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G의 레콩기스타
일본 / ガンダム Gのレコンギスタ
TV Series
SF 액션
2014년 10월 2일 ~ 2015년 3월 26일
전 26화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제작사 선라이즈(サンライズ)
감상 매체 TV
스토리-감동 20 : 12
스토리-웃음 15 : 7
스토리-특색 10 : 7
작화-캐릭터 15 : 13
작화-미술 10 : 7
음악 10 : 7
연출 10 : 7
Extra 10 : 7
67 Points =
어찌 되었든 오랜만에 건담입니다.
그것도 우주세기. 원 작가로서 이 세계를 만든 토미노 총감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구성을 짜 만든 작품입니다.
턴에이 이후에 토미노가 반다이 건담 월드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길지 어떨지 말이 있었지만 결국 이런 형태로 이야기를 정리해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주세기 이야기의 정통사를 따르면 V. '빅토리 건담'까지이지만, 턴에이에서 모든 것을 수용한, 패러렐 월드와 시간대를 통합한 반다이 건담월드를 새로운 시대를 내다본다는 형태로 막을 내렸지요.
이후 독자적인 건담월드를 만들어가는 21세기 건담 타이틀은 스토리와 장난감, 그리고 SF 팬들이 원하는 장수 캐릭터 드라마의 기준을 보여주었습니다만 과연 '토미노 건담 세계'가 얼마나 새로운 시대에 받아들여질지는 조금 의문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도 갈등의 전제조건은 정치와 군사적 행동범위에 자신들의 삶을 반영해가는 국가, 단체 간 대립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갑니다.
그리고 우주세기 이후, 턴에이 시대와 연결되는 RC(Regild Century)를 등장시켰습니다. 한때 "턴에이 이후시대가 아니겠는가" 라는 말도 있었지만 인간들이 어리석은 전쟁 행태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그때 그 시대로 한정 지으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더블오 : 00] 시대를 생각해본다면 태양계 외 생명체와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건담의 존재가치를 새롭게 정의해갈 수도 있었겠지만 여전히 건담이라는 존재가치는 인류의 아집에 의해서 다루어지는 캐릭터로서 상징성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작품군은 모든 로봇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액션 성향과 함께 다각화된 현실을 담고 있지만 중심은 캐릭터입니다.
이번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친구는 건담 도둑질의 후예로서 '벨리 제남 : ベルリ・ゼナム'이라는 젊은 천재 파일럿입니다.
캐피탈 가드라고 하는, 군조직보다 공립 경찰에 가까운 단체에 소속된 벨리는 모빌슈트를 다룰 수 있는 직종 에 있으면서 다양한 천재성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기존 건담 파일럿, 특히 우주세기 소년들과 다를바 없이 사상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급적 평범한 소년이라는 형태로서 그 존재가치를 입증하려는 것이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부모 관계상 정치적, 사회적으로 연관성이 깊은 배경을 보여줍니다.
초기에 정보잡지 등을 통해 이런저런 것을 알고 본 사람들이라면 조금 다른 의미로서 생각해볼 수 있는 히로인(?) 아이다 스루건(アイーダ・スルガン)이 매력적이고 정치적, 사회적 관점에서 앞선 행동의사를 보여줍니다.
물론 이것도 어느 정도 한정적인 아메리아 관점이겠지만요.
이 시대는 크게 3대 세력, 아메리아(북미지역), 곤드완(유럽지역), 그리고 중립지역으로서 우주세기의 유적이기도 한 달(月)의 트와상가(トワサンガ)와 연결된 캐피탈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단, 여기서 아메리아와 곤드완은 대륙간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부분은 그냥 대사로만 나오고 있어서 특별히 이야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기존 작품군과 달리 2쿨, 26화로 축약된 스토리 구성상, 템포가 좋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잘라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장난감을 팔기 위해서 더욱 많은 종류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앞으로 이 RC시대를 배경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요.
그래도 건담 드라마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마스크'도 잘 이어져서 시대적인 감상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게 했습니다.
