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취미인들이 알고 있다시피. 그리고 경험을 했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작년 연말 전후로 이런저런 '세일'이라는 명목하에 투척된, 스팀과 오리진의 사악한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조금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그게 차곡차곡 쌓이더니 110만 원 정도 되더군요.
하지만 실체는 없습니다. 좀 그렇지요. HDD안에만 존재하니까 좀 감흥이 떨어진다고 할까요?
사실 연간 게임 구입 비용이라고 해서 엄청나게 쓰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게임 DLC가 나오면 아직 본편도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결제를 하고 보는 바보 같은 습관이 있습니다. 게다가 까먹었던 게임도 연말연시에 무슨 세일한다고 해서 주르륵 나오면 그냥 별생각 없이 구입을 해버리지요.
전에는 패키지를 구입하다 보니 방구석에 쌓이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더 간편하게 구입하고, 쉽게 까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 소프트가 없으면 하드웨어도 잘 구입하지 않는 제가, PC 쪽만큼은 정말 별로 할 것 같지도 않은데 구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에 가면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콘솔 게임 소프트들이 무지막지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냥 생각 없이 구입을 하는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구입한 게임은 그래도 열심히 중간 이상은 해보고, 정 뭐하면 세이브라도 잘 보관을 하면서 언젠가 다 끝내겠다는 다짐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플레이 타임이 짧아지면서 오프닝만 보고, 첫 번째 세이브에서 멈추어져 있는 게임들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물론 빠진 게임들은 열심히 오래 합니다. 심시티 같은 타입이나 이번에 나온 [스텔라리스] 같은 게임은 자기 전에 꼭 한번 기동시켜보기도 합니다. 다양한 유저 모드와 함께 더불어 볼 재미가 있으니 말입니다.
엉뚱하게도 볼트 보이 피겨 발매 소식을 들으면서
"아차! 풀 아웃 4 아직 하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에 온라인 상태로 가보니 그 사이에 새로운 DLC가 나와있더군요. 어흑.
예, 결제는 했어요 다운로드했고요. 그런데 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돌아보니 색다른 모드가 나와있기에 어흐흑 합니다.
솔직히 [배트맨] 아캄~ 시리즈는 첫 시리즈 작품을 완전하게 끝내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영부영하다가 세일 품목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구입했고 인스톨까지 했는데……… 역시 플레이는 다 초반 세이브만 존재합니다.
문제지요.
이래저래 둘러봐도 구입한 비용만큼 즐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몇개 되지 않습니다.
그 흔한 [GTA5]도 아직 엔딩을 못 보고 그냥 동네 굴러다니기와 자동차 모양 바꾸기, 모딩, 여기저기 점핑이나 하고 있습니다.
1탄도 다 끝내지 못했는데, 벌써 2탄 소식이 나오고 있는 [드래곤볼 제노버스] 소식을 보면서 흑흑거리고 있고,
곧 나온다는 이런저런 게임소식들을 보면서 과연 나는 이렇게 밀리고 밀린 게임들의 끝을 제대로 볼 수는 있을 것인지 스스로 걱정됩니다.
당연히 콘솔 게임들도 바글바글 밀려있습니다.
즐겁자고 하는 게임이어야 하는데 갈수록 그 접근 방법이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고심을 하게됩니다.
어찌 되었든 구입은 했지만 전혀 엉뚱한 방향만 건드리고 있는 '심즈4'나 시즌이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고는 후다닥 달려보는 '디아블로3'.
시뮬이 주는 재미로 꾸준히 건드리고는 있지만 갈수록 모드 용량이 게임 용량을 오버하는 상태가 되어가는 보면서 좀 그렇기도 합니다.
대략 모드들만 모아봐도 [심시티4]때부터 시작해서 이런 저런 게임 모드 약 165GB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드들은 시간이 지나면 못 구하게 되는 것도 있어서 그냥 쌓아두었는데 이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트로피코5]는 '워터본'이 나와서 인스톨까지 시켰는데 정작 플레이는 4시간 정도였습니다.
[바이오 하자드 R2]도 6시간 정도. [삼국무쌍 7] 은 '엠파이어즈'까지 구입해놓고 아직도 맹장전에서 머물러 있습니다.
그나마 [엔들리스 레전드]는 신규 종족이 나와서 다시 건드렸는데 열나게 깨져서 훌쩍거리면서 다시 '진주'특성을 배우다가 멈추었고요.
[파 크라이 4]도 역시 초반 4시간 정도에서 멈추었는데 자꾸만 죽는 이유를 몰라서 멈춘 이후로 그냥 정지 상태입니다.
[문명 비욘드 어스]도 신규 업데이트 이후에 조금 하다가 역시 열나게 깨지고 난 후에 다시 시작하기 두려워서 그냥.
그러고 보면 스토리 모드가 있는, 확실한 엔딩이 있는 게임들은 정말 그 끝을 보러 가는 과정에서 기대감과 흥분이 있지만 정작 진행하다가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조심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그래픽카드 굉음 때문에 멈춘 게임도 몇 개 있는데 이쪽은 이후에 패치가 되면서 좀 나아졌다는 소리를 듣고 가봐도 여전해서 쇼를 하다가 세이브 날려먹은 경우도 있어서 더욱 조심합니다.
[드래곤 에이지 Inquisition]은 중간에 지도를 헤매다가 열나게 죽은 후로 이상하게 흥미를 잃어서 처음부터 다시 캐릭터를 키워다가 역시 망하고 말았지만요.
[위처3]도 신규DLC가 나오는 족족 구입은 해서 인스톨은 했지만 정작 플레이는 초반 6시간 정도뿐입니다.
농담처럼 아저씨가 나오는 게임에 질리면 귀여운 애들이 나오는 게임을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리얼과 판타지 사이에서 크게 고민하지 않는 저 자신의 패턴을 보면서 좀 그렇기도 합니다.
메인 게임 자체보다 '모드질에 빠지면 답이 없다'는 말도 있는데 정말 '스카이림'때부터 이런저런 모드에만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게임 자체는 별로 하지 않았던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올해는 게임 구입을 줄이고 최대한 밀린 게임을 완수하자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도 만만하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참고로 콘솔쪽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비닐포장도 안 뜯은 게임이 몇 개 있다는 사실에 훌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