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후반기에 들어서 다시 여름방학 시간에 한국에 가서 친구,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게임을 먼저 시작한 게이머로서 이런저런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야 완전하게 자가 발전한 스타일이라서 게임기 역사나 관심도는 저리가라였고 가끔 그러한 인식이 부족해서 읽은 자료를 잘못 이해하고 전달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잡지 등에서 나오는 레트로, 클래식에 대한 향수등을 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요) 전후 사정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경험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때 알게 되었지요. 덕분에 나름대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몇 몇 게임은 일본에서 중고로 팔지 말고 한국에다가 팔 것. 그러면 조금 더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덕분에 이때만 하더라고 별로 갈 일이 없던 용산에 들락거리게 됩니다. 제 경우 게임만 하고 바로 되팔기 위한 일본식 중고시장 시스템 때문에 롬만 쓰고 패키지나 설명서등을 잘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되팔 때 좋은 가격을 받으면서 팔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알게 된 다른 분 부탁을 받아서 물건을 보내주는 것도 하다 보니 나름대로 아르바이트도 되고 해서 재미있었지요. 게다가 아무래도 일본 현지 아키하바라에서 직접 주워올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인기와 신용을 얻었습니다.
여름방학동안에는 전혀 게임을 안하고 그냥 딩가딩가 음주가무를 즐기다가 돌아와 보니 그동안 게임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우선 원작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접근한 <3×3EYES 성마강림전(3×3EYES 聖魔降臨伝)>의 경우, PC엔진판 게임을 더욱 좋아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슈퍼패미컴판 이 녀석은 그냥 맛보기 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래픽이 동원되는 게임이라고 하면 역시 PC엔진판이 제일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고 하겠지요.
SNK사에서 출시한 네오지오까지는 구입할 생각이 없었던 저로서는 이렇게 시대의 중심에 서버린 SFC용으로 게임이 나와주는 것이 기뻤습니다. <킹 오브 몬스터즈(キング・オブ・ザ・モンスターズ )>가 그런 경우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역시 그래픽 등은 네오지오보다 떨어지는 것이어서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재미를 보여준 메이커 브랜드가 등장했지요. 저는 높은 평가를 하고 있던 컬쳐브레인(カルチャーブレーン)에서 나오는 게임들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비룡의 권S 골덴파이터(飛龍の拳Sゴールデンファイター)>과 같은 게임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액션게임으로 쉽게 도전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복잡한 입력이 필요없는 간편 필살기 입력이 편했지요.
물론 화제의 게임 <불꽃의 투구아 돗지 탄페(炎の闘球児 ドッジ弾平)>도 건드려 보았지만 (왜 그렇게 돗지 볼 게임이 화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선배가 부탁해서 구입한 <슈퍼 대항해시대(スーパー大航海時代)>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저의 게임 편식성도 제법 심한 편이었다고 생각을 했습 니다. 게다가 친구들이랑 모여서 놀수 있는 테이블 게임으로서 <슈퍼모모타로 전철Ⅱ(スーパー桃太郎電鉄Ⅱ)>같은 것이나 <초대열혈 경파 쿠니오군(初代熱血硬派くにおくん )>, <킨니쿠만 더티 챌린저(キン肉マン DIRTY CHALLENGER)>같은 것이 재미를 끌 때였습니다. 친구들 권유로 접근해본 <슈퍼 마작(スーパー麻雀)>의 경우, 그렇게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은 역시 룰을 잘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고 하겠지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접하면서 돌아보면 슈퍼패미컴은 시장에서 높은 비율을 자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타 게임회사가 그쪽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밖에 없없다고 하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1991년만 해도 그런 것이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서서히 시장 장악에 따른 구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고 하겠지요.
