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요상한 이야기지만 <샐러리맨 초한지>와 <빛과 그림자>를 본 외국 친구들 말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K pop관련 유행과 더불어 한류붐도 있어서 여럿 외국 웬수들이 한국 방송과 드라마를 보고 즐거워 하게 되었지요.
이전에 '나가수'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일당들이기도 하고요.
그런 덕분에 저 자신도 잘 못보는 (녹화만 해서 넘겨줄 뿐 제가 볼 시간이 없지요) 한국 드라마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낳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사극 붐이지만 실질 너무 진지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은 이해가 어려운 점들 때문에 일반 외국 친구들에게는 좀 거리감을 생기게 해주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한국 근대사를 품고있는 '빛과 그림자', 상당히 극적인 드라마를 보여주는 '샐러리맨 초한지' 때문에 주말(그쪽 시간으로 토요일)에 채팅을 좀 했습니다.
우선, 상당히 연기를 잘한다~ 라는 평이 나오는 부분은 샐러리맨 초한지 쪽입니다.
드라마적인 면은 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한데 캐릭터가 좀 멋을 부리는 빛과 그림자에 비해서 샐러리맨 초한지 쪽이 좀 더 연기를 화끈하게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두 작품 다 조금 사투리가 많이 나와서 그런 분위기까지는 외국친구들에게 알려주기 어렵지만 상당히 망가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역시 연기자는 망가져야 제맛이라는 말을 하게됩니다. 특히 극단적인 상황과 상황이 맞아가는 과정이 기존 한국 드라마와 달리 너무 부자들의 세상처럼 보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확실히 망가지면서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의 다른 면들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들 중 한국에 와본 녀석은 둘 뿐이지만 나름 서울구경은 하고 갔음에도 잘 못본 모습이 더 많지요.
다만 코드적으로는 힘이나 돈이 있던 인간들이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시 부활하는 과정등을 통해서 보여주는 카타르시스가 비슷하다는 말을 하게되면서 한국형 드라마의 기준은 (널리 알려진 대장금을 포함해서) '성공신화'라는 것을 보여줌으로 인해서 과거 7~80년대 미국에 있었던 '아메리칸 드림' 스타일이라는 이야기를 하게됩니다.
이런 부분은 '빛과 그림자'도 역시 그런 부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샐초'는 패밀리 경제판을 기반으로, '빛그'는 연예판을 가지고 연결되는 정치판으로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극적인 상황 연출을 위해서 복수라는 드라마 코드가 꼭 들어가 있는 점들을 보면 한국형 드라마 패턴에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구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저도 잘 모르는 부분, 신경을 쓰지도 않았지만 한국인이다 보니 잘 모르고 넘어가는 모습들이 외부인들에게는 또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인인 나도 모르고 넘어간 이 신인가수가 아이돌 나르샤 였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본 것도 외국친구가 먼저였습니다. 훌쩍. 사실,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저는 한국방송 드라마를 잘 못보았습니다. 리얼타임, 본방사수가 어려웠다는 것이지요. 지금처럼 드라마 관련 자료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던 때도 아니었고 거의 부분 부분 띄엄 띄엄 보는 정도였지요. 가뜩이나 해외에 돌아다니고 국내 일을 하더라도 IMF때문에 야근이 기본이 되는 세상이 되다보니 취미로운 방송프로그램 즐기기란 정말 어려웠지요. 극장도 가기 어려워지면서 할 수 없이 DVD타이틀만 주야장천(晝夜長川) 구입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한국적인 정서를 생각해보면 나름 재미있는 느낌만으로 접근을 하게되는 행복감이 있었던 드라마였지만 그런 부분들을 의외롭게 잘 기억하는 이들이 드물다는 말도 하게됩니다. 한국인들에게는 당연하게 한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게되는 드라마 형태인데 정작 한국인이 아닌 그들이 보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시대감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적 구성점이나 진행은 '빛과 그림자', 반짝 반짝 빛나는 아이디어 승부에서는 '샐러리맨 초한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에필로그 부분을 코믹하게 잘 만들어가면서 보여주는 점 때문에 시청자들이 스텝롤 올라가는 시간까지 집중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은 색다른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해외 친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샐러리맨 초한지에 나오는 붉은 머리 여인네가 지껄이는 소리들입니다.
그놈의 삐~~ 삐삐삐~~ 하는 말, 단어에 도대체 어떤 말이 들어있기에? 라는 점이지요.
한 녀석은 그 부분이 궁금해서라도 나중에 해외판 DVD가 나오면 사봐야 겠다는 소리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