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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Japan

롯코산(六甲山)에서 에헤헤? - 11·17

우선, 이번 여행에 롯코산(六甲山)을 생각한 것은 2번에 걸쳐 고베 야경을 담아두는 것을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확실한 가능성을 보고, 예쁘게 담을 수 있을 곳이 있을까 했는데, 일본 취미 친구가 근래에는 롯코산 정상에서 제법 고베 야경을 잘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쪽을 골랐는데 아까 고베, 산노미야 역에서 나올 때 구름과 바람이 수상해지는 것을 보면서 좀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자 일기예보를 봤을 때, 저녁에 해가 지는 시간은 4식 48분 경이라고 했기 때문에 그전에 산 정상에 올라가 노을을 감싼 고베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략 여유를 잡고 이동을 해도 은근히 아슬아슬한 시간대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베 산노미야 역에서 롯코산까지 이동하는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도 아래쪽에 있는 별마크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스티커가 가 있는 곳이 산노미야역,

그역에서 정거장 4개를 건너면 나오는 것이 JR 롯코미치역(六甲道駅)입니다. 여기에 제 강아지 발바닥 마크가 있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롯코케이블시타 역(六甲ケーブル下駅)으로 이동해서 케이블카로 롯코산조 역(六甲山上駅)까지 이동을 해서 찰칵거릴 예정입니다. 롯코산죠는 방긋방긋 스티커로 표시해두었습니다.



산노미야 역에 도착해서 빌린 자전거를 반환하고 역 앞 시계를 보니 3시 27분 경입니다.

여유 잡아 한 시간 20분 정도면 충분히 산정상에서 노을을 만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시간, 날씨 상황 등에 따라서 이것보다 조금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 저는 혼자 이동을 했고, 일본어가 가능하고, 어느 정도 코스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기 때문이지요.



산노미야 역에서 롯코미치까지는 일반열차를 타면 됩니다.

물론 JR선일 때 이야기입니다. 근래에 많은 분들이 새롭게 이용하는 코스, 외국인을 위한 여러가지 할인권이나 패스등을 통해서 다른 사철 코스로 가는 것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유명한 것은 '한큐 코베라인'이지요. 그쪽은 역 이름도 그냥 '롯코'입니다. 사실 거리만 따지면 그쪽이 조금 더 가깝습니다.

앞서 말한 고베 허브농원에서 관람을 하시고 출발하시는 분들에게는 한큐라인이 더 빠르고 안정적입니다.



제가 서있는 대기열은 이번에도 여성전용칸 옆입니다.

입구를 걸어 나오면 우선적으로 여성전용 열차 대기열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구성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시간대치고는 조금 어두운 느낌을 보여줍니다.

은근히 걱정되지요.

산행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은근히 날씨 변화가 심한 곳이 산이거든요.



이쪽에서 다시 만난 안전망입니다.

이런 형태로 구성된 것은 일본 역사, 관서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안전 창을 따로 만들어도 지진 등을 생각할 때 불안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를 갖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름 움직이는 구성이 재미있는 장치이지요.



사실, 과거에 들렸을 때는 본 기억이 없었는데, 이 설치가 되어 있는 선로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로 대규모로 인구 이동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설치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이 선은 위로 움직입니다.



이런저런 것을 떠나 바로 도착한 롯코미치 역입니다.

과거에는 이보다 한 정거장 전에 있는 '마유' 역에서 내려 야경을 잡으려고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처음 이동하는 경우에는 이렇게 메모를 겸해서 전철 시간표를 찍어둡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보다 자신이 찍어둔 사진 이미지로 검색하는 것이 더 빠를 때도 있거든요.

그렇게 오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막차를 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대비로서 시간표를 담아둡니다.

보시다시피 밤 12시를 넘어서도 통행하는 선이 있으니 무리를 하지 않는 한 되돌아오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역에서 내려, 롯코산 패스(1000엔)짜리를 한국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다시 읽어봅니다.

