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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젠하이저 HD800 - 편안한 공간감

배고픈 자가 사냥을 하고 목마른자가 우물을 판다고 하지요.

어떤 취미라도 그 원점에서 돌아보면 타는듯한 갈증과 비교될만한
절실함으로 접근하는 취미라는 것은 사실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즐기고자 하는 마음에서 보면 다~ 만만하게 살아가는 배경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반면 취미로 시작을 했는데 그 취미에 빠져서
취미생활 자체에 먹혀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한 친구의 예를 들어보면 10만원대 mp3플레이어를 구입한 것을 계기로
기본 포함된 이어폰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듣다보니 같은 이어폰으로 
더 좋은 소리를 드는 하드웨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래서 업글을 하지요. 플레이어가 바뀌고 보니
다른 이어폰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이어폰도 업글을 합니다.
그러고보니 플레이어도 살짝 부족한 점을 느낍니다.
과연 더 고급기기는 어떤 소리를 낼까?

하면서도 도전하다보니 별것 아닌 것 같았던 휴대용 음원기기에
수백만원을 꼴아박고 있더라~~ 하는 경우일 것 같습니다.



가능성? 이라는 것을 볼 때 휴대용 음원기기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이어폰의 영역과 헤드폰에 대한 도전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제법 쉽지 않은 주제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수백만원대에 도달하는 헤드폰을 만나본다는 것은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안되는 만큼, 이렇게 청취해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젠하이저 HD800D은 아무래도 그 튼실한 구성을 떠나서
가격적인 부담때문에 함부로 청취해보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헤드폰 앰프도 어느정도 가리는 편이라서
더불어 청취할 가능성을 찾기란 어렵지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역시 하이파이 브랜드 코드에서 내놓은 앰프와 함께 HD800을 만나봅니다.

허용 임피던스가 너무 널널해서 어지간한 형태로는 제대로 울리기 어렵다는 800인만큼

이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소리를 조여줄 수 있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뇽뇽~합니다.


물론 라이브, 현장감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사랑스러운 코드이기 때문에

이정도 여유는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넓은 공간감을 형성해주고 있어서 젠하이저 HD800이 가지고 있는

특성치와는 살짝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스타일만 따지면 결코 외출형 헤드폰은 아닙니다.

(물론 저같은 바보는 안따지고 외출할 때도 사용을 하지만요.

스탁스 제품을 빼고는 그냥 막 들고 나갔던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글로벌한 헤드폰 브랜드에서 젠하이저, AKG, 그라도, 쉐어 등과

이런저런 짜임새를 보더라도 이번 800은 확실하게 브랜드 지위를 생각하고서 만든

편암함이 있습니다. 미세한 소리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악기들이 어느정도 위치에서

울리고 있는지 잘 들려주는 매력은 대단히 좋습니다.


남녀 백 코러스의 음질까지도 생생하게 뽑아내주는 것을 보면 역시

분리도, 현장감, 표현력에서 굉장히 사랑스러운 애라고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박력!! 이라는 부분이 묘합니다.

저야 이부분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지만 근래에 와서 유행하는

저음 강조형 브랜드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허걱! 뭐 이렇게 김빠진 소리가?"


라는 감평이 나올 듯 합니다.

메탈이나 락 관련은 음반을 가져가기 않았기 때문에

OST음반에서 나오는 것들로 기준을 삼았는데

그런 기준으로 보면 확실히 둥둥둥한 박력이 확~ 떨어지는

어중간한 기기로 들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근래에 이런저런 형태로 유행하는 몇몇 브랜드 제품이 가지는

특징을 보면 과도할 정도로 울리는 중저역 기능때문에

음 자체가 두텁워 지는 것보다 분위기를 따지는 분들에게

시시하다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들을 빼고 들어보면 확실히~ 굉장히~

산뜻하게 이런저런 소리들을 명료하고 상쾌하게 들려주고 있다고 할 것 같습니다.

이날 스탁스 제품은 들어볼 수 없어서 비교감청이 안된 것이 아쉬웠지만

나름 한 시대를 보여준 아름다운 플래그쉽 헤드폰의 기준

경험해본 것을 즐겁게 생각 합니다.



P 만보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