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끓는 청춘
한국 / 피끓는 청춘
MOVIE
가족 드라마
감상매체 DVD
2014년
즐거움 50 : 33
보는 것 30 : 16
듣는 것 10 : 5
Extra 10 : 6
60 point =
드라마라는 점에서 보면 가족보다는 청춘을 바탕으로 한 무작정 반항기가 아무래도 관심을 끄는 것이 사실입니다.
청춘이니까, 게다가 80년대니까.
이 두 코드는 적당히 충무로를 끌고오는 베스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꾸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만큼 천만관객시대를 맞이하여 더 많은 대상을 염두에 두고 시작되는 기획에서 나오지요. 게다가 흥행카드로 사용될 수 있는 박보영과 이종석이니 제작은 순조로웠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청춘이라는 것이 대부분 잘나고 공부잘하는 인간상보다 얄개나 날라리, 그리고 상당히 불량스러운 청춘기를 통해서 바라보게 해주는 것이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한민국 1%에 속하는 금수저 청춘기보다 99%에 들어가는 나무젓가락 청춘이 더 살벌하게 다가오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의미와 진행, 제작, 연출이라는 것을 보면 청춘의 반항기를 언제나 그려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흘러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감독의 역량을 비교해 볼 수도 있고요. 청춘영화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다고 하겠습니다. 한동안 해외에서 유지되던 원숙기에 들어선 배우들의 작품군과 신세대들의 작품이 어떤 비율을 맞추는가로 바라보는 것과 다르게 또 뻔한 드라마라는 점은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시골청춘이라는 파트를 들고와서 이 구수한 느낌을 어떻게 살릴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시덥지 않은 대결구도를 가진 애들은 대부분 잘사는 것이 아니라 그 동네에서 못사는 입장에 있습니다. 그냥 먹고 살아가는 것이 보통인 사람들의 시대에 있어서 발전하는 시대라는 것은 잘 보이지 않지요. 대부분의 80년대 초중반은 번영기를 거쳐서 새로운 모습을 맞이해가는 과정이 많은데 이런 애들 문화에서는 여전히 촌티 풀풀나는 애들이 나와서 나름 개멋을 가지고 자신들의 가치관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것은 다 있어요. 그런 시대를 거쳐서 지금의 어른행세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요.
태어나자마자 사서오경을 통달하고 어린나이에 급제하여 세상에 이로움을 떨치는 인간상은 위인전기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우민들은 그냥 바둥거리면서 자신의 현실에 놓은 그런 모습들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은근히 자식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들의 이야기도 더해지면서 보여주는 그런 시대감은 조금 묘한 느낌도 들게 만들어줍니다.
나름 괜찮은 것은 캐릭터들이 어설프면서도 (확실히 이종석에게 그런 느낌은 좀 묘하게 안 어울린다는 평도 있으니까요) 활성화된 개성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대부분의 문화전파기에 있어서 중도성향이 강한 지역문화라는 것은 또 다른 시시콜콜함을 보여주니까요. 고전적인 가치관과 신세대적인 이해충돌이 만나면서 보여주는 짜릿하지만 짜릿하지 않은 그런 풋사과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뭐 불량스럽게 자신을 주장하면서 살아가는 악발이 청춘은 조금 덜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