가는 버스는 이렇게 16과 106번 버스가 운행하는 것으로 JR역에서 가는 것은 106번입니다.

10정거장을 가면 됩니다. 시간대에 따라서 이 버스 운행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널널하게 시간을 잡아 주변을 찍으면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버스가 왔을 때 제법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어서 버스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바로 롯코케이블시타 역(六甲ケーブル下駅)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가지만 저는 우선 주변을 둘러봅니다.

아직 노을, 해가 지기 전까지는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아까보다 훨씬 구름이 많아졌고 바람도 세게 불고 있어서 역시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국립공원 롯코산 공원이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나름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서 정상 부근까지 연결된 케이블카 외에도 관광버스, 하이웨이가 연결되어 있어서 많은 지역민들도 이동을 하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족, 연인들이 오셨다면 이곳을 지나서 일본 삼대 온천 중 하나인 아리마온천등을 가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참고로 제가 이 지역 근처를 많이 돌아다녀 본 이유는 이 지역 주변에 골프장이 많아서입니다.

상당히 유명한 코스를 비롯하여 약 20여 개나 되는 골프장이 분포되어 있어서 일 때문에 왔다 갔다 한 경험이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이 이 노란색 계단이 있는 케이블카 역사입니다.

이곳은 상당히 특징이 있는 케이블카로 경사가 아주 심한, 보는 맛이 있는 선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하시라고 롯코산 인포메이션 링크를 남깁니다.


六甲ケーブル | 六甲ケーブル


이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고 있는 케이블카는 3대 째로, 레트로 타입과 클래식 타입 2종류로 운행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어떤 것을 타야겠다고 마음먹으실 필요 없이 올라갈 때 클래식, 내려올 때 레트로. 이런 식으로 저는 탑승을 했습니다.



다양한 나라 분들이 탑승을 대기하고 계셨는데 마침 한국에서 온 남성 두 분도 기다리고 있더군요.

다만, 좀 걱정된 것이 무척 얇은 옷차림을 하고 계셨습니다.

높이 931m에 달하는 산에 올라가는데 외투도 없이 긴팔 옷 하나만 걸치고 있는 것을 보니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계절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산 아래와 산의 온도 차이는 심합니다.

게다가 아까부터 조금 수상한 바람에 구름이 깔리는 것을 보면서 온도 차이가 더 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외에도 일본 커플 한 쌍도 굉장히 얇은 차림으로 오셨습니다. 

여름이라고 해도 기온차 때문에 조금 든든한 외투를 걸치는 것이 좋은데 말이지요.

물론 정상에 있는 숙박시설에서 머물 예정이라고 따로 옷차림을 정리할 수 있겠지만 그냥 들리면 고생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참고로 역사 내에는 이렇게 승무원 복장을 입어 볼 수 있는 옷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케이블 열차가 오가는 간격이 조금 되니까 재미있게 입고 찍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실제, 케이블카가 오가는 간격보다 버스가 오는 시간대가 더 많습니다. 버스가 3번 정도 지날 때 케이블카가 한번 오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이 주변은 롯코산 영역이기 때문에 제법 예쁘게 물든 단풍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단풍과 야경이 보여준 매력은 어제 기요미즈데라에서 만끽을 했기 때문에 조금 덜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산이 보여주는 느낌은 다릅니다.



저기 보이는 자동차들도 산 정상으로 이동하는 것들입니다.

케이블카는 직행으로 바로 쭈욱 올라가는 코스이지만 자동차길은 아무래도 뱅글 뱅글, 구불구불하게 정상과 이어져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감상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보통 여기가 유명한 사진을 찍는 장소입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오가는 선로 자체는 하나입니다. 다만 중간에 교차 선로가 있어서 내려가고 올라가는 기차가 비켜갈 수 있는 코스가 있지요.

즉 이 선로로 내려와, 이 선로로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면서 처음 온 이곳을 찰칵거리면서 찍고 있었는데,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그래서 재빨리 줌 렌즈로 교체를 하고 기다려봅니다.



