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旅行 & 趣味/Korea

10월에도 데굴데굴

2017년도 다 끝나가는 지금에 10월 초에 데굴거린 이야기를 써야 하는 것도 좀 웃기지만 별로 멀지 않았던 과거임에도 불구하고 잘 기억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면서 저도 좀 맹~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지난 일들을 밀려두면 포스트할 때 고생을 하는 만큼 그나마 기억이 남아있을 때 써두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본래는 11월과 12월에도 데굴거리는 기록을 포스트 할 생각이었는데 갑작스레 일이 잡혀서 11~12월 모험담은 내년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서울이 연휴로 텅텅 비는 순간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집도 고향도 서울이다 보니 추석 연휴라고 해서 어디로 이동할 일이 없는 저로서는 많이 비어있는 서울 거리를 자전거로 데굴거리는데 최적이었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오랜만에 예뻐서 에헤헤 했지요.



조금 이른 시간에 나오는데 길고양이 꼬맹이가 와서 냥냥하기에 밥을 주니 잘 먹었다고 와서 쓰윽 인사를 합니다.

보통 자전거 타러 나갈 때는 그 시커먼 자전거 보디가 무서워서 잘 다가오지 않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별다른 경계 없이 와서 몸과 꼬리를 쓰윽 문지르고 지나갑니다.



서울에서도 상당히 복잡다난한 변화를 겪는 동네에 있어서 그런지 타고 나가는 방향도 이래저래 변화를 주기 쉬운 곳입니다.

이쪽은 가끔 지나가는 코스인데 평상시에는 지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어두기가 어렵지요.

제법 한가한 상황이다 보니 여유 잡고 지나가는 구름과 푸른 하늘, 그리고 골목상가를 한 번에 찍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비가 오고 난 후였는지 오기 전이었는지 구름이 아주 많아서 재미있었던 라이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자전거로 데굴거리면서 다녀본 요란한 코스 중에서 아직도 온몸이 기억하는 살벌한 추억 중 하나가 유럽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을 돌아다닐 때였는데 비바람을 맞아가면서 기를 못 찾아 난리를 했던 것과, 조금 높은 지대를 지나는데 머리 위로 지나가는 커다란 구름들과 함께 라이딩 했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이후 저 자신도 알게 모르게 사진기를 들고나가는 데굴데굴 때에는 가급적 구름이 많은 날을 선호하게 되었지요.



더불어 필름 사진기를 사용할 때는 일천한 경험치 때문에 구름과 함께하는 모습을 제대로 담아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디지털카메라로 넘어오면서 막 찍어대도 잘 나오는 현실을 보면서 이런저런 추억 보정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서울은 그래도 가장 많이 데굴거린 곳인데 20세기 추억과 21세기 경험이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나는 것 같아 같은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구름도 많고, 바람도 솔솔 불고, 자전거 도로를 비롯한 대부분의 도로, 차도가 비어 있어서 마음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만끽하면서 데굴데굴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여유를 즐길 때는 좀 사치에 가깝다고 말할 정도로 기분이 고양됩니다.



참고로 이날 달린 코스는 이렇습니다.

강남에서 강북 코스로 이동해 뚝섬 쪽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청계천까지 돌아보고 온 코스입니다.

날씨를 돌아보기 좋은 코스라서 나름 팔당 끝까지 가서 노을을 바라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중간에 생각이 바뀌어 이렇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주행시간은 더 많이 걸렸지만 뭐 이런저런 구경도 하고 사람도 만나다 보니 굉장히 널널한 데굴데굴이 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기억에 떠오르는 것은 먹구름에 가까운 녀석이 상당히 많아서 햇살이 많이 가려지는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

경험상 이런 날은 노을을 만나보기 어려워요.

사실 구름이 적당하면 좋지만, 너무 많으면, 게다가 은근히 습도까지 높으면 예쁜 노을을 만날 확률이 팍! 줄어버립니다.

그래도 뭐 가끔 도심환경과 어울리면서 재미있는 그림을 보여주지만요.



이날 분위기는 낮에 좋았던 것에 비해 구름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과 함께 악화되었다고 하겠지요.

덕분에 팔당 쪽으로 가던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략 파노라마에 나온 구성을 봐도 구름이 아주 많아져서 좀 푸른 하늘 비율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찍는 방향에 따라 굉장히 분위기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햇살을 등지고 있을 때와 바라볼 때 구름 밀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날처럼 보이니까요.



위 두 사진은 같은 장소에서 방향만 다르게 찍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또 재미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예쁜 노을 기운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게 되자 코스를 바꾸고 싶어집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그 어떤 장소였습니다.

과거에 몇 번 달려보았지만 실상 도로 공사와 관리가 좀 난리였고 사람과 차량이 많아서 평상기에는 가서 돌아보기 좀 그렇고 그런 코스가 말입니다.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어 있지만 길목 구성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주말에나 편하게 여유를 잡을 수 있는 도로환경을 볼 때, 많은 인파가 몰려서 자전거 보행이 어려운 곳 중 하나인 그곳입니다.

게다가 관광객들도 많아서 이래저래 많은 이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어서 이쪽 코스는 피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달려보는 이유는 날씨가 맑을 때 종묘를 바라보는 맛이 좋은 장소라는 것도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유로 들러보기도 했습니다.



맞은편에 있는 이곳이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여러 IT스러운 과정에 있어 최첨단을 달렸던 추억의 장소이지요.

