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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

보고 또 보고 보는 애니메이션 들

 

 

근래에 와서 보면 아무래도 정석화(定石化) 되어 있는 기분이 들지만 연간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특히 일본 TV애니메이션 편수가 엄청납니다. 60년대와 70년대를 보면 연간 등장하는 타이틀이 20여 작품 미만이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보편화된 CG제작환경과 더불어 1994~5년 전후로 일어난 일본 애니메이션 붐과 더불어 성장한 4~5세대 애니메이션 제작가(製作家)들이 시장에서 활약을 하게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시장에 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지켜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하면 과거 TV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었던 표현에 대한 부분도 굉장히 밀도가 높아져서(더불어 표현되는 캐릭터 표현도 더욱 사실적으로 바뀌면서)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는 면이 강해졌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SF와 판타지 분야에서는 그 비율이 굉장히 높아서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는 영향력도 더 강해졌다고 하겠습니다.

당연히 저도 비현실적인 거대로봇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빠지게 된 것이 기본이라고 해도 이후 여러 작품들을 거듭해 보면서 그 안에서 다시 새로운 세계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즐거움에 빠지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꾸준히 많이 나오는 작품에 대한 염원이 어느 정도 있었고 더 많이 볼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원하기도 했지요. 다만,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점은 그것을 다 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연간 등장 작품수가 100여 편, 시즌별 작품 수가 30여 편 전후로 나오고 있어서 수적으로만 본다면 가희 새로운 르네상스를 보여준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화려한 번영, 풍부해진 감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도 그 안에서 다시 바뀌고 늘어나는 작품세계는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과거처럼 신선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묘한 아쉬움을 느끼게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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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꾸준히 즐기고 있는 애니메이션 감상문 정리도(물론 본 작품만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2006~7년까지는 어찌 어찌 버텨볼 수 있었지만 조금씩 밀리기 시작한 애니메이션들이 이제는 400작품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못 본 작품이라고 해도 연간 10작품 내외였는데 대부분 못 본다기보다 안 보게 되는 작품 수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특히 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HD화된 작품 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이후에는 더욱 그런 면들이 강해졌지요.

 

실제 기준을 잡아보면 21세기 이전에 등장한 여러 가지 작품들과 비교해보아도 지금 등장하는 작품들은 굉장히 좋은 퀄리티(品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 전체적인 면이 아니라고 해도 애니메이션으로서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들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것이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기준을 두고 있는 평균 미술, 구성점수를 본다면 90년대 작품들이 평균 5~6점인 것에 비해 지금 나오는 작품들은 어지간해서 6점대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조금 괜찮다고 한다면 7점대를 무난히 커버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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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준을 하고 있는 점들은 90년도에 일본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애니메이션 제작환경과 구성, 연출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미국과 유럽 애니메이션 제작환경과 비교해보았을 때 요구되는 기초적인 것들만을 비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초~~전문적인 부분까지 이야기를 한다면 제 감상점은 굉장히 뻔한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평가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기준이라고 해도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함이라는 것은 어떤 작품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대부분 비평, 논평, 평가되는 작품에 대한 기준에는 과거 명작을 가지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더불어 그해 등장한 여러 가지 작품 수준들과 함께 비교하면서 그 안에서 더욱 발전된, 특징이 있는 작품을 새로운 기준으로서 비교평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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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준으로 되돌아 보아도 21세기, 특히 2007년 이후에 등장한 작품들은 90년대 평가기준을 완벽하게 넘어서는, 한 단계 높은 기준평가를 가지게 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실제 제가 평가하고 있는 점수가 같은 6점대라고 해도 90년대 작품들에 비해보면 사실 상 1단계가 높은 6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라고 하겠지요.

사실 이런 점들은 정말 미묘한 것이라서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기에 어렵습니다. 특히 편집기술과 프로그램이 좋아지면서 작화수정이나 동화연결성, 화면 전환 등이 굉장히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이전기준으로 평가를 한다는 것이 사실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경우에 들어서면 기존 감상평들을 대부분 평가절하(平價切下)시키는 방법을 택하기도 합니다.

모든 작품 감상점수들을 현재 기준으로 재정리해서 과거 감상점수들을 다 한 단계 내려버리는 것이지요.

확실히 1988년도 명작과 2008년도 명작이 같은 점수를 가진다는 점에 대해서 미묘한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지요. 물론 감동이라는 점도 처음 만난 작품과 이후에 만난 작품 등에서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같은 감동이라는 부분을 단순하게 수치화 시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기존에도 한 말이지만 별 세 개는 사람들이 평균으로 생각을 하면서도 50점이라고 말을 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부분이라고 하겠지요. 지금 기준으로 70점대 물건은 대부분 과거기준으로 70점이라는 완성도와 만족도를 보여주지만 그것이 꼭 과거시대와 비교를 해서 70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 70점인 작품이 200점일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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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는 만큼 등장하는 다양한 작품들이 비교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상대평가라는 것이 기준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세상사가 이런저런 등급을 가지고 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연재해도 이제는 등급별로 구분을 하고 있는 세상이니 말입니다. 너무 많은 작품들을 만나는 것이 보다가 밀려서 다 보지 못하고 지나는 시간으로 접하게 되니 어느 정도 자신이 보고 싶은 작품 기준을 만들어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다시 생각을 해보면 10대에 보고 싶은 작품, 20대에 보고 싶은 작품, 30대에 보고 싶은 작품 등으로 세대가 변화하면서 감동과 행복감을 얻기 위한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꾸준히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만 어느새 의도하고 보지 않는 애니메이션이 수백편이나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편식을 하지 않고 두루두루 다 보자는 생각을 하면서도 재정리를 해보려면 보지 않고 넘어간 작품들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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