는 것을 보면 아이템 개발, 캐릭터 상품 시장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관련 상품 개발이나 하드웨어 디자인, 판매루트 확보 등 쪽 일을 하는 분들과 친분을 가진 적이 있어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카드 게임에 대한 콜렉팅과 제품군이 강세를 띄우고 있는 것은 확연하게 보입니다.
'정글'이나 '보크스'같은 브랜드가 입점해있는 메인스트리트 쪽과 다르게 이쪽으로 오게 되면 확연하게 취급하는 제품군이 달라지는데 그중에서도 이런 트레이딩 카드나 가샤폰, 트레이딩 토이에 대한 구분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고토부키야는 한때 전략적 변화를 통해 지금의 지위를 만들 수 있었지만 한동안 침체된 시장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칫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씻어내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고유한 매력을 지키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대단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사카 덴덴 타운 메인 스트리트와 달리 한 블록 안쪽으로 들어오는 이 골목의 취미 지향도, 밀집도는 여타 지역에 비해 진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아키하바라보다 훨씬 열정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케이북스 브랜드도 꾸준히 자신들의 개성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라이벌 업체와 어떤 차별성을 둘 수 있는가가 나름 선책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 있었던 만다라케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 후에는 확실히 여타 점포를 압도하는 덩치를 자랑하게 되었지요.
오사카, 난바 지역에 생성된 애니메이트는 이래저래 여타 점포가 가진 개성과 조금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날은 미처 안에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무슨 이벤트가 있는 것인지 여성 고개들이 대기 열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안에 끼어들기 좀 그렇고 그러했거든요.
사실 오덕스럽지 않은 저로서는 이런 구성을 흥미롭게 바라보지만 그렇게 정열적으로 빠져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것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알고 마는 것이지 그 안에서 안주하는 경우는 없거든요.
그래도 한 방향의 마이너 취미 영역이 대중적인 개성으로 이해받고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케이북스는 안을 돌아봤는데 확실히 평일 때와 달리 주말 시즌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가끔 여유가 생기면 점포 안을 찍어보기도 하지만 (물론 따로 허락을 받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실내까지 찍어두지는 않습니다.
직접 가서 보는 모험, 흥분을 생각하면 언제나 직접 가서 경험하시는 것을 권장하게 됩니다.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이 주변에 주판점이 있더군요.
전문적으로 술을 파는 곳으로 일본 전통주가 많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과거 지역에서 유행하는 것들 몇개를 마셔본 적이 있지만 은근히 이런 지역에서 보게 되는 전문 주판점을 보면 꼭 들러보고 싶어집니다.
제품 중에 '마오우 메이몬노이키魔王 名門の粋'라는 제품이 있어서 하나 들고 와 마셔보니 나름 재미있기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소주가 여러 가지 형태로 재미있는 접근을 하는 것은 좋지만 개인적인 취향을 따지자면 역시 소주보다 준마이(純米)쪽 일본 주가 더 좋습니다. 가끔 타이틀이나 이상한 브랜드 선전에 빠져서 접근을 해보지만 말입니다.
음반 점포를 들러보는 일은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찾고 있는 타이틀이 몇 개 있어서 꾸준히 가보게 됩니다.
나름 수수한 디자인과 함께 점포별로 다양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주인장과 좀 수다를 떨어보면 은근히 LP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니폰바시 지역 상점은 대부분 비효율적으로 굴러다고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난바 시티, 난바 스퀘어, 신사이바시 지역과 달리 이쪽, 남쪽으로 이동할수록 많이 쇠퇴되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요. 1990년대에 들러볼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이래저래 돌아보면서 목표로 정한 음식점으로 이동을 합니다. 관광코스는 아니기 때문에 인적이 드물지요.
게다가 날씨와 주말이라는 것도 있어서 더욱 묘한 한적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돌고 돌아서 가게 된 것은 우동집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지역에서는 나름 유명한 곳입니다.
대략 아까 코스에서 걸어온 코스를 잡아보면 이렇게 됩니다.
본래 이 코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서 아침밥을 먹고 이쪽은 다른 시간에 들려볼 생각을 했지만 비가 온 덕분에 관광을 포기하고 돌아다니게 되니 이렇게 돌아서 오게 됩니다.
제가 목표로 한 그곳입니다.
간판만 보면 그냥 '우동 전문점'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사실 이번 먹자 코스의 중심에는 면 종류가 많이 없었습니다. 기존에 올 때마다 많이 먹다 보니 이번에는 면 종류를 좀 줄이자는 생각을 했거든요.
메인은 유명하다고 하는 야키도리 집을 들러보는 것인데 오전 중에 비만 내리고, 대낮부터 먹기에는 좀 그래서 결국 면요리를 택하게 되었고 라면도 좋겠지만 기존에 먹어보지 않은 점포를 들러보게 됩니다.
사실 인기가 많아서 줄이 좀 길기 때문에 잘못 가면 1시간은 소비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갈까 말까 하던 곳이었습니다.
일부러 붐빌 것 같은 시간대를 피해서 갔음에도 불구하고 28분 정도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좀 그렇고 그렇기는 했습니다.
빗방울도 간간이 떨어지고 해서 우산을 들고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되면 좀 그렇지요.
그 빗방을 피해서 차마 밑으로 피하는 참새를 보니까 찍어두고 싶기도 합니다.
