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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Korea

일부러 고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2016년 5월달에 있었던 라이딩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한강 자전거도로가 연결된 두물머리 지역으로 가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강북로와 강남로가 있지요. 일반적으로는 전철을 타고 근처 역에서 내려 서울지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잡는 분들이 많지만 정말 별생각 없이 그냥 강북로를 거쳐서 그곳을 지나 강남로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를 밟으면 약 118여 킬로미터를 주행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80여 킬로미터 내에서 해결될 방법을 쓸데없이 돌아다녀서 140~160킬로미터까지 확장하게 되면 상당히 고달프지요.

고통을 즐기는 타입은 절대 아니지만 몇몇 오르막길을 거치고 나면 체력이 무척 많이 저하됩니다.

게다가 가는 길과 오는 길이 다르면 그 오르막도 다르지요.

바람도 많이 불어요.

햇살은 강합니다.

게다가 지금 시즌은 강변에 날파리들이 참~~~ 많아요.

가끔 고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요.

힘들어서 헥헥 거리는데 입안으로 납시질 않나.

더워서 윗옷을 조금 풀어헤쳤더니 안으로 들어오지 않나.


어찌 되었든 날이 쨍할 때 나가서 기록을 계산해보니 쓸데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160킬로미터를 굴렀습니다.

전에 인천 다녀온 이후로 가장 쓸데없이 고생한 기록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차라리 그냥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놈의 낮이 길어요.


사실 가로등에 불이 들어올 때 찍어두면 좀 귀엽게 보이는 것도 있어서 그 시간을 기다렸는데....

세상에 7시 45분에 가르동에 불이 들어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래저래 엉덩이만 많이 아팠습니다.

이후 이리저리 돌면서 찍고 들어오니 완전 깜깜한 밤이더군요.

가을 때와 달리 해가 머무는 시간이 길고 밝기 때문에 가로등이 상당히 늦게 켜져요.

그래서 노을 시기와 가로등이 빛나는 타임을 잡으려고 한 것이 잘못된 계산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전에 한번 그런 타이밍을 잡아서 찍은 적이 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 사진은 가을 때 찍은 것이었습니다.


그냥 노을이 예뻐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 떨어진 체력으로 간신히 서울로 돌아왔는데, 여전히 가로등이 켜지지 않아서 훌쩍였더랍니다.

장장 11시간을 굴렀으니 좀 그렇지요.

게다가 아몬드 초콜릿 외에는 별다른 것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무척 배도 고팠고요.

한강변에는 왜 그리고 치킨을 많이들 드시고 계시던지...

달도 보면서 드디어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무지한 제가 잘못이지요.


예상한 것과는 다르지만, 어찌 되었든 노을 끝자락과 가로등이 켜진 모습도 담았습니다.

다만 체력이 바닥을 지나서 마이너스 상태이다 보니 그냥 대충 한두 컷 찍고 포기했지요.


그래도 날이 좋으면 데굴데굴하기 좋습니다.

또 이런 (고생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