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잘 몰랐습니다.
인천 아라뱃길에 있는 거대 인공폭포에 가동 시간대가 따로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대부분 지나갈 때는 언제나 쏟아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유람선이 지나가는 시간에 맞추어 쏟아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날이 좋아서 조금 에헤헤 하면서 달리다가 가서 봤는데, 물이 안 떨어지고 있어서 놀랐지요.
그래서 그냥 전망대를 바라보는 것 정도로 만족을 하고 내려가려는 순간, 물줄기가 쏟아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편에서 유람선이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언제나 유람선이 지나갈 시간대에 이곳을 지나쳤기 때문에 이렇게 멈추어져 있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지요.
적당히 달리는 템포가 빨라진 것은 맞습니다.
아무래도 로드 사이클을 오랜만에 타기에 처음에는 그렇고 그런 속도였지만 과거에 타고 다녔던 기억이 몸에 남아 있어서 행복하게 열심히 굴러다니는 재미를 되찾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적당히 페달을 돌려도 인천까지 왕복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물론 과거와 달리 그렇게 보고 찍을 것이 줄어들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매번 같은 코스를 수년간 굴러보면 뭐 그렇지요.
지금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이 모습이 언젠가 완성과 함께 다리의 모습을 가지게 되면 또 새로운 기분으로 찍을 수 있겠지만 한동안은 그냥 바라보기만 하겠지요.
가끔 맑은 하늘을 바라보다가 엉뚱한 코스로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날그날이 주는 작은 감동이라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시간을 추억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날이 맑으면 이래저래 달리는 기분이 좋지요.
이날은 맨날 가는 코스와 달리 다리를 건너, 인공폭포가 있는 그쪽으로 달려봅니다.
가끔 이쪽을 건너다보면 맑은 날씨를 새삼 강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가을바람이 좀 세기는 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오히려 근래는 좀 낮이 더워져서 묘한 기분도 듭니다.
앞서 말했듯이 폭포가 정지되어 있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겨울 때가 아닌 이상 아직은 날이 따스한데 왜 멈추었는지 몰랐지요.
그래도 이런저런 모습 돌아보고 그냥 내려가려고 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물이 움직이면서 쏟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옹? 하고 바라보니 저쪽에서 유람선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지요.
이 폭포는 이렇게 유람선이 지나가는 타이밍에 맞추어서 가동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실 아라뱃길 자전거 도로에서 이렇게 인공폭포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려면 좀 고생을 합니다.
자전거를 손에 들고, 저 계단을 오르면 좀 그렇지요.
마친 자전거 자물쇠도 들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전망대 위까지 자전거를 들고 올라가서 사진 찍고 내려오다가 다시 폭포가 가동하는 것을 보고 또 올라갔습니다. 자전거 타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뭐, 그래도 딩가딩가하게 좋은 날씨를 바라보면서 타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어제와 오늘은 좀 날씨가 수상해서 타지 못했는데 날씨만 예쁘면 전에 실패한 경춘선 자전거도로를 다시 달려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은 호피의 손자인 꼬맹이입니다.
이제 지나가도 쳐다보지도, 비켜주지도 않습니다.
밥이라도 바치지 않으면 눈길도 주지 않아요. 훌쩍.
어찌 되었든 따스한 오후에 마당 한가운데에서 버티는 길고양이 꼬맹이도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