너무 장난감 같은 설정 구성에 맞추어진 저연령층 작품에서 한발 벗어나, 어른 세대 (더불어 SF 오타쿠)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립과정이나 연출도 충분히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시대의 소년상을 대표하는 명대사(?)같은 이야기도 더해가면서 조금씩 성장해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이야기의 큰 소재가 되는 차별용어, 인권문제로서 의미를 가지는 쿤타라(クンタラ)와 종교라는 것이 가지는 인류문화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게 등장한 '스코드 교 :スコード教'는 말 그대로 미래를 통해서 현재를 보여주는 로봇 액션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잘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라라이아 먼데이를 무척 좋아했는데 1~2쿨을 넘어서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외전 같은 구성을 기대해 보기도 했습니다. 인상적인 1화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무언가 큰 역할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비교해보면 나름 마무리가 아쉽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가진 피부색이나 분위기는 어쩌면 턴에이의 로랑과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그런 묘한 연대감, 분위기를 보여준 것 때문에 좋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이야기 구성에 필요한 캐릭터 묘사와 설정은 대다수의 건담 드라마가 가진 그대로, 굉장히 어색합니다.
일반적인 현실이 아니라 '혼란의 시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정부라고 할 수 있는 조직관은 '아메리아'를 통해서만 보이기 때문에 이 RC 시대의 인류들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꾸준히 인류는 여러가지 대립과 전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망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싸워대고 있으니까요.
이 세계관에서 아시아 지역을 배제하고 진행하고 있었는데 레.콩기스타라는 스페인 정복 용어와 함께 등장했다는 점과 함께 일본의 건담이 아니라 미주지역을 염두에 둔 건담 세계의 시작이라는 말도 해볼 수 있겠지요.
파일럿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행동방식도 미 해군, 군 단체가 가지고 있는 형태를 통해서 보여주는데 그만큼 재미있는 개성, 또는 획일화된 조직사회의 존립 가치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고 표현이지만 그 안에서 이런 문화가 단결하는 사람들 마음을 연결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오랜 시간 인류는 싸움, 전쟁의 규율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신과 문화를 유지해왔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묘하게 슬픈 부분이기도 하겠습니다.
물론 건담이라는 세계관 표현과 함께 다양한 인류 이야기를 그려 나가는 것이 건담의 특징이라고 하겠지만 상당히 라이트 팝~ 해진 21세기 건담월드에 있어서 여전히 무겁고 아리송한 대사를 남발하는 토미노식 드라마 구성은 확실히 보이는 맛이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작품이라는 말도 하게됩니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초기 퍼스트 건담과 달리, 이후에 나오는 건담시리즈들은 애니메이션 정보 잡지와 크게 연관되어 건담 세계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전 지식을 습득하거나 월간지에서 표현되는 뒷 이야기들을 다 알아보면서 접근하지 않으면 무슨 소리인지, 왜 이런 대사가 튀어나오는 것인지 전혀 알아 들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많은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SF 작품군들이 팬층에게 접근하는 기준 가운데 알기 쉬운 표현을 독자적인 단어들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다 그런 사연 때문인데 시대 변화에 따라서 얼마나 보는 이들의 이해관계에 연결되는 단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많은 것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궤도 엘리베이터'는 앞으로 우주시대를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이라는 평가도 있었던 만큼, 여러가지 기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염려하고 있는 그대로, 실제 우주에 연결되는 이 설비를 누가 선점하는가에 따라서 인류의 문화 경제 가치관과 사회 계급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같은 취미인은 건담같은 로봇 캐릭터가 얼마나 멋지게 표현되는가에 따라서 보는 맛이 다르다고 하겠는데 이번에는 기존 시즌 구성과 달리 업그레이드되는 신형 건담이 나오지 않고, 파워업 부품들을 통해 꾸준히 확장되는 개념을 보여줍니다.
4쿨 정도 이어가던 건담 드라마들과 달리 2쿨로서 완성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선은 이렇게 마무리를 했던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주역 건담의 정식 명칭은 'G셀프(G-セルフ)'로 독자적인 우주기술, 그리고 자본을 바탕으로 구성된 특수 형태라고 하겠지요.
전체적으로 본다면 앞선 선진기술(……이라기보다 우주세기의 치열한 전쟁 역사를 거쳐서 완성된 군사기술)을 이어받아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야기 구성상 건담 디자인을 가진 이 녀석이 큰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우주세기의 폰 브라운, 달에 있었던 아나하임의 후예가 이어받은 기술로서 완성된 애였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점때문에 사이코 프레임과 같은 뉴타입 연동 능력이 발현되는 특수한 기술이 선보였던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초인시대의 영웅담과 비슷하게 이어지는 표현 구성들을 보면 잠재력을 개발해서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물리적인 구성만을 보면 충분히 발달된 미래 세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속칭, 인간이 인간을 식량으로써 사용하려고 했던 시대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과 달에서 보급되는 포톤에너지를 기반으로 문명과 사회의 유지가 아니라 군사적, 폭력적 수단으로 발전시키려고 하는 지구인류의 멍청함은 꾸준히 이야기의 핵심에 도달해 있습니다.