은근히 시장 주변에서 많이 주워 먹는지 사람을 그렇게 피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거의 문 앞에 도달해서 구경해보니 실내가 그렇게 크지 않은 작은 점포였습니다.
일본 친구 말을 듣고 온 곳이지만 확실히 시장에 위치한 밥집답게 아담한 사이즈였습니다.
사람이 지나는 길목 쪽으로는 간판에 이름이 달려있어서 이곳이 '우동 야마토'라는 점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르고 오면 그냥 밥집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혼자 앉기 좀 미안해서 손님 중에 괜찮으면 합석을 해도 괜찮다고 말을 했지만 다들 일행이 많아서 그런지 결국 이 4인 테이블에서 혼자 먹었습니다.
좀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크게 그런 것을 따지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테이블이 4개뿐이고 카운터 석도 없기 때문에 확실히 붐비는 시간대에 오면 한 시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의이로 얼음이 들어간, 큰 물컵에 좀 놀라기는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동양이 장난이 아닙니다.
가장 널리 팔리는 제품으로 여기에 카레가 들어간 제품이 근래에 인기가 있다고 하지만 저는 그냥 스탠더드 한 이쪽을 주문했는데 소고기 국물과 가츠오를 기반으로 한 다시에 무척 양이 많은 면, 그리고 튀김 새우가 2개나 들어가 있습니다.
그냥 대충 참고할 수 있게 아이패드로 찍어둔 메뉴판입니다.
1번 에비텐 카레우동이 근래에 인기라고 합니다.
저는 그전에 기본형에 속한 5번 '에비텐 니쿠우동'을 시켰습니다. 제법 미식가인 친구 말로는 카레우동은 밥으로서 흥미가 생기는 맛이고 음식점의 대표성을 알아보기 위한 국물과 면빨에 대한 기준으로 보면 5번이 제일 좋다고 해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사진으로 보시는 녀석입니다. 대략 구성은 예상을 했지만 양까지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 푸짐하게 종류별로 다 드셔보고 싶은 분이라면 2~3번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밤과 작은 우동, 작은 카레우동이 포함된 것입니다.
4번은 작은 카레우동과 새우튀김이 하나 더 추가된 것입니다.
다만 양이 양이라서 상당히 많이 드시는 분이 아니면 부담스러울 것 같은 구성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면요리를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이기 때문에 무리없이 먹기는 했지만 확실히 양이 많았습니다.
마침 옆자리에 한국에서 오신 여성 2분이 계셔서 물어보니 여성이 먹기에도 양은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맛은 확실히 재미있고 즐거운 편입니다.
튀김을 바탕으로 깔기 때문에 은근히 기름기를 걱정할 수 있겠지만 국물은 굉장히 깔끔합니다. 양이 무지막지해서 양이 적으신 분들은 좀 고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국물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재료가 신선하고 푸짐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무척 높다고 하겠습니다.
잘 먹고 나오면서 카운터를 보시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아침 일찍 와도 (이 가게는 주변 시장 때문에 굉장히 일찍 문을 엽니다) 바로 줄을 서야 한다고 합니다. 평일 새벽이나 늦은 점심때면 모르겠지만 그 외 시간에는 거의 줄이 많다고 하네요. 사실 이곳 이야기는 일본 친구가 오사카 난바 지역에 머문다고 하니까 가볼 가치가 있고, 좀 오래 있으니까 평일 이른 아침에 가보라고 했던 곳입니다.
그나마 비도 내리고 해서 30여 분 정도만 줄을 서고 먹을 수 있었지만 이 맛에 이 가격 등을 생각하면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먹어보겠다고 할 분은 충분히 많을 것 같습니다.
나올 때도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맛, 서비스, 만족도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곳은 사실 '오사카 키즈 오로시 시죠(大阪木津卸売市場)'라는 명칭으로 알려진 도소매 시장입니다.
오사카 미나미 지역에서 소비되는 여러 식품재료를 비롯하여 많은 것을 유통하고 있는 곳이지요.
도쿄로 치면 츠키지처럼 다양한 식자재와 제품들을 도소매로 판매하고 있는 곳이어서 그 바로 옆에 있는 이 음식점도 상당히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음식들을 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시장 안을 들러보고 나와도 여전히 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봤는데 비가 그친 것도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후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길을 걷습니다.
특별히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고 그냥 반쯤 멍~ 때리면서 걷는데 이런저런 모습을 보면서 찍어둡니다.
근처에 동물원도 있고, 주유패스를 사용하게 되는 오늘부터는 입장료도 공짜라서 그쪽을 들릴지, 아니면 조금 더 가서 역시 무료입장이 가능한 식물원 쪽을 들러볼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조금 날씨가 더 흐려지고 비도 내립니다.
저는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는 지도 안 보고 골목길 돌아다니기를 좋아합니다.
그런 의미로 이런저런 곳을 돌아보는데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과거 자전거 타고 돌아다닐 때와는 다른 풍경이었지요.
결국 빗방울이 많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자 동물원이나 식물원은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곳을 떠올립니다.
단풍 구경이나 시내 이런저런 곳들 돌아보기에는 어려운 날씨라고 훌쩍할 수밖에 없었지만 대략 생각해둔 쇼핑이나 먹거리는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사카이스지라인에 속한 지하철을 타게 됩니다.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기 때문에 몇 번을 타고 다녀도 상관이 없지만 비가 내리는 눅눅한 날씨에 탄다는 것이 좀 그렇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