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추운 시간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물론 가끔 밥 내놓으라고 와서 테러를 합니다만 그 추위 때문에 마당에서 놀지 않던 길고양이 호피양의 손녀 꼬맹이가 어쩌면 그리도 호피와 똑같은 폼으로 마당 구석에서 꾸벅거리고 있는지 귀여워서 한장 찍어두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는 이름도 붙이기 어려워서 (너무 도망다녀서) 꼬맹이 마크2로 부르기도 했지요.
집 보일러실에서 태어난 길고양이 호피가 12년 정도 살아가 떠나갔지만 똑같이 자기가 태어난 보일러 실에서 낳은 새끼들이 다시 새끼를 낳아 그 손녀인 이 꼬맹이(동네, 집에 따라서 이름이 다릅니다. 나비, 냥이, 노랑이, 까불이, 꼬맹이, 예삐 등등) 가 이렇게 잘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동네 관리를 하는 구청에서 꾸준히 DNR을 시키고 있어서 그런지 성별을 확인하기 힘들었던 녀석들도 다 착실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몰랐지만 어느새 중성화 수술을 받고 와서 얌전히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왕년의 호피를 떠올립니다.
동네에는 아직 중성화를 받지 않은 고양이가 2마리 정도 있는데 하얀 녀석과 검은 녀석입니다. 그 외에는 마초, 털보, 아롱이(호피의 딸) 정도가 이 지역을 돌아나니고 있는데 아랫동네에서는 또 다른 호피의 자손들이 있는 것을 확인했더랍니다.
나름 이 지역은 호피 자손들이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스해지는 봄날, 그윽한 미세먼지 속에서 우울해진 마음을 은근히 달래주는 꼬맹이를 보면서 에헤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