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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Comics

철권 친미 : 쿵후보이 친미 - 일본식 무협액션의 개성



철권 친미 : 쿵후보이 친미
일본 / 鉄拳チンミ
권법 액션
마에가와 다케시(前川たけし) 작화
COMIC MAGAZINE
일반판 전 35
문고판 전 18권
1983년 12월호 ~ 1997년 2월호
월간 소년 매거진(月刊少年マガジン) 연
출판사 코단샤(講談社)

스토리-감동 30 : 18
스토리-웃음 20 : 15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20 : 16
연출 10 : 8
Extra 10 : 7
72 Point = 

이 작품이 저에게 보여준 재미는 정말로 저에게 있어서 대단한 것이지요. 권법을 재미있게 표현해준 작품으로, 그리고 멋진 꿈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정말로 저의 청춘에 있어서 많이 연습하게 만든(여기에 등장했던 권법들을 따라 해보느라 고생했었습니다.^^)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패배라는 것이 인생에 많은 공부가 된다는 것은 수많은 명언과 함께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활에 있어서 패배라는 것을 맛본다는 것은 참으로 싫은 일이겠지요. 주인공은 패배를 할 수 없는 드라마적 구성을 가진 천재형 권법가이지만 그런 사실 이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집중력을 높여서 그 상황을 돌파하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좋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라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관념에서 일으킬 수 있는 편향적인 것 중 하나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정의를 위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여가는 일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만화는 보기 쉽고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1996 & 2005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용소야'라는 해적판 타이틀로 나와서 (당시 성룡의 용소야라는 쿵후 영화가 유행을 했던 것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재미를 알려주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당시 공부라는 것을 전혀 안 하던 (사실 살면서 공부라는 것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학교도 그냥 가라고 해서 갔지 왜 가는지도 잘 모르는 맹맹한 인생이었거든요) 때에 권법, 권투, 합기도 같은 격투기에 이런저런 흥미를 느끼고 도장도 다녀보고 따라서 이런저런 기술도 연습해보고 하던 시기였습니다. 이소룡와 성룡 식 쿵후에 대한 이런저런 열띤 토론(?)도 하면서 나름 개성 있는 세계관을 만들고 싶기도 했지요.

어린 생각에 이런 삶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요. 다만 패싸움을 비롯한 몇몇 스트리트 파이터를 경험해보니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싸움판이라는 것이 만화나 영화처럼 무슨 멋스러운 것이 거의 없어요. 그냥 애들 싸움이지요. 조금 살벌하게 나가는 애들을 봐도 쓸데없는 만용스러움을 자랑하는 철모르는 꼬락서니이다 보니 무슨 권법 세계 같은 로망은 전혀 없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꿈을 많이 꾸었지요.

그러면서도 이 작품이 주는 재미라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참신한 맛이 있었습니다. 눈두덩이 찢어지고 피멍이 든 상태에서도 이 만화책을 보면서 낄낄거릴 수 있었던 것은 나름 그런 시대에 만나보는 매력이 아니었나 합니다. 나중에 일본에 가게 되었을 때, 일본에는 무협지 장르가 없다는 것을 보고 나름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세계관에서는 그런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말이지요. 나름 전 세계 어디를 가도 SF 소설이나 추리소설이 있는 것처럼 무협지라는 것도 전 세계 소년소녀들이 즐기는 문화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더랍니다. 그런 착각을 깨준 계기였지요.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무협만화들이 많았던 우리나라 환경과 다른, 일본식 무협 액션이 들어간 이런 작품은 당시에도 상당히 신선하고 충격적인 재미를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통해볼 때 일본식 무협 세계 연출이라는 것은 대부분 사무라이 검극과 닌자 액션, 그리고 특촬 액션 히어로의 세계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형태는 서로가 닮은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다른, 그러면서도 모호하지만 즐거운 연결점이었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 친미는 중국권법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테마적인 구분에서 일본에서 소림사 권법에 대한 '붐'이 있었던 80년대에 나온 작품이라는 것을 볼 때 (역시 일본에서도 성룡의 쿵후 액션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지요) 여러 가지 유행을 따라간 점을 말해볼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 친구들과 권법 이야기로 이런저런 재미를 해볼 수도 있었던 것은 또 재미있었지요. (실전형 가라테 유단자인 녀석은 조금 기분 나빴지만요) 폭력이라는 수단보다는 그것을 통한 밥벌이가 가능했던 시대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것은 무협 세계 자체가 어떤 선망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질풍노도기를 지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어떤 목적을 가지기 보다 그냥 마음이 동하는데 움직이고 이후에 어떤 결과를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꿈이나 목적이 없는 삶이라도 살더라도 행동을 하다 보면 그 행도에 따라서 살아가는 목적이 생기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 인생이라라는 것은 언제나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재능과 노력, 그리고 결과라는 부분을 따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요.

친미의 행동방식도 그런 구성을 보여주지만 대림사(大林寺)에서 도전하는 시련을 거치면서 목적을 가지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과정이라는 것을 통해서 일반적인 성장을 한 소년이 어느새 큰일을 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영웅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모습은 잔잔하면서도 좋은 감동이 아니었나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놈의 통배권을 따라 해본다고 이런저런 쇼를 해본 추억이 가장 깊게 남아있지만요.

연재 연도가 길었던 것은 물론 인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일본에 가서 데굴거리다가 돌아왔을 때도 계속 연재를 했고, 한국에서 IMF를 맞아 샐러리맨 생활에 전념하고 있을 때 어느새 완결을 보았습니다. 물론 바로 신~ 시리즈를 시작했고 외전도 그렸지요. 그것이 완결되고 얼마 있지 않아 현재는 전설편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이 작가에게 있어서 친미는 라이프 워크, 대표적인 타이틀이면서 캐릭터로서 꾸준히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첫 시리즈 마지막에 등장했던 정치적 구성을 통해서 당시 중국시대 전국에 이름을 떨친 친미의 활약과 스케일 업된 구성에는 조금 더 화끈한 매력을 기대해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결코 만능, 무적이 아닌 친미의 활약이라는 것도 대단히 흥미진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초기에는 구성이나 작풍이 조금 단순하고 코믹한 형태로 시작되었지만 근래에 와서는 작화력과 구성력이 높아져서 보는 맛도 더 좋아진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