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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Electronic Goods

슈퍼 패미컴 + UFO + X터미네이터 + 메모리 팩



아마도 많은 사람들, 특히 게임에 대한 이해와 접근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 경우라면 역시 슈퍼패미컴이 저의 게임 인생에 있어서 많은 추억을 전달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진에 나온 슈퍼패미컴 본체는 저에게 있어서 3번째 영입한 기기로 첫 기기는 일본에서 구입했고 100V 컨버터로 버텨오다가 사망을 했고, 2번째는 한국에서 구입한 일본제 기기였는데 빌려간 친구가 사망을 시켰습니다. 대신 그 친구가 한국산 현대 슈퍼컴보이를 사다 주었지요. 그래서 제 방에 남아있는 이 녀석이 저의 최종 버전 슈퍼패미컴 하드웨어입니다.
좀 더럽지요.(에헷)

사진에 나와있는 UFO는 소위 말하는 플로피 디스크 시스템의 변형으로 발전한 중국산 게임 카피 기기입니다.
플로피 디스크에 게임 내용을 넣어서 기기를 통해 재현하는 형태로 아마도 1990년대에 유행했던 기기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 롬팩으로 이것저것 다 구입해서 즐기던 녀석이 왜 이런 시스템을 구입했는가?
하고 의문을 가지신다면 2가지 이유때문입니다.

1. 세이브 데이터 개조가 가능하다.

2. 국내 시장에서 더이상 롬팩을 취급하는 곳이 없어졌다.

 

첫 번 째, 아직은 세이브 데이터를 개조할 수 있는 액션 리플레이 시스템과 같은 형태가 나와있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세이브 데이터를 플로피로 이전시켜서 PC로 데이터를 불러 그것을 헥사 에디터로 고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제가 참 열심히 16진수와 세이브 데이터의 변화 등을 공부하게 되었던 때이기도 합니다.
제 경우, RPG게임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계기가 된 작품이 <FF4>이고 그 기반이 된 시스템이 바로 슈퍼패미컴이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 빠진 후에 경험하게 된 RPG 게임 세계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요하는 작품이 주였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작품 홍수 속에서 PC엔진과 메가 드라이브 까지 갖추고 게임을 즐기다 보니 시간이 모자르게 됩니다.
이런 저런 아이템이나 재미를 보려는데 레벨 99까지 올려서 놀기가 만만한 것이 아니지요.
그럴 때 한 선배, 이과출신 선배의 꼬임에 빠져서 개조된 게임을 보았습니다.
앗 이런 형태로?! 그런데 그것을 즐겨보고 싶어도 그 시스템 자체를 도입하지 않으면 그런 재미를 해볼 수 없게 되더군요.
게다가 저는 롬들이 방구석에 많았기 때문에 기기만 영입하면 바로 '자가복제'가 가능한 상황이 되다보니 그냥 기기만 도입하면 평상시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게임들을 마구 마구 자기 취향에 맞게 바꾸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 시스템을 이용한 PC연동 개조 방법에 열을 올리게 된 저는 나중에 액션 리플레이 형태의 개조 코드 시스템을 영입하기 전까지 열심히 데이터를 만져서 노는, 개조게임 인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문과 출신인 어벙한 녀석이 게임에 빠져서 별의 별 쇼를 다했는데 그래도 이과 출신 선배나 후배들 덕분에 참 이런 저런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 보통은 롬을 구입해서 그것을 UFO에 변환시키는 이유는 세이브 데이터를 바꾸어 치팅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러한 기기가 대중시장을 엄청나게 잡아버리면서 결국 한국에서 최신 롬팩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게 되어버렸습니다. 몇 몇 게임들은 꾸준히 롬을 구입해서 즐겼지만 결국 한 개 구입가격이 7~8만원하는 동안, 5천원으로 플로피로 데이터를 구해 받을 수 있는 시장이 되어버리니 저같은 사람은 완전히 바보가 되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롬 카트리지 경우, 내부 배터리가 떨어지면 세이브가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는 시장 후기였기 때문에 백업을 한다는 경우로서 UFO머신을 활용도하는 빈도도 높아졌고 결국 저도 가지고 있던 롬들을 팔고 UFO기기를 통해서 백업하게 되는 취미환경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위에 있는 하얀 SF메모리 팩에는 '파이어엠블레임 트라키아'가 들어있습니다.
일본에 가서 중고 롬팩이나 싸게 나온, 못해본 게임들을 바글 바글 들고왔던 경험이 있는데 결국 들고와서는 바로 UFO로 백업을 하고 PC에 저장해서 언젠가는 게임해야지 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물론 2009년인 지금에 와서 보면 PC용 에뮬레이터로 변환된 형태를 가지고 새롭게 즐겨볼 수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많은 생각을 해보는 시스템으로서 저는 PC에서 개조한 형태로 즐기는 (시간단축) 재미를 회고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은 나름대로 화제를 불러 모았던 위성방송 대응 버전 롬팩입니다.
물론 이런 애들은 당시 복제가 안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저는 SD건담 시리즈 중에서 이것을 정말 좋아했는데 이후 참 많이도 즐기게 된 녀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형태로 나와주기를 바랐지만 'PS2시즌'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나오지 않는 형태여서 아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금은 방구석에서 먼지나 먹고 있는 놈들이지만 그때는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하드웨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차후 메가 드라이브 대용 제품도 구입해서 백업해둔 것이 기억이 나는데 나중에 가서는 PC용 에뮬레이터가 대중화 되면서 그 재미를 다시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아니었더라면 지금까지도 제방 어느 곳에는 롬이나 기기가 왕창 굴러다니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롬 구입 차트는 나중에 엑셀로 조정해보니 약 300여개(sfc200 + pc엔진 68 + 메가드라이브 26 + )를 구입한 것으로 나옵니다. 일본판 슈퍼패미컴 게임 소프트가 약 2200여개, 실질적으로 대중적인 지위를 가진 롬팩은 1600여개라고 알려져 있으니 그중에서 1/5정도에 가까운 게임소프트를 구입해서 즐겼다고 생각을 합니다.

나중에 가서는 그 롬팩들을 다 처분하지 않고 가지고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느끼지만 공간 제약이 심하던 생각을 해보면 이런 식 변화도 나름대로 한 시대의 일면을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덕분에 방구석에서 롬 카드릿지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아쉬운 추억거리로만 기억하게 되었지만 확실히 일반적으로 알던 것과 다른 면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