그래도 화제를 부른 게임인 <슈퍼 마리오 카트(スーパーマリオカート)>가 보여준 매력에는 흠뻑 빠졌고, <CB캐릭터 워즈 잃어버린 개그(CBキャラウォーズ 失われたギャ〜グ)>같은 게임을 통해서 놀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울트라 베이스볼 실명판(ウルトラベースボール実名版)>이 나오면서 열심히 친구들과 대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에 꾸준히 시리즈로 나와주는 건담 게임에는 재미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SD기동전사 건담 V작전시동(SD機動戦士ガンダム V作戦始動)>에도 도전을 했는데 전혀 다른 형태로 쉽게 다가온 시뮬레이션 전략 게임 중 하나인 <슈퍼 가챠폰월드 SD건담X(スーパーガチャポンワールド SDガンダムX)>는 저에게 시뮬레이션 게임도 재미있다는 인식을 주었습니다. 역시 선배 부탁으로 <제독의 결단(提督の決断)>같은 것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저 자신은 손을 댈 생각을 하지 않다가. 시뮬레이션 게임에 있어서 기본이라고 하는 <대전략 엑스퍼트(大戦略エキスパート)>를 해보았지만 역시 큰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세심한 검증을 기반으로 한 게임인 경우 그 세계관이나 무기에 대한 특성들을 잘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다시 알 수 있었지요. 시뮬레이션은 결국 그 세계설정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 것인가를 가지고 이해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SFC타이틀로 등장한 일본의 국민 RPG게임, <드래곤퀘스트V 천공의 신부(ドラゴンクエストV 天空の花嫁)>를 기반으로 RPG라는 장르가 가진 이런 저런 재미를 만끽했다고 하겠지요. 덩달아 액션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 부탁으로 <리턴 오브 더블 드래곤(リターン・オブ・ダブルドラゴン)>이나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선배의 부탁으로 구입한 <슈퍼 로열 블러드(スーパーロイヤルブラッド : ROYAL BLOOD)>등이 참 멋진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 대한 이해를 가지면서 과거 명작이라고 하는 작품에 대한 감상도 가지게 되면서 이전에 나왔던 하드웨어나 게임소프틍 관심을 가지게 한 것도 역시 1992년이라고 하겠습니다.
친구의 말을 듣고 접근한 <진 여신전생(真・女神転生)>에서는 그 장르적인 특성 변화를 느끼면서 나도 만들어 볼 수 있는 세계가 있으면 나만의 RPG게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들 부탁으로 구입한 RPG<사이버 나이트(サイバーナイト)>나 시뮬레이션게임 분야에 있어서 걸작으로 이해하고 있는 <삼국지Ⅲ(三國志Ⅲ)>같은 것보다 <레나스 고대기계의 기억(レナス(LENNUS) 古代機械の記憶)>와 같이 뭔가 모르게 패키지가 끌리는 게임을 우선시 하게되면서 저는 아무래도 비주얼적인 효과도 만족시켜주는 RPG에 갈망하는 형태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슈퍼SWIV(スーパーSWIV)>는 솔직히 구입은 했지만 무슨 게임이었는지 기억을 못합니다. 구입해서 바로 넘겨버렷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너무 무거운 분위기를 제외한, 좀 코믹하고 즐거운 RPG를 원해서 접근한 것이 바로 <히어로 전기 프로젝트 올림푸스(ヒーロー戦記 プロジェクト オリュンポス)>같은 게임이라고 하겠지요. 게다가 5탄에서는 RPG였기 때문에 6번째는 어떤 재미를 보여줄까 했는데 대전 격투게임으로 등장한 <북두의 권6 격투전승권 패왕의 길(北斗の拳6 激闘伝承拳覇王への道)>에서는 많이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몇 몇 격투게임을 해보면 알게되는 밸런스적인 부분이 그렇게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캐릭터 게임인 경우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유혹의 조건이 되지만 게임 차제의 밸런스가 좋지 않으면 쓰레기 게임이 되어버리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즐겨본 게임들이 서서히 100여개 전후가 되면서 자기만의 감각, 감상이 정리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로얄 컨퀘스트(ロイヤルコンクエスト : Royal Conquest)>는 조금 전통적인 RPG의 감각을 느껴보면서도 결국은 그 이상 재미를 느끼게 해주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하게 되었습니다. RPG에 대한 나름대로의 감상이 생기면서 자기가 추구해보는 게임성을 추구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랑전설 숙명의 싸움(餓狼伝説 宿命の闘い)>이 네오지오에서 넘어오면서 맛난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친구들과 주말에 모여서 열전을 펼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금씩 시뮬레이션 장르에 도전을 해보고 싶지만 세계대전을 기반을 한 것보다 창작성이 강한 게임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발바롯사(バルバロッサ : Balbalossa)>같은 것도 건드려보았지만 화끈한 감각을 얻을 수는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이런 장르를 좋아한 친구 부탁으로 구입한 <내일의 조(あしたのジョー)>를 저는 그냥 한 번 해보고 그냥 바로 보냈습니다. 