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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tory/Consol Game

만보 게임약력 1993년 (2) SFC는 나를 악의 게이머...

그대로 이 시기에는 슈퍼 패미콤에 전원이 거의 매일 들어가 있었다고 하겠지요. 아마도 365일 중 한 300일 정도는 전원이 들어가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귀국 후에 6개월도 안되어서 펑하고 전원부가 나갔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게임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낸 것이 억울했던 만큼 악에 받칠 정도로 열심히 연구하고 파고 들었습니다. 다만 소위 말하는 쓰레기 스타일 게임에도 빠져보고 했기 때문에 이 때 얻었던 경험치가 이후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즐거움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방학 때 한국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역시 해볼 만 한 애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RPG만 알던 제가 이제는 시뮬레이션 관련 게임에도 맛을 들이면서 더욱 심각한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하겠지요. 덕분에 93년부터 94년은 게임기 하드가 혹사하게되는 시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PC엔진은 물론이요, 메가드라이브까지 심심치 않게 동시에 전원이 켜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RPG를 할 때 상대편 턴을 기다리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화면을 전환시키면서 동시공략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7월 말에 나온 <윙커맨더(ウイングコマンダー : WING COMMANDER)>와 <메가로마니아 시공대작전(メガロマニア 時空大戦略)>가 색다른 시뮬레이션 게임에 대한 재미를 보여주기 때문에 조금 더 게임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현실과 비교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버즈! 마법세계(バズー!魔法世界)>라는 RPG는 나름대로 신선한 세계관을 보여주었지만 재미를 따지기는 애매했습니다. 한참 PC엔진판 RPG들이 보여주는 매력에 홀라당 할 때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물론 <크레용신짱 폭풍을 부르는 유치원생(クレヨンしんちゃん 嵐を呼ぶ園児)>이나 <대폭소!!인생극장 두근두근청춘편(大爆笑!!人生劇場 ドキドキ青春編)>과 같은 게임도 종종 즐겨주면서 만보식 게임관을 차근 차근 쌓아갔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때 좀 자만에 빠진 것도 사실입니다. 보금 게임 해봤다고, 나름대로 공책에 비평도 써놓고, 나라면 이런 식으로 하겠다 라는 감상문도 적어두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과 즐기는 사람의 입장은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RPG와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비교, 분석, 비평하는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뭔가 있어보이는 녀석처럼 행동한 것도 사실입니다.

<슈퍼 노부나가의 야망 전국편(スーパー信長の野望・全国版)>은 나름대로 PC판보다 싸니까 구입해서 해보았지만 일본역사를 잘 몰랐던 때였기 때문에 결국 취향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였습니다. 물론 <성검전설2(聖剣伝説2)>이 녀석이 나와버렸고, 여기에 <소드월드 SFC(ソードワールド SFC)>같은 정통파(?) RPG게임이 주는 다양한 재미를 잘 느껴 주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두들겼습니다.

한 시대를 만들었던 SNK의 격투게임 <월드 히어로즈(ワールドヒーローズ : WORLD HEROES)>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다만 동네 오락실 대전격투 게임에서 나름대로 강자였던 저는 단 3시간도 안 되어서 모든 캐릭터를 다 깨고 맙니다. 서서히 격투게임 난이도가 너무 낮아~ 하면서 자만 + 자만 모드에 빠져들 때였습니다. <마리오와 와리오(マリオとワリオ)>같은 게임은 구입해서 친구에게 넘기고 다시 빠진 것은 시뮬레이션인 <수제전기(樹帝戦紀)>나 선배 때문에 취미를 들인 <미소녀전사 세일러문(美少女戦士セーラームーン)>, 그리고 나름대로 시대의 화제였던 <파이널 판타지 USA MYSTIC QUEST (ファイナルファンタジーUSA MYSTIC QUEST)>를 건드렸지만, 정작 제가 이 시기, 9월에 빠져있었던 것은 코에이에서 나온 경마게임<위닝 포스트(ウイニングポスト : Winning Post)>였습니다. 절대로 이따위 게임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건만, 매일같이 방송에서 경마광고방송을 보고, 주변에서 건전한 취미라고 말하면서 경마장에 가는 모습을 보니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덕분에 경마 사전이나, 족보록 같은 것까지 구입해가면서 나름 열을 올렸더랍니다. <썬더버드(サンダーバード : THUNDERBIRDS 国際救助隊出撃せよ!!)>는 나름대로 추억 때문에 건드려보았지만 허걱 하고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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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위닝 때문에 <토르네코의 대모험 신기한 던전(トルネコの大冒険 不思議のダンジョン)>도 대충하고, <SD기동전사 건담2(SD機動戦士ガンダム2)>도 대충, <GS미카미 제령사는 나이스 바디(GS美神 除霊師はナイスバディ)>는 오프닝 보고 첫 스테이지를 한 다음에 바로 팔아버리는 사태까지 빠졌습니다. 위닝이 참 사람 죽였지요.

