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을 회상해본다고 하면 가장 많이 기록된 영상때문에 그나마 쉽게 기억을 할 수 있습니다. 1991년부터 1994년까지 일본에 있을 때 가장 많이 기록해둔 S-VHS 테이프들이 한 100여장 넘게 있었으니까요. 대부분 3배속 녹화였지만 일반 VHS 돗화보다 훨씬 화질이 좋았기 때문에 지금도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서히 화질열화도 걱정되고 해서 재작년부터 조금씩 디지털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의외로 시간이 걸리고 재인코딩작업에 상당히 고생을 시키기 때문에 좀 아슬아슬하지만 적당히 즐겨볼 수 있는 정도로 정리되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1991년도 테이프 들의 대부분은 빌려간 친구가 왕창 분실을 해버려서 지금 정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을 왕창 느끼지만 그나마 남아있는 70여개의 테이프들을 잘 정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이토 건탁'
- 처음 나온 광고는 잘 모르고 보면 그냥 장기두는 손녀딸과 할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이게 다이토 건설 광고로 보기에는 좀 요상했지요(^^). 토지에 건설해주는 형태로 이익을 보는 광고인데 나름대로 버블경제의 여파로 인해서 많이 요상했던 시대라고 하겠지요. 지금까지도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 (그래도 10여년이 훨씬 전의 모습이지만)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SFC게임 '마리오 카드'
- 시대를 풍미한 슈퍼패미컴 마리오카드 광고입니다. 나름대로 웃음이 있으면서 흥미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대가 보여준 흥분도 만점의 게임이었지요.
'파나소닉 브랜비'
- 타마키 코지가 만들어낸 부드러운 음색과 더불어 파나소닉 브랜비 20배 줌 비디오 카메라 광고는 나름대로 따스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일본 전자브랜드에 대한 인식에서 파나소닉은 잘 몰랐던 저에게 색다른 인지도를 알려준 광고라고 하겠지요. 부자 그룹이라는 인상도 강했는데 당시를 풍미한 유명 연예인들이 메인 모델을 했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때 메인은 스즈키 호나미였습니다. 도쿄러브 스토리로 초 유명인이 되어버린 그녀의 매력이 여기저기서 팔릴 때였지요.
마츠시타 전기, 해외 브랜드 내쇼날(National)로 알려진 파나소닉은 일본 가전기업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답게 홈비디오 카메라 부분에 있어서 소니와 함께 광고에 굉장한 투자를 했다고 하겠습니다. 매년, 매 분기마다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광고를 보면서 정말 놀랐지요. 이 광고에서는 제 시대가 기억하는 그룹 '안전지대'에서 솔로로 나온 타마키 코지 노래를 배경에 깔면서 연출되는데 당시 인기를 휘어잡은 여배우 스즈키 호나미를 메인으로 쓰면서 거의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는 다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이 홈비디오 VHS-C입니다. 요새 세대분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요상한 규격에 요상한 녀석이라고도 하겠지요. 하지만 화질이나 렌즈는 참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돈네루즈가 나온 '이데미츠(出光)' 카드
- 일본에 가기전에는 완전히 몰랐던 톤네루즈, 계닌(藝人)이라고 불리는 스타일로 다양한 만담, 개그맨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현실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던 기억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런 스타일은 약 10여년 후에 우리나라 방송스타일과 맞이 겹치게 되더군요.
돈네루즈가 주로 나오면서 많은 인지도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카드광고에 개그맨이 나왔다는 점에서 놀랐다고 기억합니다. 지금도 그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이때만 하더라고 일주일간 정규 방송 6~8개를 하고 있는 이들 모습에서 정말 개그맨이 가지는 사회적 지위가 우리나라와 남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보면 친화성이 있지만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 느끼는 것은 조금 애매한 일본광고였지 않았나 합니다.
지금보면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