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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Story/TV Series

즐겨온 일본드라마?

근래에 와서 일본 드라마 이야기를 좀 하다보니 이래저래 설을 풀 수 있었는데 대부분 케이블 TV를 통해서 방송된 부분을 기준으로 알고 있으신 분들이 많다 보니 오래된 작품 이야기는 하기 어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일본 드라마를 의식하고 본 것은 1984년입니다.

본래는 일본 음반(해적판 LP와 불법 수입CD)을 구하고 다녔지요. 그 중간에 아파트 단지에 사는 친구에게 아파트 상가의 한 비디오 점포에서 일본 방송을 녹화해 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만화영화나 음악 방송 녹화한 테이프를 빌려보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도중에 실수로 다른 녹화 테이프를 빌려오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오싱 : おしん>이었습니다.




1983년 4월 4일부터 1984년 3월 31일까지 NHK 연속 TV소설로서 전 297화나 방송된 작품이지요.

당시 아파트 단지에서 사시는 분들 중에서는 일본 대하 드라마 등을 비디오로 녹화해서 즐기시는 어른 들이 계셨는데 그런 분들을 위한 테이프였지요.

정확히 몇화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음악방송인줄 알고 빌려온 비디오 테이프에서 신파극 드라마가 펼쳐진 것 때문에 어벙벙 했지만 테이프 하나에 있었던 드라마들을 줄줄이 보고 나니 이게 제법 재미있더군요.

아직 일본어를 대충 알 때였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는 어려웠지만 뭔가 모르게 색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이 작품이 엄청난 인기를 기록했는데 평균 시청률 52.6%, 최고시청률 62.9%라는 기록을 남기면서 국민드라마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이 드라마는 인도네이사, 대만, 홍콩, 싱가폴, 이집트 증 세계 63개국에 수출, 방송되어 대 반향을 불러모았었는데 우리나라는 당시 일본과 문화교류가 금지되어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방송을 보려면 불법으로 녹화되어 온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볼 수 밖에 없었지요.

저같은 애는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음악방송을 보는 것이 주였지만 어쩌다 보게 된 이 작품으로 인해 결국 저도 전 세계에서 가장 히트한 일본TV드라마인 ‘오싱’을 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제가 보게 된 일본 드라마는 이 작품, 오싱부터 시작한다고 하겠습니다.

나중에 그 아파트에 사는 어르신 중 한 분이 일본에서 특집으로 방송된 ‘추신구라 : 忠臣蔵’ 프로그램을 구해보는 덕분에 저도 덩달아 보게되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일본식 사극 액션에도 살짝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사무라이 라는 명칭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 느낌 같은 것을 몰랐던 시절에 접한 문화적인 부분이라고 하겠지요. 이후 어느정도 일본 드라마에 대한 정의를 대충은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쪽이 더 좋았던 관계상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한국드라마 <대장금>을 본 일본 친구가 ‘한국판 오싱’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확실히 시대적인 고난을 넘어서 성공하는 모습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사랑받은 드라마 연출 구성 중 하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시 드라마를 그렇게 즐겨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기본적으로 만화, 애니메이션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르다고 할 때였지요(^^). 그러다 1991년 일본에서 굴러다니게 되었을 때, 눈에 들어온 드라마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101번째 프러포즈 : 101回目のプロポーズ>였습니다.

그 참신한 러브어택 드라마에 감동을 먹은 저도 역시 딩가딩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드라마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결국 과거 작품이나 비디오 점포에서 렌탈을 할 수 있었던 비디오 드라마 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음악이 좋아서 보게된 <데카귀족 : 刑事貴族>, 1989년도 판 <시라토리 레이꼬이올시다 : 白鳥麗子でございます>등을 보면서 일본 사회에 대한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었지요.

