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하이퍼 올림픽 : ハイパーオリンピック : Hyper Olympic]
코나미(コナミ)가 개발하여 1983 3 판매한 아케이드 게임의 걸작.
당시 '올림픽 붐'와 함께 다양한 경기 구성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부분이 큰 과제였는데 이 게임을 통해서 코나미, 일본 게임 제작사는 큰 신뢰를 얻게된다.
한국 오락실에서도 대자나 쇠줄을 들고와서 튕기는 사이비 게이머들이 난무하게 만든 사악한 존재였다.
이후 이 시리즈는 하이퍼 스포츠 시리즈로 통칭되면서 다양한 개조버전, 확장 버전이 등장했다.
만보 주 ▶▷▶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면 '이기기만 하면 됐지 방법은 상관이 없다'는 인식을 가장 잘 보여준 오락실 사정이 떠오른다. 게임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 그 주변에 깔린 다양한 세상사가 보인다고 하는 것이다.
만보 기준도 그렇지만 사람의 실력이 아니라 도구의 힘을 빌릴 것이면 이 게임을 하는 의미 자체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한 게임 친구들이 전부 그런 것들을 준비해와서 다다다닥 거리는 것을 보니까 이상하게 흥미를 잃게 되었다고 하겠다.
물론 이것은 현실적인 문제이다.
세상 자체가 그런 것이 만연하다 보니 승리에 대한 공정식만 나올 뿐, 그 결과에 대한 기준은 전혀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런 것을 결코 다르게 보지 않았다. 그냥 이기면 된다. 1등만 하면 된다였다.
물론 공부를 잘 안 하고 다닌 만보였지만 나름 재능 같은 것은 있어서 그런지 시험은 곧잘 봤다. 그러나 기본기가 부족하니 당연히 본색을 드러내고 하마터면 중학교,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못할 뻔 했다.
초등 때와 달리 만점 받는 일이 줄어들고 격차가 심해지는데 자꾸만 주변에서는 1등만을 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운이 좋아(?) 유명한 진학교로 가게 되었는데 사실 만보는 그곳에 갈 때까지만 해도 진학교다 뭔다 이런 것 전혀 모르고 살았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동네에 '서울대학교'가 있어서 그냥 나이 먹으면 가는 곳인 줄로만 알았던 때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세상 물정 모르고 이상한 만화책이나 보면서 헤벌레 살아가는 생각 없는 아이였다고 하겠다.
오히려 반에서 1등하던 친구가 와서 '너는 좋겠다 그 학교가게 되어서' 라는 말을 할 때도 의미를 못알아들으니 나를 이상하게 보더라는.
왜 그런 것을 벌써부터 알고 있는 것이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게임, 오락실 사정에서는 모호하면서도 다른 부분을 모여준다.
주변 친구 중에서 몇몇 게임에 두각을 나타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모습을 봤다. 이 게임도 그렇다. 그런데 부정행위를 해서라도 1등을 하겠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보는 조금씩 흥미를 잃었다. 혼자 하는 것은 좋지만 - 그래도 끝까지 충분히 갈 정도로 좋은 성적은 기록했다 - 여럿이 하면서 묘하게 경쟁, 그것도 1등만을 위해서 무엇이든 한다는 의미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고 하겠다.
그래 봤자 동네 오락실에서 게임 좀 한 것뿐인데도 세상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이었다.
금메달은 자랑스러운 일이고, 그것을 위해서 무엇이든 해도 되는 것인가? 라는 생각도 했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의문점을 낙서 노트에 써두어서 나중에 보니 좀 묘한 기분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