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것은 말 그대로 찍어 날리는 재미를 가지고 후다닥 찍어본 것들이지만 매뉴얼로 찍는 경우, 대부분 조리개값과 노출, 그리고 심도를 어떤 형태로 잡을까 하고 고심하는 것보다 구도를 생각하게 됩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전 눈이 나쁘기 때문에 가까운 것 외에는 다 몽실몽실하게 보입니다.
그런 제가 추구하는 사진 촬영각은 대부분 인상적인 형태를 바라보게 되고, 그것을 뇌리에 남기면서 나름 만화적인 구도를 꿈꾸게됩니다.
이 사진에서는 저 하늘의 달 한쪽과 아래 가로등에서 켜지는 불빛이 중심입니다.
물론 묘한 건물 디자인이 이런 각을 인상지어주기 때문에 저로서는 좋아하는 형태입니다. 물론 단번에 이 샷을 잡은 것은 아닙니다. 약 5컷 정도 찍어서 잡은 것입니다.
이쪽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너무 착실하게 포인트를 잡아서 전반적으로 좋은 사진은 되었지만, (적정노출을 잡았지만) 그럭저럭 좋은 사진일 뿐, 취미로운 사진으로 쓰기에는 아쉽습니다. 취미용이 아니라 업무용으로 쓸 사진이라고 하면 좋은 배경으로 이런저런 형태로 써먹을 수 있겠지만 이때의 감성은 이것과는 달랐습니다.
지금 녀석은 인상적으로 보이려는 효과를 위해서 노출을 줄였고 일부러 주변 택시정류장의 모습이 더해져서 조금 더 좁은 의미로서의 도시감각을 살렸지만 뒷 건물까지 너무 진하게 잡혀서 상징적인 스타일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경우는 사진적으로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만화를 그리거나 배경으로서 활용하기에는 좀 어려운 스타일이지요.
그래서 첫 사진처럼 각을 틀고 조금 더 높이를 조종해서 맘에 드는 샷을 완성했습니다.
물론 이런 쇼를 하려면 좀 엉거주춤한 폼으로 다양한 세팅을 맞추어봐야 하는데 주말이라고 지나는 이가 너무 많아서 오래 하고 있으면 바보소리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마구 날리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아쉬운 것은 백그라운드의 날씨인데 시간대로서 볼 때는 좋았지만 약한 황사기에 맑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이쁘지 않은 하늘색을 보여주어서 훌쩍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