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노래에 대한 감상은 무~~~척 깁니다.
재미없을 수도 있으니 동영상들을 전부 플레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시는 곡이라면요.
노래가 발표된 1991년은 제가 일본에 있을 때였습니다. 한국정서와는 많이 다른 TV문화, 그리고 광고방송에서 전혀 다른 맛을 느끼고 있었더랍니다. 그중에서도 CM송에 아티스트 이름이 표시되는 것을 보면서 바로 바로 생소한 곡이라고 해도 구입해 들어볼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에 폭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처음 듣는 음악에 처음 듣는 아티스트라고 해도 바로 이름이나 곡명이 나오니까 그대로 CD렌탈샵이나 음반가게로 가서 구입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이, 담배 광고입니다.
여기에 이 노래가 사용되었지요.
무언가 모르게 친숙한 멜로디같은 기분도 들고 연주가 멋져서 바로 앨범을 구입하러 갔는데, 이제 막나온 신곡이라서 그런지 싱글밖에 없더군요.
구입을 했습니다. 참고로 이 음반 포스트가 없는 것은 케이스를 분실을 했기 때문입니다. 훌쩍.
싱글 케이스이다보니 보관이 쉽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싱글CD만 남아있어서 CD북에 넣어놓고 다닙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아티스트는 한동안 미국에 가있다가 귀국 후에 처음 낸 음악이 이 곡이었습니다. 그래서 앨범이 없었던 것이지요.
위에 나온 앨범 이미지는 1992년에 발매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에 대한 감상이 길다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듯한 멜로디인데, 친숙한 것 같은데 잘 모르겠더란 말입니다.
참고로 전곡이 들어가 있는 유튜브 영상을 가져왔습니다.
나중에 공식 앨범에 들어있는 해설서를 통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약 1년이 지난 후에 나온 것이다 보니 그냥 묘한 생각만 들었지요.
곡에 대한 여러 가지 감상이 있겠지만 우선, 음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클래식 관련이나 악기 관련 음반들은 가끔 들었지만 연주력 이상으로 음이 전달되는 뜨거운 공간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어서 이후 오디오 장비 테스트 곡으로 많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타이틀 'Azure'는 푸른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이후 클래식에 관여된 곡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 해서 어레인지 곡인지 오리지널인지 모른 상태로 이런 담배 방송을 통해서 여러 가지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친구의 힘을 빌려서 과거 곡들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85년부터 1994년까지 나왔던 일본 담배 광고 영상입니다. 역시 유튜브는 재미있어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시대적으로 다양성을 가진 곡들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하고 있어서 제가 잘 모르는 것도 새롭게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잘 모르던 아티스트도 새롭게 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요.
자, 그러면 저는 왜 이 음악의 원곡이 되는 브로딘의 그 곡을 떠올리지 못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페라 곡이었고 저는 합창곡으로 들었을 때를 기준으로 기억하고 있다 보니 이 멜로디를 연결하지 못한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 주요 멜로디의 연결도 다른 형태로 좋아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래 도입부 부분인데 그쪽이 훨씬 저에게는 강한 임팩트와 호감을 주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기억하고 있었지요.
무슨 소리인가는 이 영상을 보시면 좀 이해가 쉽지 않을까 합니다.
알렉산드르 보로딘(Alexander Borodin)이 작곡한 클래식 음악인 오페라 [이고리 왕자 :Князь Игорь]에서 제2막에 나오는 유명한 악장이지요. 'Пляска половецких девушек : Polovtsian Dance : 달단인의 춤(韃靼人の踊り)'으로 알려져 있는 곡인데 이 곡이 사실 버전별 차이가 있습니다.
처음 오페라에서 곡이 나올 때는 Presto, 6/8, 헤장조에 속하는 '달단인 딸의 춤(Пляска половецких девушек)'이고,
이후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 들어간 합창은 17 '단달인의 춤 (Половецкая пляска с хором)'입니다.
주요 멜로디는 같지만 구성과 연출, 그리고 합창부에 속한 멜로디로만 기억을 하다보니 딸의 춤 쪽에 속한 멜로디로는 연상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아마노의 곡은 도입부를 기반으로 어레인지 되었고 제가 좋아해서 자주 듣고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부분은 춤, 군구가 시작하는 부분이었더랍니다.
위 영상은 합창이 아니라 연주로서 유명해진 파트입니다.
아래 영상은 합창이 더해진 영상이고요.
많이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고 하겠습니다.
오페라 곡은 유명한 몇몇 아리아를 비롯하여 멋진 곡들이 오랜시간 연주되는데, LP나 카세트테이프로 듣던 것과 다르게 영상으로 보는 것은 아무래도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뮤지컬을 비롯한 오페라를 관람하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아갈 수 있다고 해도, 80년대에 바로 접하기란 어려운 것이었지요.
