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토요일에 비도 내리고 해서 그냥 방구석에서 블로그 업데이트나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요.
오후 늦은 시간이 되니까 비가 그치고 잠깐 햇살이 비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잠깐이었지만 멋진 모양이 연출되기에 카메라를 들고 찍어두었습니다.
바람 덕분에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이라 이런 장면이 오래 연출되지 않았기에 후다닥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작동을 멈추더니 에러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Err 30]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이 증상은 대부분 셔터, 셔터 막이 작동하지 않는 증상에 나타나는 것으로, 운이 나쁘면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하더군요.
할 수 없이 아이패드로 증상을 찍어두었습니다.
전원을 다시 켜보고 배터리를 뺏다 넣었다를 해봤지만 역시 촬영이 안되어서 수동 클리닝을 작동시켜 보았는데 막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그냥 막혀있는 상태였습니다.
아~~~ 망했다.
아직 이 녀석으로는 10만도 찍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약 7년 만에 맛이 간 것이라 지난 취미 카메라 20D도 7년 만에 교체를 했던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크롭 보디 중에서 플래그십 모델인데 이렇게 맛이 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일요일은 무리일 것 같아, 월요일에 수리센터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런 데,
제 공식 휴일인 월요일이니 훌쩍이면서 취미 카메라를 들고 캐논 수리센터로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셔터 막이 망가진 것은 아닌데 그냥 움직이지 않는 것뿐이었던 것을 생각하고 혹시 습도나 충격 등에 의해 막이 붙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 보디를 좀 흔들어 봤습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막장 공식, 손으로 탁탁 좌우를 한 번씩 쳐봤지요.
그랬더니 …… 부활을 했습니다.
이것은 무슨 조화일지 알 수 없지만, 15~20만 원 정도 들어간다는 셔터 교체 비용이 굳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과연 이대로 계속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어떤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어찌 되었든, 지금은 잘 움직이고 있어서 그러려니 하지만, 이틀 동안 카메라를 교체할 것인지, 수리를 하는 것으로 말 것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아예 취미 카메라 브랜드 자체를 전부 바꾸어볼까 하는 생각 등을 하느라 좀 정신이 없었습니다.
뭐. 이런 일도 있으니 재미있는 세상이라고 하겠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은 언제나 불안한 점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