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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1990 / 20c

달려라 메로스 -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아가는 이유


달려라 메로스

일본 / 走れメロス

MOVIE

드라마

1992년 7월 18일

전 1편

감독 오오스미 마사아키(おおすみ正秋)

제작사 비주얼80 (ビジュアル80) - 배급 토에이(東映)

감상매체 VHS / LD


스토리-감동 20 : 15

스토리-웃음 15 : 5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15 : 13

작화-미술 10 : 8

음악 10 : 7

연출 10 : 8

Extra 10 : 8

72 point = 

원작 소설을 읽어 보신분이나 내용을 알고 계신 분들이 무척이나 많으리라고 생각되는 원작을 만화영화한 작품인데 실상 보자면 그렇게 많은 분들이 보신 작품은 또 아닙니다.

별 쓸데없는 심심풀이 만화영화들을 씹으면서 즐거워하는 우리나라의 일본만화반대주의자들은 이런 만화들은 안보고 무얼 하고 계시나…하고 생각이 들만큼 연출이나 기법, 사상이 즐거운 작품입니다.

1992년도 작품으로 확실히 이 작품은 그렇게 만화영화적인 재미를 강하게 말하는 그런 작품은 아닙니다. 그저 보고 즐기기에는 그 유명한 스토리를 떠올리면서 결과에 대한 미지적 탐구심이 결여되어 버리기에 결말에 대한 기대감이나 불안감이 없어져 두근두근 하는 기대감이 많이 결여 되어 버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누구라도 알고 있는 스토리를 얼마만큼이나 감동적으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할 충분한 배려가 되어져 있는 지를 잘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누구라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작품화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해의 도움이 있는 반면에 상술적인 가치를 상당히 손실시키는 면도 없지 않아 있으니까요.

그러한 작품을 이렇게 아름다운 구성과 에피소드로 이어져 나가게 하고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 시킬 수 있도록 연출한다는 것은 현대의 일본 만화영화의 실력이 아닌가하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작품으로서 만화영화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보아두어도 좋은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 1996


오다 마사카즈(小田和正)가 부른 인상적인 주제가도 마음에 들어지만 그 이상으로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가 쓴 원작 소설이 가진 매력을 굉장히 잘 살려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본래 1940년에 나온 단편소설이 기반인데 이 소설도 그리스 신화와 독일 민화 시를 연결해서 창작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인간불신에 빠진 지역영주의 폭권에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평범한 주인공이 자신을 위해서 대신 인질이 되어버린 친구를 위해서 약속을 지키고자 열심히 달리고 달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무척 단순한 이야기이면서도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는 것은 확실히 새롭게 다른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작품을 보기 전에는 달려라 메로스가 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줄 모르고 보았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저런 동화집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그 주인공이 메로스인줄은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어느날 비디오 렌탈점에 등장한 이 작품을 보고 정보도 없이 그냥 덜컥 빌려와서 보았는데 그 이야기를 멋지게 그린 작품이었지요. 이후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주변 친구들에게는 너무 밋밋한 캐릭터 때문에 그렇게 인기를 끌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가 만든 디자인은 확실히 대중적인 재미로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사실적인 느낌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더욱 묘하게 사실적인 감동을 이끌어냈지만 과연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것이 좋았을까? 하는 평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 오키우라는 이전에 작업했던 작품들이 대부분 로봇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보톰즈 같은 작품 안에서 보여준 연출력도 좋지만 AKIRA에서 보여준 원화작성을 보면 어느정도 만화적인 구성과 매력을 가진 연출, 애니메이터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는 아주 확실한 자기 개성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오키우라는 이때를 기준해서 이후 <기동경찰 파트레이버 MOVIE2>까지 이어지는 작화감독 연출적 역량을 잘 보여주었는데 그만큼 대단한 시대를 맞이한 때에 나온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1995년 <공각기동대>를 통해서 아주 확실하게 자기 매력을 갖춘 캐릭터 디자인, 원화, 작화감독이라는 이름을 빛나게 했지만 그 기반을 보여준 작품이 바로 이 메로스라고 하겠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이 이 작품을 통해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크게 바뀐 오오스미 마사아키에 대한 이야기도 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는 이전에 유행하는 타카하타 이사오(高畑勲)식 구성과 콘티를 애용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된 오키우라를 보고 그가 그려나가는 치밀하고 세심한 콘티 제작을 보면서 새로운 시대를 느끼고 자신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후 그가 <루팡3세 암살지령>을 연출할 때는 기존과 다른 특징을 가진 매력으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키우라는 이후 2000년에 <인랑 : 人狼 JIN-ROH>를 통해서 감독,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큰 인정을 받게되었지만요.

이때만 해도 조금은 비호감적인, 덜 이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진 드라마 연출이었다고 해도 그 안에서 보여준 다양한 재미나 연출력, 그리고 멋진 스토리는 정말 좋은 감상을 알려주었고 나름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전에는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고 보던 만화, 애니메이션 구성에 대한 성격적인 이해도 이전과 달리 더욱 관심을 두게 되었고요. 이런 기운들을 알아갈 수 있을 때 살아간 일본이었기 때문에 또 다른 감흥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어떤 작품이라도 기본은 스토리이고 그 위에 연출되는 감독과 애니메이터의 개성이라는 것이 이런저런 작품성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 -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