내려오는 케이블 열차가 보입니다.



동굴로 들어올 때는 폼 나게 라이트도 밝히면서 들어오기 때문에 은근히 있어 보입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려왔습니다.

당일 관광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많은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애들은 신나서 떠드느라 정신이 없고요.



이쪽 방향으로 내립니다.

즉 탑승할 때는 반대 방향에서 탄다는 이야기지요.



승객들이 내리고 잠시 청소하면서 대기하는 동안 모습을 담아둡니다.

저도 이 코스는 처음이기 때문에 무조건 바글바글 찍어둡니다.

나중에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도 사진을 통해서 알아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다 찍어둡니다.



내려올 때는 모르겠지만 올라갈 때도 이대로 올라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행복하게 덜컹거리는 모습을 만날 수 있겠지요.



상향선이니까 많은 분들이 케이블 카 앞에 진을 잡으십니다. 다만 올라갈 때는 꼭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는 정문 창문보다 측면과 위쪽을 봐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곰 목상이 하나 서 있습니다.

정확한 유래나 이야기는 뭐 홈페이지에 나와있습니다.

그냥 롯코산에 대한 이런저런 레전드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출발 전이니 아래방향으로 찍어둡니다.

상당한 경사를 가진 케이블 카 내를 열나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찍고 있습니다.



나름 상징성이 있는 아이이겠지만 전체적으로 느낌은 묘~합니다.



이동 중입니다.

이동을 하는 동안에는 앉아서 주변을 찍어둡니다.

내려올 때 안전문 고리를 잡고 놀던 아이 모습이 떠오릅니다.



기본 울창한 수림이 깔려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볼 거리는 적은 편입니다.

사실 친구 말로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볼 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롯코 케이블카 원리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안내문입니다.

대충 이해를 했습니다.

뭐 그림만 보면 어느 정도 이해되는 시스템입니다.



어느새 정상에 도착하여 에헤헤 하면서 내리는 분들 모습입니다.

저는 미처 몰랐는데 다양한 나라 분들이 탑승하고 계셨습니다.



롯코산 정상 역사에는 이런 상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일본 친구 말로는 나름 마이너하지만 재미있는 가챠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살펴보니 그렇게 예쁜 완성도가 아니어서 저는 구경만 했습니다.

가뜩이나 짐 줄여서 여행하는데 일부러 짐을 늘일 필요는 없지요.



역사에서 나오면 바로 정상 지역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롯코산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다만 그 옆에 '롯코산 가덴 테라스'라고하는 전망대와 그라닛트 카페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친구 추천으로 이곳이 포인트라고 해서 이동하기 전에 한번 둘러보게 됩니다.



아이패드, 구글맵으로 현장 위치를 확인합니다.

같이 탑승한 분들 중 대다수는 바로 롯코산 이동 버스를 탑승하지만 저는 우선 이곳을 둘러보면서 날씨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버스를 안 타고 바로 이곳으로 자신만만하게 이동하는 것을 보고 처음 오시는 것으로 보이는 몇 분들이 따라서 이동해오십니다.



앗! 이 날씨는???

경험이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 망했습니다.

오사카를 출발할 때만 해도, 점심때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던 구름들이 잔뜩 깔려서 노을을 가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날씨 자체도 좋고, 비올 확률도 0%라고 해서 오늘 코스를 이쪽으로 잡은 것인데 설마 구름이라니요!!



참고로 카메라로 찍은 와이드샷입니다.

역시 포토숍으로 이어붙인 것이고요.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해가 지는 방향에 긴 구름이 깔려 있어서 노을이 어스름하게 보입니다.

본래는 구름이 거의 없어서 예쁜 노을과 그 노을 빛에 물들어가는 고베시를 잡는 것이 목표였는데 말입니다. 흐흑.

어디 그뿐이겠습니다.

산 정상이다 보니 사정없이 불어대는 바람이 장난 아닙니다.



이~ 안타까운 모습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동영상도 찍었습니다. 훌쩍.