그동안 여러 번 모습이 바뀌는 과정을 보아왔지만 이번에 완결판으로 구성되었다고 하기에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에 가본 것입니다.



기본 건물 외관을 아주 많이 바꾸어놓아서 좀 색다른 감상을 가지게 됩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는 이 앞쪽 광장만 넓게 구성해놓아서 그것으로 끝인가 했는데 그동안 상가 구성과 외관을 많이 고쳤더라고요.

사진에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 올라가 찍어보고 싶었지만 자전거를 가지고 올라갈 방법이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가장 아쉬웠지요.

연휴라 관광객이 많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계단으로 올라갈 방법이 없어서 훌쩍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날 날씨는 보기에 따라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였는데 이쪽에서 바라본 북한산 주변 컬러는 확실히 예뻤습니다.

좀 흐리멍덩한 날로 변하기 전에 담아두고 싶었지만 아쉽지요.



같은 장소이지만 고개만 90도 돌려보면 전혀 다른 풍경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정말 변화무쌍한 날이라고 하겠지요.

결국 이날 밤에는 비가 좀 내렸던 것 같은데 이렇게 구름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조금 내린 것이라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긴~ 연휴 기간이라서 굉장히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묘한 즐거움 가운데 하나였는데 자전거 이동을 비롯하여 사진을 찍을 때도 사람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세운 상가가 이후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감상도 떠오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나름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던 신 랜드마크 앞에서도 한 컷 담아두지 않을 수 없었지요.

잘 모르는 사람은 "와~ 태권 V다" 이러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아니야 악당 로봇이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인간형 로봇 스타일을 보게 되면 아무래도 상징적인 몇 가지밖에 떠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 좀 실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날은 추석 연휴 기간 중 한 날이었기 때문에 정말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리가 한산해서 에헤헤 하는 마음으로 데굴거릴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날씨가 도와주었더라면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생겼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비어있는 도심을 보면 '딱 이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일과 주말 때 레크리에이션 기분으로 데굴데굴하려고 해도 이쪽 지역은 너무 혼잡해서 어렵거든요.

그런 묘한 감각을 만나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던 때라고 하겠습니다.



상가 주변은 여전히 재구성되어가는 과정이 눈에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묘한 추억을 떠올리게도 해줍니다.

그런 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 바뀐 모습으로 기억하게 될 날이 오겠지요.



에어컨이라는 것이 달려있지 않았을 때의 세운 상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지금은 옛날 건물이 주는 고전적인 풍경 중 하나로 보인다는 것이 묘한 데자뷔를 느끼게 해줍니다.



본래 건물 안쪽 상가도 찍어둘까 했지만 연휴이다 보니 아무래도 쉬고 있는 점포가 많아서 찍는 것은 포기를 했습니다.

전에 라이트박스 때문에 알게 된 그 점포도 건물 안쪽으로 이동을 해서 잘 살아있더라고요.

이런 것을 보면서 과거 들러보았던 몇몇 점포들 모습을 다시 추억해보고 싶었는데 대부분 셔터가 내려가 있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대로 이 상가는 청계 상가와 이어져 있습니다.

그쪽도 돌아보는 분들에게는 좋은 코스이고 위쪽과 아래 도로 쪽 모두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데이트하시는 분들도 제법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전거 도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좋게 작용하는 만큼, 중간중간 시장 거리의 불법주차들만 어떻게 처리되면 자전거 이동이 쉬운 장소로 변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게 됩니다.



청계 상가 쪽도 외관을 통일성 있게 단장을 해서 주변을 돌아보는 맛이 있습니다.

세운 상가를 돌아보느라 이곳까지 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여유가 있으면 다시 시간을 내 돌아보고 싶습니다.



조명을 비롯하여 방산, 동대문과도 연결된 여러 편리성 때문에 이래저래 많은 추억거리를 알려준 그곳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추억에 잠기기 쉬운 곳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지금에는 쇼핑이라는 것에 클릭 하나면 다 된다는 의식을 가진 분들도 많지만 수많은 시간을 들여 이런저런 것들을 돌아보던 때를 생각해보면 역시 이곳은 문화와 역사의 한 장소로 기억될 곳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맞은편에 종묘도 있고 해서 은근히 외국인 관광객이 제법 많았는데, 이렇게 바라보니 서울 N 타워도 보이고 이래저래 돌아다닐 코스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울을 대중교통 아니면 자전거로 이동하는 습관이 생기다 보니 정작 걸어서 이런저런 곳을 돌아다녀 볼 생각을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울 사람도 서울관광을 제대로 해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평상시 이쪽 길목,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어 있는 이쪽을 달리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반대편은 더욱 심하고요.

그러나 이날은 정말 개미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모습 덕분에 정말 널널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방산, 평화, 동대문 시장 주변을 이렇게 깔끔하게 달릴 수 있다면 자주 달려볼 코스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현실은 언제나 지옥이지만요.



결국 돌아올 때 마주한 저녁노을은 미묘한 색만 남긴 체 떠나고 말았습니다.

조금 더 예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짙은 구름 덕분에 노을이라고 할 모습조차 바라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정말 아쉽지요.

그래도 오랜만에 단장한 세운 상가와 종묘 근처도 들러보고 하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래도 포스트 하면서 아쉬운 마음은 있는지라 며칠 지나 만나본 노을 때 사진을 마지막으로 남겨둡니다.

10월이라는 멋진 계절을 좀 어영부영하게 지낸 것 같지만, 그래도 블로그에 남겨둘 거리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