<불꽃의 요리인 : 炎の料理人・北大路魯山人>을 보고서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책에 관심을 새롭게 가질 수 있었고, <콤비니언스 이야기 : 편의점 이야기 : コンビニエンス物語>를 보면서 이런 일본식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곧 퍼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요.

TV아사히에서 방송한 <대표이사 형사 : 代表取締役刑事>를 보면서 일본은 참 형사드라마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되었고(^^), <탑 스튜어디스 이야기 : トップスチュワーデス物語>를 보면서 일본 애들 스튜디어스 참 좋아하네~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 : 世にも奇妙な物語>시리즈를 보면서 이런 괴담드라마가 현대적으로 끝임없이 등장하는 일본 정서가 재미있어졌지요.

<AD부기 : ADブギ>를 보면서 색다른 인생관을 꿈꾸어 봤습니다.

<학교에 가자 : 学校へ行こう!>를 보면서 확실히 우리나라의 학교 풍토와는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니혼TV의 <결혼하지 않을지도 몰라 증후군 : 結婚しないかもしれない症候群>과 후지TV의 <결혼의 이상과 현실 : 結婚の理想と現実)>을 보면서 참으로 결혼 이야기도 즐겁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확실히 우리나라 드라마와는 다른 정서였지요.

<선생님의 마음에 드는 녀석 : 先生のお気に入り>을 보면서 예술학교에 대한 색다른 감각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도 집을 샀습니다 : それでも家を買いました>는 조금 슬픈 일본 주책 현실을 느끼게 해주었지요.

<치요노 후지 이야기 : 千代の富士物語>를 보면서 일본 스모선수와 스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백화점 여름 이야기 : デパート!夏物語>를 보면서 이 배우들이 가진 캐릭터관이 무척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는 멋이 강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경러브스토리 : 東京ラブストーリー>가 사회적 붐을 일으킬 때 슬픈 사랑이야기에 조금 우울해졌지요.

<너스 스테이션 : ナースステーション>가진 재미로 즐거운 간호원에 대한 재미를 가졌고, <열혈 신입사원선언 : 熱血!新入社員宣言>을 보면서 왜 저리도 일본인들은 기업에 충성하려는 것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빠랑 낫짱 : パパとなっちゃん>을 보면서 가수와 배우의 겸업이 일본에서는 대중적이라는 것을 느꼈고 <호텔 우먼 : ホテルウーマン>같은 작품에서 확실히 일본의 드라마는 뭔가 계몽적인 것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제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 : もう誰も愛さない>는 드라마보다 선곡에 마음을 주었지요.




<라라바이 형사 : ララバイ刑事>,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 愛という名のもとに><너밖에 보이지 않아 : あなただけ見えない><사랑스러운 형사 : 愛しの刑事><AD리턴즈 : ADリターンズ><어른의 선택 : おとなの選択><여성은 배짱 : おんなは度胸><학교가 위험해 : 学校があぶない><교사 여름방학 이야기 : 教師夏休み物語><싫지는 않아 : キライじゃないぜ)><사장이 된 골목대장 : 社長になった若大将><십년 사랑 : 十年愛><멋지게 속여줘 : 素敵にダマして!><대공항 92 : 大空港'92>, <백화점 가을 이야기 : デパート!秋物語>, <도쿄 엘리베이터 걸 : 東京エレベーターガール>, <도망자 : 逃亡者>, <아빠라고 불러줘! : パパと呼ばせて!>, <한여름의 형사 : 真夏の刑事>, <나쁜 여자 : 悪女 :わる)>, <악마의 키스 : 悪魔のKISS>, <그날로 돌아가고파 : あの日に帰りたい>, <딸기 백서 : いちご白書>, <거짓말은 부부의 시작 : 嘘つきは夫婦のはじまり>, <어른의 키스 : 大人のキス>, <고교교사 : 高校教師>, <말괄량이 길들이기 : じゃじゃ馬ならし>, <한 지붕 아래 : ひとつ屋根の下>, <돌아보니 그녀석이 있다 : 振り返れば奴がいる>, <삐삐가 울리지 않아서 : ポケベルが鳴らなくて>와 같은 작품들을 섭렵하게 되었습니다.

