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영웅 이야기
일본 / 宇宙英雄物語
SF 코미디
이토 타케히코(伊東岳彦) 작화
COMIC MAGAZINE
1988년 ~ 1992년
월간 코믹콤프(月刊コミックコンプ) 연재 중단
1995년 ~ 1996년
울트라점프(ウルトラジャンプ) 연재
일반판 전 6권
신장판 전 8권
문고판 전 5권
출판사 카도카와 쇼텐 / 슈에이샤(角川書店 / 集英社)
스토리-감동 30 : 13
스토리-웃음 20 : 7
스토리-특색 10 : 7
작화-캐릭터 20 : 14
연출 10 : 7
Extra 10 : 6
54 Point =
무척 보는 이를 짜증 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1988년 말에 연재를 시작해서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이제 곧 6권이 2년을 넘어서 발매된다고 해서 기다려지기도 하는 작품입니다.
한때는 '비운의 천재'라는 별명을 남긴 한 이토 타케히꼬 연재만화 중 그나마 이어지고 있는 전통적인 개그 만화이며 황당한 SF입니다.
과연 이 만화 주인공은 '쥬지'인가 '로져'인가…… 이 문제점에 의문을 가지기는 했지만 그런 것을 무시하고 보면(?) 흥미 있고 빠른 템포가 매력적인 만화이기도 합니다. 너무 파워가 남아서 보는 이들에게 있어서 정신적 불안감을 일으키는 이 작품이 진행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결론이 기다리고 있을지 무척이나 고심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재미 만을 논하자면 바보 같고, 작화, 구성, 화력을 보자니 성의 없이 엉성한 것 같고, 전체적인 면을 보아도 스토리 복선을 대충 깔아놓은 치밀함(?)에 눈이 돌아가기도 해서 애정을 가진 독자라고 하여도 다정다감하게 받아들이기가 힘든 작품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만화를 즐기는 잡식성이라면 봐두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감상글을 쓴 뒤 3년만에 완결을 지었습니다. 대단합니다. - 1994 & 1996
영문 부제가 'THE FUTURE-RETRO HERO STORY'로 되어 있는데 이 구성은 아무래도 에드먼드 해밀턴의 [캡틴 퓨처] 시리즈에 대한 어느 정도 오마주가 담긴 구성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당시 한 취미 친구가 '영웅이야기'라는 타이틀 때문에 [은하영웅전설]과 헛갈려 주문했다고 한탄하던 생각도 납니다. 우선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떠나서 작가 이토는 만화가라는 구성보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캐릭터, 로봇 디자인 등으로 유명한 친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업이 어느 쪽인지를 말하기란 참 어렵지만 이 작품은 이토에게 있어서 첫 연재만화였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모험적인 실험을 했던 카도카와의 신규 브랜드 잡지에서 SF와 코미디라는 어려운 구성을 도입한 작품이지요. 작화는 굉장히 안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첫 연재만화라고 해서 무시할 것은 아닙니다. 다만 너무 칸칸, 페이지 구성에서 웃기고자 하는 노력이 진~~하게 배어 나와서 스토리 진행은 거의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 6권이나 되는 내용 중 실제 제대로 맥을 이어간 분량만 따지만 1권 분량이 조금 넘을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작가의 개그본능은 캐릭터 구성과 마법 + SF / 판타지 + 미소녀 작품 시대의 한 축을 이루지만 역시 무리가 많았다고 하겠습니다.
본래 작가는 상당히 장대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시작하려고 했답니다. '영웅전설'관련으로 이런저런 명작 타이틀들이 있었던 만큼 어느 정도 도전하는 마음이 강했다고 하겠지요. 아마도 2~3차원 이상 되는 스토리 베이스를 깔아놓고 가볍고 시작해서 장중하게 마무리하는, 그런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80년대 작품들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많았지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로 점철된 작품도 존재를 했지만 말입니다.
덕분에 이 작품에다 장르 구분을 SF라고 쓰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기본 속성만 따지만 코미디가 우선되어야 할 것 같지요. 내용으로 타이틀을 정해야 한다면 '우주 폭소 영웅전설'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무리는 잡지사의 사정이 묘해지고, 연재에 들뜬 작가의 템포가 무척 길어진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카도카와는 가족 분쟁으로 인해서 회사가 이런저런 분쟁, 분란을 겪었는데 이 작품이 연재되고 있었던 '콤프'도 그 상황을 피해 갈 수 없었지요. 게다가 중단 후에 신규 연재된 곳도 같은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였으니 더욱 묘하게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단, 80~90년대 사이에서는 인기 상황 외에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꼴로 연재 중단이 된 작품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 작가는 첫 연재이고, 나름 꿈을 가지고 시작한 작품이라고 할 터인데 (더불어 적당히 인기도 있었는데) 무시무시한 마무리를 통해 묘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것에 아쉬움을 전하게 됩니다. 참고로 당시 라디오 드라마가 26화나 방송되고 CD로도 발매될 예정이었는데 전부 폐기되었다고 합니다. OVA파일럿 작품도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가 있었는데 이것도 결국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지요. 카도카와 사태로 인해서 아쉬운 그림자가 되고만 작품이라는 평가도 하게 됩니다.
그런 점도 있어서 저는 이 작품이 후에 다시 한번 빛을 보거나 리부트 되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토는 나중에 자신이 참가한 동인지에도 개인적인 아쉬움을 담아 번외 편, 스토리를 이야기했는데 나름 복잡하면서도 재미있었던 세계관 구성은 그가 관여한 다른 애니메이션 기획에서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성방무협 아웃로스터 : 星方武侠アウトロースター]나 [성방천사 엔젤링스 : 星方天使エンジェルリンクス] 같은 곳에서 이어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지요. 저같이 초기 콤프코믹판을 가진 사람들은 조금 아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 작품은 어찌 되었든 묘한 완결을 냈습니다.
이상한 세계에 속한 이상한 친구들이 벌이는 스페이스 판타지(물론 기본은 몸 개그) 만화를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 슬쩍 건드려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