보시다시피 엄청난 구름이동 속도가 보이실 것입니다. 바람소리도 장난이 아니지요.



롯코산 관망대 가운데 가장 넓게 분포된 고베 야경을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 정작 도착하고 보니 구름과 바람 덕분에 아주 인정사정 없이 딴 세상에 온 느낌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아까부터 산에 부는 바람이 세차다 보니 저를 따라온 몇몇 분들은 "우왓 추워~!"하면서 바로 테라스를 내려갑니다.



어찌 되었든 저는 이곳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었고, 역시 추천을 받은 이곳 테라스의 버것 듬뿍 들어간 '화풍 햄버그' 메뉴판을 보면서 영업시간을 확인합니다.

산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본 친구의 충고를 떠올려보지요.

산 날씨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못해도 3~5시간은 버텨봐야 한다는 말을 말입니다.

예, 그래서 이 삭막한 날씨를 마주하면서 저는 5시간을 버티게 됩니다.



대충 메뉴들을 보니 맛난 느낌과 따스한 것들이 잘 장만되어 있습니다.

추천해준 친구 말로는 이곳 야외 테라스에서 사진을 찍으면 좋다고 합니다.



예, 바로 이곳이지요.

그러나 사람이 없습니다.

세찬 바람에 추위가 살벌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그 살벌함을 아이패드로 찍어보았습니다.

잘 보시면 구름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아실 수 있겠습니다.



해가 저무는 방향 쪽도 찍어봅니다.

이쪽은 더욱 살벌하게 구름이 이동합니다.

사실 구름이 없으면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고 있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너무 맹렬하게 이동하는 구름을 보면서 좀 훌쩍입니다.

그래도 친구 경험을 떠올려보면 차라리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것은 좋을 수도 있습니다.

엄청난 비구름이 아닌 이상 바람에 날려 구름이 싹 지나간 후에 좀 맑아진 모습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다시 한번 와이드샷으로 확인을 해도 노을 님은 가셨습니다. 훌쩍.

애써 고베에서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멋진 노을을 바라보려고 왔는데 말이지요.

결국 노을을 함께하는 고베 야경을 찍는 것은 포기를 하고 버스를 타게 됩니다.

패스를 끊어왔기 때문에 얼마든지 오갈 수 있지만 차근차근 돌아볼 생각을 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곳 정상에 있는 오르골 박물관이 마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르골 박물관은 포기하고 바로 정상라운지 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렇게 이동한 곳이 '롯코산 가든 테라스' 입니다.

지도로 보면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곳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분들도 있는 안정적인 장소입니다.

다만 순환 버스는 이곳저곳을 통과하면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거의 걷는 것과 비슷한 시간대에 이곳에 도착을 합니다.

이미 해가 진 것을 보고 올라왔기 때문에 정상에 도착을 했을 때는 완전히 한밤중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연말 분위기를 낸다고 일루미네이션이 예쁘게 장식되어 있어서 느낌은 좋았습니다.



역시 친구가 권장해준 가든 테라스의 석탑 전망대입니다.

이곳은 시간이 지나면 입체 투영기를 통한 요상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는데 주변 음악과 함께 이런저런 판타지 느낌을 나게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세찬 바람 덕분에 급격하게 온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몇몇 옷차림이 가벼운 분들은 빠르게 다른 곳으로 가십니다.

가든 테라스 실내 점포는 따뜻하니까요.



이곳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나오는 곳이 밤 6시 이후에 빛을 내기 시작한다는 천연 입체 전망대가 보입니다.

아직 불이 켜지지 않았으니 6시가 안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방이 상당히 어두워졌지요.



가든 테라스 쪽에서도 이렇게 잠시 폼을 잡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세찬 바람에 추워서 아무도 그쪽으로 이동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는 저 정도만 그쪽으로 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상당히 추위에 떨면서 용기 낸 일본 커플 한 쌍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잘 찍어보려 하는데 워낙 추워서 그런지 표정이 얼어 있습니다.



다음에 제가 올라가서 주변을 돌아봅니다.