 

1994년에 들어서는 히트한 작품 몇 개만 볼 수 있었는데

<집없는 아이 : 家なき子>, <위를 보고 걷자! : 上を向いて歩こう!>, <돈이 없어! : お金がない!>, <신 서유기 : 新・西遊記>, <더 와이드쇼 : ザ・ワイドショー>, <신 공항 이야기 : 新空港物語>, <시간을 달리는 소녀 : 時をかける少女>, <여주인 3대 여자의 싸움 : おかみ三代女の戦い>, <별의 금화 : 星の金貨>, <속 별의 금화 : 続・星の金貨>, <나츠꼬의 술 : 夏子の酒>, <후루하타 닌자부로 : 古畑任三郎>시리즈는 색다른 감각을 맛볼 수 있었지만 이후로 일이 바빠서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1996년에 들어 그 유명한 작품 <롱바케이션 : ロングバケーション> 때문에 다시 불이 붙어버리고 말았지요. 덕분에 다시 일본 드라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맛있는 관계 : おいしい関係>, <굿럭 : グッドラック>, <쇼타의 스시 : 将太の寿司>, <간호사의 일 : ナースのお仕事>, <하쿠센 나가시 : 白線流し>, <퓨어 : ピュア>, <좋은 사람 : いいひと>, <일기예보 누님 : お天気お姉さん>, <춤추는 대수사선 : 踊る大捜査線>, <유리가면 : ガラスの仮面>, <기프트 : ギフト>, <실낙원 : 失楽園>, <비치보이즈 : ビーチボーイズ>, <러브 제네레이션 : ラブジェネレーション>, <이상의 결혼 : 理想の結婚>, <반짝 반짝 빛나는 : きらきらひかる>, <3자매 탐정단 : 三姉妹探偵団>, <GTO>, <쇼무니 : ショムニ>, <진베 : じんべえ>, <세계에서 가장 아빠가 좋아 : 世界で一番パパが好き>, <소무리에 : ソムリエ>, <체인지! : チェンジ!>, <잠자는 숲 : 眠れる森>, <구명병동 24시 : 救命病棟24時>, <케이조쿠 : ケイゾク>, <샐러리맨 킨타로 : サラリーマン金太郎>, <스케반 형사 : スケバン刑事>,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남자 : 天国に一番近い男>, <뉴스 우먼 : ニュースの女>, <마녀의 조건 : 魔女の条件>, <라선 : らせん>등을 보게되었지요.

이후에는 2000년이 되면서 드라마를 골라보게 되었는데 그만큼 정보체계가 성립되었다고 하겠지요, 재미가 있건 없건 무조건 적으로 보던 것과 달리 (거의 제목만 보고 결정했지요) 골라보게 되었는데 이런 경험들은 확실히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많은 작품들을 본 것은 아니지만 우연치 않게 드라마들을 보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그런 점들을 보면 무척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1984년부터 봤으니 년수만 따지면 23년 정도 일본 드라마를 봐왔네요. 참으로 아리송송한 드라마 감상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만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고 대부분 녹화해둔 것들이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근래에 와서 DVD로 작품들이 나오지만 유명한 작품들만 출시되기 때문에 추억을 회상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 과거에 분실한 방송 녹화 테이프들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는 제법 녹화를 해두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취미를 즐기는 여러분들도 꾸준히 자료로서 녹화, 기록해두는 버릇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취미시간 되세요~.

 

PS. 그러고보니 대충 헤아려 봤지만 몇개 빠져있네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말이지요.

파랑색으로 표기한 것은 재미있게 본 것들입니다.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한번 보아두셔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근래는 아사쿠사 후쿠마루여관과 몹 걸드림어게인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겠습니다. 스토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작품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