결국 국지전과 같은 형태가 꾸준히 발전해서 대전(大戰)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부분을 느끼게 됩니다.
G 스타일이라는 것과 함께 여러가지 지구 문명에 의해서 개발된 오리지널 MS들도 제법 재미있습니다.
특별히 스타일을 따지지 않고 만들어진 몇몇 애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지요.
물론 이야기의 급속한 전개에 따라서 외형만 좋은, 말 그대로 장난감스러운 애들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나름 복합적인 개성으로서 이야기를 잘 끌어갔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건담 드라마를 보면 그래도 10여 종 이상 주요 MS가 나와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이번에도 짧은 2쿨, 26화 안에서 강력한 애들이 쏟아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가서는 등장 장면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애들이 많아서 조금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음악이나 구성, 그리고 화면 연출은 21세기에 들어서 정석처럼 여겨진 CG 사물 묘사와 많이 달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토미노식, 20세기 연출로서 정겨움까지 느껴지는 묘사에 색다른 감상을 표현할 수도 있지 않았나 합니다.
어쩌면 건담은 이렇게 보여야 건담이라는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감상도 생깁니다.
묘하게 인상적이면서도 정겨운 감을 받았다고 하겠습니다.
조금 거리감이 생기는 묘한 감상도 있는 레콩기스타이지만 이런 연출들은 좋았습니다.
CG 로봇 연출과 달리 음영 3단계를 통해서 연출되는 구성은 과거에 극장판이 아니면 보기 힘들었지요.
TV에서는 1단 아니면 2단 구성으로 음영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과거와 다르게 공정 작업이 많이 단순화되면서 더욱 좋은 느낌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음악 프로듀서도 원뮤직이나 소니 뮤직엔터테인먼트에서 참가해서 더욱 좋은 느낌을 알려주었습니다.
TV드라마분야에서 상당히 선진적으로 1~3화를 먼저 공개해 보여준 이벤트와 함께 다양한 배경 묘사를 가볍게 흐르듯 생략한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과거와는 다르면서 과거와 비슷한, 추억의 연출이었다고 하겠지요.
여전히 이 작품에서 혈통에 중심을 둔 고전적인 관점과 함께 뉴타입이라는 캐릭터 발전성향도 보여줍니다.
물론 삐리리릭~! 으로 대표되는 아무로의 뉴타입 초감각은 아니라도 해도 세련된 연출을 통해서 더욱 직관적으로 표현한 연출에는 묘한 흥분까지 느끼게 해줍니다.
우주인류, 특히 달에서 나타난 녀석들도 상당히 감각적으로 우수한 능력치를 보여주는데 전쟁의 도구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물론 여기서는 어느 정도 군사화된 조직에 속해있지만) 우주전쟁에 의해서 사라지는 사람들의 존재, 생명에 대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은 또 다른 감흥이었습니다.
앞서 발표된 21세기 건담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스피드감이 묘하게 다릅니다.
전투 장면 연출은 확실히 클로즈업이 많은데 이런 부분은 아무래도 폴리곤 모빌슈트만을 가지고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20세기 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표현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묘하게 복잡한 구성과 다르게 전투 장면들은 단순한 표현 속에 복잡한 설정들을 넣어서 보여주었는데 여러가지 구성이 몰아서 나온 후반부는 상당히 밀도가 높은 전투 장면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이런 표현이나 구성은 보는 맛이 남다는 토미노의 연륜을 통해 더욱 진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스피드감은 훨씬 강해져서 80~90년대와는 다른 건담이라는 것을 확실히 증명합니다.
빔샤벨 연출을 비롯하여 카메라 광각 연출 감각이 확실히 이전과 다르게 구성되는 점들이 많습니다.
중반을 넘어서 등장한 인과관계변화와 더불어 캐릭터들이 가진 변화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이 이야기 흐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발휘하는 것인지는 조금 나중으로 봐야 하겠지만 (극장판이나 후속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벨리와 아이다의 인간적인 성장과정은 확실히 인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진지하게 표현되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감상적인 바람도 있습니다.