나름 잘만 찍으면 느낌이 있게 찍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산 정상을 흐르기 시작한 찬 물안개가 진하게 깔리기 시작합니다.

사실 물 안개라기보다는 구름이라고 봐야겠지요.



주변 야간 조명들이 밝혀오지만 그래도 짙은 안개 때문에 사람들이 대부분 테라스 건물 안으로 피신을 합니다.

저는 좀 두터운 점퍼를 입고 왔기 때문에 버티는데 문제가 없는 편입니다.

산에 올라오는 것을 알고 야외용 장갑까지 가져왔기 때문에 셔터를 누르는 것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날씨는 전혀 도와주지 않고 있습니다.



아까 본 석탑 위로 올라갑니다.

한 모녀가 제법 든든하게 입고 올라가셨는데 무지하게 빨리 내려오십니다.

"추워! 너무 추워"

하시면서 말입니다.

옷은 두껍게 입으셨는데 설마 하고 장갑은 가져오지 않아서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데 손이 얼어버릴 정도라고 하시네요.



잘 보면 알 수 있듯이 제법 든든하게 입고 오신 분들은 그나마 예쁜 가든 불빛을 찍으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다만 갈수록 짙어지는 물 안개 때문에 그것도 여의치 않는 상황이 됩니다.

노이즈도 있지만 밤 물안개가 많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사진들이 또렷하게 나오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사실 오토포커스보다는 매뉴얼 포커스가 더 안정적입니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 장소에서 좀 버티고 있어야 하지요.

오히려 이 추운 상황에 석탑 위에서 버티면서 찍고 있는 제가 더 이상하게 보이는가 봅니다.



물 안개가 조금 지난 후에는 좀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었지만 보시다시피 아무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세찬 바람은 여전해서 테라스 안에 있는 온도&습도계를 보니 -4도에 습도 70%입니다.

찬바람도 문제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찬기운이 몸에 스며들어 몸살걸리기 딱 알맞은 상태입니다.

그나마 건물 바깥쪽 장치이니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 그러하니 바람을 쌩쌩 맞아가는 이 석탑 위는 조금 더 살벌한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석탑 위에서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해가면서 찍어보기는 합니다만 여전히 뿌연 안개덕분에 선명한 무언가를 남기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됩니다.

무엇보다 바람이 무척 거세기 때문에 안정적인 셔터속도를 확보하기가 어렵지요. 훌쩍입니다.



그나마 이쪽이 사실에 가까운 색감이 나오기는 하는데 역시 뿌연 물안개 덕분에 분위기가 묘하게 나옵니다.

그동안 버스가 몇 차례 도착을 하고 관광객들이 내리지만 다들 추워서 바로 건물로 들어가고 맙니다.



보시다시피 버스와 관광 차량들이 들어서는 정류장 근처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시거리가 굉장히 나빠진 상태입니다. 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불고 있고, 물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고 있기 때문에 사실 사진을 찍어둔다는 의미로 본다면 훌쩍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석탑을 걸어 내려가야 할지 어떨지 생각을 합니다.

언제나 이럴 때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유유뷰단한 면도 있어요. 괜히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약 한 시간 정도 버텨봐도 계속 가시거리가 나빠지고 있어서 다른 곳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때워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피신하는 가덴 테라스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곳은 완전히 별천지입니다.

따스스해요.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어기자기한 따스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근히 인테리어가 괜찮습니다.

매니저분에게 물어보니 사람들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잘 피해 찍으라고 하십니다.



산정 테라스에 만들어진 목조건물은 스타일이 좋은 곳이 많지만 의외로 멋으로만 만들어 놓은 곳이 있습니다.

제법 든든하게 스타일과 느낌을 살려서 만들어진 곳이 드문데 이곳은 산정 비탈길 지역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져서 재미있었습니다.