어찌 되었든 저는 [달단인의 춤]을 어레인지 한 곡 'AZURE'를 들으면서 그 멜로디가 이 멜로디였다는 눈치차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실상, 새로운 팝을 비롯하여 한국 가요곡들도 여러 가지 변화를 꾀하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 변화와 일본 가요, 팝송들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넘쳐나는 상황이다 보니 클래식 분야는 정말 따분한 NHK 정도를 보지 않는 이상 접하기 어려웠지요.
그러다 보니 어디서 들은 듯한 기분은 나는데 설마 이곡이었다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물론 연상할 계기만 있었더라면 바로 떠올렸겠지만 저에게 이 곡은 동영상 3~4분 전후부터 나오는 그 '따단 따단~♪' 하는 부분을 좋아다보니 눈치차리지 못했습니다. 좀 그렇기도 하지요.
나름 클래식 음반 몇개도 구입을 하고 명반이라고 하는 것도 들어가면서 교양처럼 보이는 감각을 키웠다고 생각을 했지만 정작 환경이 달라지고 멍멍한 생활을 하다보니 눈치를 차리지 못했지요.
참고로 저는 이 오페라 부분의 정확한 단조나 명칭까지는 기억을 못 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나중에 아마노 키요츠구의 정식 앨범을 구입하고도 이 노래 원곡으로 쓰여있는 '단달인의 춤'이라는 명칭을 보면서도 뭔지 몰랐습니다. 그 노래가 이 노래를 말하는 것인지 못 알아먹었다는 것이지요.
대부분 그러하듯,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은 도입부에 나오는 "따다다 단~"하는 부분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요.
그 음절은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정작 타이틀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가 하면 또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그래도 이런저런 곡들을 들으면 바로바로 알아맞히는 정도였다고 생각을 했지만, 말 그대로 귀가 가벼워서 알기 쉬운 곡으로만 기억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아는 연주가의 아는 판만 계속 듣다 보니 다른 연주자의 감성적 차이까지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다는 소리입니다.
다시 한번 참고로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한 개인 기타리스트의 노래 어레인지 곡 영상입니다.
말 그대로 이쪽은 클래식 원곡 리듬을 바탕으로 솔로 연주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그 뼈대를 찾아보기 쉬웠다고 하겠지요.
뭐, 그래봤자 저에게는 비겁한 변명이지만 말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한때의 노래에 대한 감상이지만 그 노래에 대한 감상과 인연이 이래저래 길어지면서 또 다른 의미로 추억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물론 한참 클래식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취미인들 사이에서 나왔던 것은 애니메이션 [은하영웅전설]에 워낙 많은 클래식 곡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EMI를 비롯한 몇몇 레이블에서 몰아서 CD전집을 싸게 팔았다는 것 때문에 기존에 있던 데카나 그라모폰 LP들을 전부 버리고 갈아치운 것도 좀 그렇고 그런 취미적인 변화였다고 하겠습니다. 그중에서는 제법 좋은 판도 있었는데 전부 CD로 구성을 바꾼다고 그 난리를 했던 것을 기억하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글 이야기는 아마노 키요츠구의 이 노래 이야기인데 너무 클래식으로 빠졌네요.
아마노는 3살 전후부터 피아노를 시작했고 기타는 11살부터 시작을 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는 경음악부(물론 애니메이션 케이온 같은 것과는 살짝 다르게) 재즈 연구회에 소속을 두었고 일본 재즈 색소폰 연주자로 유명한 와타나베 사다오(渡辺貞夫)의 밴드에도 참가했다고 알려집니다.
일본 재즈 색소폰 연주자를 왜 알고 있는가 하면, 역시 일본 맥주 CM송으로 색소폰 연주곡이 유명했기 때문에 덩달아 알게 된 것뿐입니다.
아마노는 이후 프로로서 일본의 록 전설 야자와 에이키치(矢沢永吉)를 비롯하여 많은 아티스트들과 합동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 그 활동 주요시기가 80년대이다보니 저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1988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Grove school of music에서 작곡과 편곡을 다시 공부하고 1991년에 일본으로 귀국해서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걸고 내놓은 솔로곡이 바로 이 노래 'Azure'였습니다.
이 음반은 솔로 음반으로 나와서 바로 히트를 했고 본인 자신이 헤비스모커였던 관계상 직접 광고 영상에 출연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지요. 저도 이때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일본에 가보니 듣도 보지도 못한 것이 워낙 많아서 연달아 갈아치우면서 피워보고 있었는데 이 피스는 제법 독한 편이어서 저는 몇 번 피우고 말았습니다. 피스 노 필터 타입은 개 멋스럽게 가끔 피우기도 했지만 그냥 게 멋이었을 뿐이지요.
블로그 카테고리도 음악에서 Pop가 아니라 Classic에 속한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곡을 접한 계기는 Pop스럽지만 노래 장르는 엄연하게 클래식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