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성난 사람들 : 분노한 12 배심원
미국 / 12 Angry Men
MOVIE
법정 드라마
감상매체 TV, DVD
1957년
즐거움 50 : 50
보는 것 30 : 15
듣는 것 10 : 5
Extra 10 : 10
100 : 80
저에게 있어서 영화를 보는 재미, 즐기는 매력을 아주 정확하고 진하게 알려준 작품입니다.
지금도 제가 보는 영화 감상 기준에서 혹시나 흐트러짐이 없게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영화라고 하겠지요. 특별한 감동이나 스토리연출, 화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함이 없이, 고정된 느낌, 한정된 공간연출로서 대사와 12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연기로 이야기를 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1957년도 제 10회 로카르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비롯하여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금공상을 수상했고, 1958년도 10회 미국 작가조합상을 각본가 레지날드 로즈가 받았으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남우주연상으로 헨리 폰다가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때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받은 시드니 루멧 감독에 대한 찬사가 참 대단했다고 하지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게임론적인 시선으로 보아도 참으로 대단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법정드라마인데, 기존의 법정드라마가 대부분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이었다고 한다면 이 작품은 최종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합의점에 도달하는 인물들, 미국 배심원제도의 12명이 주인공입니다. 이 12명에 대한 이런저런 개성적인 만남은 쭈욱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어떤 한 사건의 유죄와 무죄를 놓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됩니다.
물론 지금이라면 뛰어난 관찰적 시점과 통찰력, 사회적 이해관을 가진 인물들이 모여서 조금 더 세련된 과정을 밟을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그 시대를 돌아보면서 그 안에서 보이는 다양한 인간들의 시점을 예리하게 그리고 있어서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단순하게 죄를 입증하는 과정이 아니라 그들의 결정에 따라 한 인간의 미래가 어떤 결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무게감 때문에 다양한 과정으로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이들의 모임이 결코 우연이지만 그 우연 안에 담겨진 사회적인 편견이나 의식의 고찰은 확실히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단순한 이야기라고 해도 그 단순함에 가려진 보는 이, 가진 사람, 바쁜 생각 등으로 인해 더욱 짙은 무언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굉장히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지요.
사람이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의견과 해석에는 틀림없이 차이가 있고 그 바탕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생리가 담겨있지만 배심원제도가 가지고 있는 판결의 일치, 이해의 일치라는 점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 이 배심원들의 이해가 판례에 따라서 크게 바뀌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그만큼 첫인상, 관심을 가지는 배경이 어떤가에 따라서 이해하고 다가가는 과정이 다르다고 하겠지요.
그 누구도 이 소모되는 시간과 과정 안에서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관점을 조리있고 논리적으로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는가? 라는 점을 보면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12명 중 유일하게 의문을 제시한 한 명에 의해서 하나 둘 씩 의심에 의심을 더해가고 그 안에서 다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보면 참 대단한 연출, 스토리, 그리고 시대의 단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보는 이들에 따라서 그 12명의 모습에 매료되고 동화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저의 모습을 되돌아 볼 것까지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연출, 그리고 단순하지만 확실하게 다가오는 의미로서 이 영화는 대단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적당히 괜찮은 오락성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면 ‘역전재판’시리즈와 비슷한 매력이라고도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