기대와 달리 인간 드라마적 연출이 많이 생략되어 버린 것은 로봇이 나오는 액션 애니메이션인 이상 꼭 한 번 이상 전투 장면이 들어가야 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구성적 약점이라고 하겠지만요.
사실 주인공치고 상당히 이상적인 바보라고 할 수 있는 벨리는 타고난 자질과 달리 자신의 재능과 다른 부분으로서 삶을 선택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레콩기스타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지구 인류와 달인류가 가진 대립 과정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종교와 정치, 사회의 중심인물들과 연계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려고 하니까 말입니다.
뉴타입이라는 존재관이 꼭 전쟁이라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바꾸어가는 모습으로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로서 본다면 벨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가치를 이 전쟁을 통해 강하게 성장시켰다고 할 것 같습니다. 건담을 조종하지 않은 뉴타입이라는 존재는 무기, 병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던 그때와는 다른 것이겠지요.
반면 아이다는 선진적인 의미로서 정치와 사회에 있어서 필요되는 능력과 감성, 그리고 대단히 뛰어난 밸런스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수성이 뛰어난 등장 초기와 달리, 자신이 가진 입장을 이해하고 벨리와는 다르게 세상의 논리에 묶여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기 존재관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세상이 그런 인물 한 두 명에 의해서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말입니다.
그녀에게 전투 파일럿으로서 위대한 능력을 볼 수는 없다고 해도 사람, 인생의 선배로서 벨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서 또 다른 드라마를 기대해보고 싶어집니다. 주요 인물이지만 그런 부분들이 조금 많이 생략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이 레콩기스타는 1979년에 등장한 퍼스트건담 세계가 여러 가지 사이드 세계관을 만들어 보여준 것처럼, 많은 뒷이야기가 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잔뜩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유명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방식도 안 보여주고 끝낸 작품인 만큼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턴에이와 일치하는 부분도 있지요) 오히려 달의 트와상가에서 거의 수공예로 만들어지는 MS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기술도 대부분 잠재워져 있었고 호전적인 인간상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이후 턴에이 시대로 이어지는 역사를 통해 굉장히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말 그대로 달 세계가 표현한 흑역사의 진정한 다크사이드를 품고 있지 않을까요.
실제 대부분의 모빌슈트들은 전쟁의 도구라기 보다, 인류의 발전을 돕기 위해서 개발된 도구였음에도 불구하고 트와상가와 아메리아, 그리고 곤두완은 발전적으로 전투형 모빌슈트들을 설계해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 결과 결국 우주시대의 패망이 다시 보일 수 있는 형태가 되었다고 하겠지요.
어쩌면 근미래의 우리들 모습을 비추어 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에서는 그나마 종교적 신념을 통해서 인류가 구원될 수 있는 많은 기반을 담고 있지만요.
결국 언제나 이야기하듯 여성은 강하다. 세상의 진리는 여성이 만들어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상 주인공 벨리와 연결된 여성군으로서 여자친구라는 입장을 꾸준히 잘 고수해가는 노레드 나그(ノレド・ナグ)를 보면 또 놀라게 됩니다.
쿤타라 출신이라는 인종적 배경을 떠나서 계급사회가 가진 과거의 전철을 어떤 형태로서 극복해나갈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결국 인류 자신이 차별을 이겨 나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그녀가 살아가는 모습이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이 장면은 그래서 여러 가지를 보여주는 구성이기도 합니다.
건담, 레콩기스타의 시대는 지구시대에서 우주세기로 넘어가고 그 시대가 막을 내린 후에 다시 1000여 년 정도가 흐른 시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보다 약 2500~3000년 정도 이후 세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정확한 우주시대의 막이 어떤 형태로 끝났는지 정확한 표현이 없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그때도 존재했던 인류의 아집, 가치관의 대립, 사상적 오류를 거치면서도 결국 인류는 발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반복되는 싸움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인류의 염원을 가지고 개발되었을 이 G셀프도 그런 의미로서 본다면 조금 다른 형태를 기대해보지요.
그래서 마지막에 언제나 그런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1세기에 들어서 새롭게 시작된 RC시대의 건담 이야기는 단순하게 이렇게 막을 내릴 것 같지 않습니다. 더 많은, 그리고 더 매력적인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되니까요.
게다가 이번 진행에 있어서 전혀 건드리지 않은 아메리아 VS 곤드완 구성은 앞으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만들려면 정말 엄청나게 많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는 바탕은 세상에 나왔습니다.
여전히 인간들은 바보짓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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