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저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작품이고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만 이 작가가 그렸던 <윙 맨>이나 <레몬>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저와 같은 심정으로 만나볼 수 있는 양질서 입니다.
이 작품의 기원(?)이 된, 스페셜 점프용 단편을 보신 분이라면 그 결말과 구성에 어느 정도 기대감이 떨어 졌을지도 모르지만 즐겁게 본 연재만화이기도 합니다. 이 작가가 연출해내는 다양한 엉덩이 묘사 장면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만, 단편에서는 스토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장편으로 변모하게되면 왜 이다지도 어지러운 스토리가 되고 마는 것인지… 이 작가는 역시 단편을 만들 때 그 가치를 발휘하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다 맨>같은 작품은 빼고요.
아직까지 이런 작품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고 계시는 분이라면 더운 여름날에 한 번 읽어보시지요. 더욱 짜증이 날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감각에 사로 잡혀 들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스페셜 점프'에 올렸던 단편을 더 높게 치고 싶지만요. - 1996
다행히 방구석에서 이 초기 단편이 실린 잡지를 찾아서 올릴 수 있었는데 나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점프와 선데이 매거진 같은 주간 잡지는 쌓아두면 짐만 되기 때문에 몇년 단위로 몰아서 버렸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주간 소년 점프의 증간호 형태로 나왔던 계간 타입 스페셜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왔는데 당시 인기였던 바스타드 같은 작품도 한동안 이쪽으로 연재되면서 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잡지에 단편으로 기획된 [비디오 걸 : ビデオガール]이 있은 후에 소년점프로 연재기획이 나와 등장했는데 약 1여년이 걸렸지요.
실질적으로는 점프를 제작하는 슈에이 편집진의 기준에 따르면 단편을 올려보고 반응이 좋으면 연재를 시작한다는 패턴인데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이쪽 비디오 걸 쪽은 더 높이 치고 있습니다. 그쪽만 보면 훨씬 높은 감상점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이 작품의 마지막 구성은 시발점이 되었던 스페셜지에서 볼 수 있었는데 1992년도 윈터스페셜 (시작이 된 단편이 1988년도 윈터 스페셜이었으니 묘하게 운이 맞아 떨어진다고 하겠지요)에서 마지막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 스토리가 이렇게 긴 구성을 가지게 되었으니 아리송했지만 당시 한국을 비롯한 여러 팬층에서는 어여쁜 미소녀 캐릭터를 잘 표현한 대표적인 일본만화로서 다양한 주목을 받았다고 하겠습니다.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역시 불량 일본만화, 여성의 쓸데없는 노출장면, 때문에 한국의 문화수준에서는 유해독서로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대표적인 평가가 많았던 작품이기고 합니다. 폭력적인 [북두의 권], 살인과 성묘사가 노골적인 [크라잉 프리맨], 그리고 이 작품이 3대 일본 유해만화로 거론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단편 구성만 보면 결코 그런 기준을 가지고 평가할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여전히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사회적 기준은 많이 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봤자 겨우 10년도 안된 이야기지만요.
대중적인 추억과 달리 저로서는 역시 이 연재드라마가 쓸데없이 길어져서 손해를 본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작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성공의 전환점을 가진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 2004
가츠라는 이전 작품에서 대부분 강한 액션이나 SF, 그리고 개성적인 엔카가수의 드라마를 그렸기 때문에 이때를 기준으로 보면 연애만화를 그리는 캐릭터 작가로서의 이미지는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역시 그장 좋은 만화를 그리는 소년만화작가로 생각을 했지 이런 식으로 개성이 있는 드라마를 보여줄지는 몰랐지요. 실상, 이 작품의 장르적 배경이 되는 세상은 SF를 기반으로 한 것처럼 보이는 판타지입니다. 또한 단편에서는 단순하게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이후에 청년으로 성장해서 다시 만남을 가지는 과정을 그렸지만 한없이 순수하면서 조금 정신줄 나간 소년이 미지의 세계에서 등장한 소녀를 만나 갈등하는 구조가 꾸준히 이어진 연재만화 구성은 다른 긴장감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대표적으로 알려진 표현의 기준은 이 상큼하고 세련되게 그려진 여성 캐릭터 표현이었습니다. 흑백을 비롯하여 컬러원고까지 아주 잘 다듬어진 보석같은 면을 보여주었는데 이전 작품 [프레젠트 프롬 레몬 : プレゼント・フロム LEMON]에서 보여준 끼를 완전하게 자기 것으로 소화시켰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물론 자극적인 표현이라는 점은 한국에서 볼 때와 마찬가지고 일본 소년잡지에서도 상당히 연출적인 개성이 강했습니다. 판치라로 표현되는 여성의 스커트 안 묘사를 비롯하여 입욕장면 묘사는 단골로 등장하는 소년만화의 정석적인 표현이었지만 대부분 '만화체'로서 어느정도 생략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반면 카츠라는 놀라운 묘사력을 바탕으로 스크틴 톤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굴곡감과 입체감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표현을 구사했는데 이 부분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인 흑백만화 묘사의 정점이라는 표현을 하게됩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연출을 하고 싶어도 하기 힘들었던 것을 보면 묘하게 만화 장르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의 하나로서 인식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가츠라는 이 패턴으로 큰 인기의 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조금 어색한 면이 많았지만 『I"s』로까지 이어지는 청춘 연애만화의 큰 기준을 마련했다고 하겠습니다. 덕분에 오히려 가츠라는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액션이나 SF와는 다르게 심리적 묘사에 치중하게되는 다양한 캐릭터 묘사에 집중을 하게되고 덕분에 스킬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OVA를 비롯하여 소설, 게임, 실사영화와 라디오 드라마로 전개되면서 붐의 중심에 서게된 이 작품은 여전히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개성 중 하나였다고 하겠습니다.
가장 묘한 감상을 남기게 되는 것은 왜 아이(あい)편과 렌(恋) 편으로 나누어야 했을까 하는 점과 길고 긴 아이편에 비해서 (116화) 렌편은 겨우 14화밖에 그리지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 게산에 들어간 연출이라는 말도 하지만 무언가 모르게 중편 정도로 충분히 막을 내릴 수 있는 작품을 질질 끌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 무렵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만보베스트에 들어가는 작품은 초기 단편 비디오걸이고 이 연재만화 전영소녀는 그 베스트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겠습니다.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