게임성과 캐릭터 느낌이 동시에 잘 꾸며진 작품을 만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건담 캐릭터 게임은 나름 밸런스를 잘 맞춘 게임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송 마스터(ソングマスター : SONG MASTER)>는 뭔가 특이해 보였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보통게임으로 인식을 했습니다. 그런 이유는 역시 연말에 등장한 RPG게임 대작, <파이널판타지V(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Ⅴ)>때문이라고 하겠지요. 딱 사흘 만에 클리어 했습니다. 조금 패턴을 알게 되면서 뻔한 형태라고 하겠지만 개성적인 작품에 대한 갈망이 심했다고 하겠지요. 다반 패턴 적으로 볼 때 그 이상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룡의 권S 하이퍼 버전(飛龍の拳S ハイパーバージョン)>은 바로 친구 때문에 넘기고 한참 유행하던 와카 다카 스모형제 붐도 있어서 구입해본 <대 스모 스피릿츠(大相撲魂(スピリット)>는 그냥 해볼만한 스포츠 게임이었습니다. 그래도 게임과 함께 경험해보면서 다양한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하겠지요. <기동장갑 다이온(機動装甲ダイオン)>은 한 번 해볼 만 했고, 역시 패턴을 알아버린 <SD건담 외전2 원탁의 기사(SDガンダム外伝2 円卓の騎士)>는 이틀 만에 클리어 해버리는 권태기에 빠지게 되어버렷습니다. 퍼즐 게임인 <슈퍼 테트리스2 +봄브리스 (スーパーテトリス2+ボンブリス)>에 빠져볼까도 했지만 몇 번 해보고는 흥미를 잃었지요.
<중장기 발켄(重装機兵ヴァルケン : ASSAULT SUITS VALKEN)>이 스토리가 있는 슈팅 액션 게임이라는 말을 듣고 도전했지만 하루도 안 되어서 끝내버리고 나니 겨우 이런 즐거움을 위해서 몇 천엔이나 써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광고에 빠져서 구입한 <나카지마 사토루 감수 SUPER F1 HERO(中嶋悟監修 SUPER F1 HERO)>도 오프닝과 첫 레이스 한 번 해보고 빠이 빠이 했습니다. 확실히 이 때는 게임을 손에 들어도 지긋하게 해볼만한 게임이 없었다는 점을 느끼면서 게임은 그저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요.
<슈퍼 스타워즈(スーパー・スター・ウォーズ)>는 좀 흥미가 있었지만 결국 장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반숙영웅 아아 세계여 반숙이 되어라!!(半熟英雄 ああ,世界よ半熟なれ…!!)>이 조금 일본식 RPG에 대한 재미를 새롭게 느끼게 해주었지만 스퀘어가 이것을 가지고 나왔을 때 에닉스는 <46억년 이야기 머나먼 에덴으로 (46億年物語 はるかなるエデンへ)>을 가지고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역시 둘 다 재미를 오래 유지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겨우 몇 일, 또는 몇 시간정도로 구분되는 즐거움을 위해서 이런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 참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요. <랫싱 비트 란(ラッシング・ビート乱 )>이나 <로니 툰즈 로드 런너 vs 와일리 코요테(LOONEY TUNES ロードランナーVSワイリーコヨーテ)>은 그냥 건드려 볼만은 했지만 끝까지 해볼만한 게임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대폭소! 인생극장(大爆笑!!人生劇場)>을 가지고 연말에 친구들이 모여서 왁자지껄 한 번 놀았지만 그 외에는 전혀 쓸모가 없었지요. <랑마 1/2 폭렬난투편(らんま1/2 爆烈乱闘篇)>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좋아서 구입했지만 역시 하루도 안되어서 전부 클리어 하고나니 나름대로 새로운 게임에 대한 목마름이 심했다고 하겠습니다. 더불어 육체가 그런 게임패턴에 물들어 버리면서 너무 뻔한 사황을 만들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슈퍼패미컴은 이런저런 형태로 강력한 물건이었던 만큼 무시무시한 저주를 느끼게 해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