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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Comics

어떻게 만화책을 알아서 주문해 보고 있나?

언제나 오는 질문 중 하나가 "일본 원서 만화책을 보는 입장에서 어떻게 그 많은 책들 중에서 골라서 좋은 작품을 찾을 수 있나?"

라는 것입니다.

1980년대는 말 그대로 모험이었습니다.

책 제목이나 작가이름을 가지고 일괄주문을 해서 받아보고 좋은 작품이면 에헤헤 이지만 아니면 훌쩍입니다.

90년대 중반까지 일본에 갈 때마다 만화전문 거대서점에 가서 몇백권씩 구입을 했습니다. 때문에 가끔은 직원이 직접 나와서 그것을 국제우체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일반인 혼자서 상자 여러개 되는 박스를 들고 우체국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인터넷에서 사전 정보를 찾아보기 전까지는 계속 그러했습니다. 인터넷이 생긴 이후에는 말 그대로 넘치는 정보 속에서 다시 책을 만나봐야 합니다.

일본은 달리 만화왕국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취향만 따지고 보더라도 약 40~60종에 달하는 만화관련 잡지를 다 챙겨보면서 그 안에서 좋아하는 책, 작품을 찾아본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이야기 했던 것이 있었지만 너무 포스트가 많은 제 블로그이다보니 매번 그런 질문들이 다시 오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주로 몇개 안되는 사이트를 돌아가 봅니다.

속칭, 불법 다운로드 관련 사이트가 아니라, 만화관련 정보 사이트를 말하는 것이지요.

근래에는 거의 3~5개 정도로 축약되고 있는데,

만화전간 닷컴 과 코믹 나탈리, 그리고 복간닷컴 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예, 저는 일본만화 원서를 보는 만큼 일본어 독해가 됩니다. 그래서 직접 둘러보고 새로운 작품이 무엇인가 알아보고 구입해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쪽으로 검색을 해서 봐도 가끔 폭탄을 만나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참 취향적이지 않은, 소문이 무성한 작품을 보게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반면,




이렇게 확실하고 임펙트있는 포스트를 보면 꼭 구해서 보고 싶어지지요. [마법 소녀 디 엔드]입니다. 임펙트가 크지요.

워낙 특징이 있는 타이틀 광고와 선전 문구를 보고 주문을 넣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소개페이지에 나온 것을 보고 1월달에 흥미를 가졌고 이후 책이 나온 것을 보고 주문을 넣었더랍니다.

코믹 나탈리에서는 주로 신연재 소식과 새로운 잡지 관련 소식들을 봅니다.




이런 잡지의 신연재 소식을 체크해본다고 하겠습니다. 이쪽에서는 마츠다 나오코의 [중판출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징이 있는 작화력과 함께 소재가 좋은 구성이었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지만 만화출판계에 도전한 새로운 구성이 재미있었습니다. 마침 잡지를 볼 수 있어서 1화만 보았는데 너무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남성작가가 그린 것과는 또 다른, 여성 작가가 그려보는 만화편집, 출판사 입장에서 보는 도전의욕을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역시 이번에 1권이 나왔기 때문에 또 주문을 했습니다.

'마법 소년 디 엔드'는 임펙트 있는 소개문을 보고, '중판출래 : 쥬한슛타이'는 단 첫화 하나만 보고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여전히 모험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전에 책 제목과 작가 이름만 보고 구입하던 모험기와는 다릅니다. 조금 더 취향에 맞추어 볼 수도 있지요.

복간닷컴은 아무래도 일본 현지인들보다 구입시기나 정보력이 딸리는 만큼 화제성있는 작품을 나중에 알게되었을 때, 또는 미처 모르고 있다가 지나쳐버린 작품에 대한 구입의욕을 위해서 찾아가보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e북제팬과 j코믹을 통해서 사전에 조금 맛을 보고 구입을 하는 경우도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읽어버린 책이나 기존에는 모르고 넘어간 책에 대한 이해를 알아볼 수도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해나 착각을 고쳐나갈 수도 있고요.

여기에 근래에는 연단위로 나오는 책자가 있습니다. '이 만화가 대단해!' 시리즈 입니다. 꾸준히 국내에서도 구입해보기 쉬운 책자인 만큼 역시 정보로서 좋습니다.


물론 가끔 여건이 되면 만화잡지도 구입을 합니다만 이전에 비해서 장르영역이 넓어진 만큼 꾸준히 구입하고 있는 잡지는 없습니다.

'감동의 최종회'를 보여준 잡지를 보면 마지막 권이 출간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쉬워서 구입을 해버리거나 화제의 신연재같은 소재, 또는 무식한 부록이 달려있는 경우 충동구매,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취미심에 충실해서 전부 구입하고 알아가자면 갑부라도 도전하기 힘든 것이 만화 정보력이니까요.

어찌되었든 모험만으로 도전하던 1980년대와 달리, 그때 그때 짬을 내서 서점에 가 구입을 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사전에 어느정도 알아보고 사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가 되었는데 여전히 그런 것을 무시하고 어떻게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찾는 것이 궁금하시면 비록 적지 않은 정보라고 해도 여러 사이트, 블로그 등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제법 많은 분들이 취향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보고 계십니다. 저는 그중에서 1/10이라도 접하고 있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외에 영어권 만화에 대한 정보다 중화권은 그 지역 취미인들에게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좀 많이 마니악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듣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만화책 세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들도 이런저런 좋은 작품에 대한 행복한 접근 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 만화책 중에서 지금 주목하는 것은 역시 [젤리장수 다로] 입니다. 작가 김민희의 센스가 어디까지 갈지, 어떤 마무리를 할지(이게 조금 불안요소지만)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만화쪽은 오히려 그 정보를 '탐색'을 해서 볼 때 불편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