저 위쪽은 판매하는 상품들도 진열되어 있어서 일부러 찍지 않았지만 가을 느낌 나는 구성과 함께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신 분들은 '아 예쁘다' 하면서 찍고 갈 수 있지만 DSLR처럼 덩치 큰 놈을 들고 다니면 아무래도 좀 그렇기 때문에 찍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밖으로 나와봅니다.

여전히 어둡고 물안개 날리고, 춥습니다. 그래도 계속 이곳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좀 그렇지요.

커플들이 이동하는 것을 보고 그쪽 방향을 보니 그 유명한 장소에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예, 롯코산 정상 지역에서 가장 멋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곳입니다.

드디어 불이 들어와서 나름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연체감 전망대 롯코 시다레 : 自然体感展望台 六甲枝垂れ]

울창한 수풀림에 늘어진 나뭇가지를 형상화한 곳으로서 좀 묘한 구성이기는 합니다.

이곳은 'Lightscape in Rokko'라는 명칭과 함께 봄여름 가을 겨울 시즌에 맞추어 라이트 버전을 바꾸고 있습니다.



당연히 지금은 가을 버전입니다.

조명 색은 계절별로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근히 아트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패스와 상관없이 따로 별도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그냥 겉으로만 보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이 쌀쌀한 날씨에 잘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들어가 보기란 용기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살짝 실수를 했는데. 아무도 없는 곳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한 커플이 뽀뽀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기본 시력이 좋지 않아서 찍을 때도 잘 몰랐는데 (시다레 입체 전망대에만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찍고 나서보니 아 글쎄…….

모르는 척하고 지나쳤습니다.



시다레 안에 들어가서 보아도 여전히 물 안개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에 이 전망대가 위치한 정상 주변은 거의 아무것도 막혀있는 것이 없다 보니 물 안개가 그냥 통째로 지나갑니다.

덕분에,



이렇게 무슨 공포 게임도 아니고 안갯속에 갇혀버린 이상한 구조물 사진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초점을 맞추고 ISO를 올려도 도저히 잡지 못해서 플래시를 터트려보니 굉장히 묘한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잘 보시면 아시다시피 굉장히 짙은 물안개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요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것도 빠른 바람에 쓸려서 바로 없어졌습니다.



간신히 내부에서 찍은 라이트 부분입니다.

빛이 부드럽게 시시각각 변화를 하는데 그 타이밍을 잡기 어렵습니다.

물 안개는 빠르게 흐르지요. 빛은 막 흐트러지지요.

게다가 은근히 바람까지 휘몰아치니 참 그렇습니다.



한 15분 정도 버텨서 간신히 빛이 어스름하게 깔리는 타이밍에 찍은 것이 이것이니 할말 다했지요.

삼각대를 가지고 가지 않는 이상 자폭하는 분위기라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녀석이 그 색깔을 뿌리고 있는 조명이었습니다.

이 안은 제법 묘한 달팽이 모양으로 꼬여있는데 주변 경관이 예쁠 때면 운치 있는 산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밖에서 볼 때는 무언가 모르게 예뻤는데 안에서 보면 좀 그렇고 그렇습니다.



약 2시간이 넘게 버텨보고 있지만 여전히 뿌연 하늘은 변하지 않고 무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후 다시 내려와서 정상 지역에 있는 음식점에서 무언가 허기를 채울 것인가 생각을 합니다.



코스요리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대략 마실 것까지 생각을 하면 1만 엔대 정도 들어가게 생겼는데 문제는 이렇게 먹고 마시는 동안에 과연 날씨가 회복을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회복을 한다고 치면 아까 봐두었던 까페 테라스 쪽에서 냠냠하면서 찍겠지만 그것이 안되면 그냥 이곳까지 와서 비싼 밥먹고 내려가는 꼴만 되는 것이니까요.



차분하게 따스한 음료 한잔 뽑아마시면서 찬바람, 뿌연 안개들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지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만보는 별생각도 없이 그냥 막연하게 친구의 조언을 따라 3시간 정도 버티게 됩니다.

산에 올라온 시각이 약 4시 28분 경이었고 7시 40분이 넘을 때까지 맹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