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수중에 남아있는 캐논 파워샷 G2는 솔직히 이놈의 이름, ‘G’라는 것과 콤팩트 플래시 메모리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구입을 한 녀석입니다. 초기에 256과 512MB메모리를 구입했고 이후 조금 가격대가 만만해지자 1GB 메모리까지 구입해서 가동하게 만든 모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대용량 메모리를 사용하게 되면서 엄청난 셔터누름이 가능해진, 그런 모델이었지요.
이때부터 저의 막찍기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름하여 ‘400만 화소’ 디카시장에 있어서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던 올림푸스 4040Z와 함께 막강한 인기를 자랑하던 2001년 여름의 강자였지요.
4040Z을 쓰고 있다가 이 녀석으로 갈아탄 이유는 앞서 말한 그대로 4040보다 기동이 빠르고, 대용량 메모리 콤팩트 메모리(이후 CF로 표기)에 대응한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기종들을 사용하면서 메모리 부족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이쪽으로 흐르게 만든 것이지요.
지금이야 메모리 규격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고, SD메모리와 CF메모리가 적당히 양분되어 있는데(근래에 와서는 SD가 좀 더 확장세지요) 이때, 2001년 여름 때만 하더라도 엄청난 대용량 저장이 가능한 CF메모리의 등장으로 인해 막찍어볼 수 있다는 점, 덩달에 상당히 강력한 배터리 성능을 달고 나왔기 때문에 정말 여러 곳을 저와 함께 굴러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캐논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가 제법 괜찮다는 인식을 알려주었지요.
렌즈밝기는 F2.0~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4040보다 조금 아쉬운 멋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광학 3배, 디지털 3.6배 줌을 통해서 약 11배에 가까운 줌성능을 느끼게 해주었고 마구 마구 찍고 마구 마구 설정해볼 수 있던 그 느낌 때문에 이쪽을 선호하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저에게 콤팩트 카메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작고 경량화된 카메라가 휴대성은 좋지만 찍을 때 흔들림이 더 발생하고, 순간 포착 능력에 있어서 기기가 느리면 고생을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었으니까요. 비록 뭔가 있어보이는 이름 G와 저장 메모리용량의 차이로 인해 구입한 녀석이었지만 꾸준히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하게 된 아이엔트 콤팩트 카메라 수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제돈으로 구입을 했지만 나름대로 디카를 좀 만진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후에 주변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기기를 사게 권유하면서 더욱 다양한 기기들을 만져볼 기회가 생기는 것은 나중일이지만요.
이후 소니, 리코, 시그마, 코낙, 파나소닉 등에서 나온 콤팩트 카메라들이 제 손에서 놀아났지만 이때까지가 제가 하이엔드 카메라의 구성에 재미를 들였던 마지막 시즌이 아니었나 하고 회고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