그래도 스포츠 게임으로서 좀 더 화려한 효과를 구사한 <슈퍼3D베이스볼(スーパー3Dベースボール)>을 10월이 되어 접근했지만 정작 생소한 연출 때문에 같이 대전할 친구가 없었더라는 아픔 때문에 잊혀져 간 녀석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친구들과 모여서 신나게 웃으면서 싸워볼 수 있는 게임은 <란마1/2 주묘단적비보(らんま1/2 朱猫団的秘宝)>정도였다고 하겠지요. 위닝 여파는 이때까지 계속되어서, <악토레이저 2 침묵의 성전(アクトレイザー2 沈黙の聖戦)>는 에닉스에서 발매한 게임이었지만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팽개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애니메이션 기반의 슈팅 게임이었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스크램블 발키리(超時空要塞マクロス スクランブルバルキリー)>나 <기갑기병 보톰즈 더 배틀링 로드(装甲騎兵ボトムズ ザ・バトリングロード)>같은 경우에는 좀 매력을 느꼈지만 꾸준히 위닝과 뜨겁게 싸움이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한국 친구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경우였는데 그만큼 일본 현지 문화에 많이 적응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발음은 좋은 편이었고(영어도 그렇지만) 현지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상황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10월 말에 나온 <용호의 권(龍虎の拳)>에 기대를 걸어보았는데 난이도를 많이 조절한 덕분에 (슈패는 좀 난이도가 쉬운 편이었지요) 역시 하루를 못 넘기고 다 클리어 하고 말았습니다. <아쿠타리온(アクタリオン : AQUTALLION)>은 조금 기대해보았지만 신선함이 떨어졌고, <유진 작수학원(遊人 雀獣学園)>은 나름대로 재미있을까 했지만 이때는 이미 구입을 마친 PC9801컴퓨터 게임기로 미소녀 게임까지 손을 댄 이상 이런 허접한 영상은 그냥~ 패스 하는 기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조금 불타오른 것이 <아랑전설2 새로운 싸움(餓狼伝説2―新たなる闘い)>이었습니다. 별 다른 것 없이 그냥 열심히 싸워볼 수 있는 게임으로서 시대를 보여준 작품인 만큼 즐겁게 했습니다. 같이 싸워줄 친구들도 있었으니 조금 신나는 모임을 가졌지요. 맥주와 야키도리 먹고 새벽까지 대전하고 다음날 학교가서 비실비실 이런 현상이었으니 말입니다. <야다몽 원더랜드 드림(ヤダモン ワンダランドドリーム)>은 역시 애니메이션 기반이라서 건드리기는 했지만 잘 보지 않고 녹화만 잔뜩 할 때여서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아레사(アレサ : ARETHA)>는 이전에 좋은 인상을 준 회사 작품이라서 건드려 보았지만, 역시 이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이아 환상기(ガイア幻想紀)>는 그래도 RPG에 가까운 액션 작품이어서 건드려 보았지만, 역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소울&소드(Soul&Sword)>는 발매원인 반프레스토보다 잠스, 판도라박스 같은 이름을 보고 구입한 RPG였습니다. 대부분 이 애들은 불운하게도 제가 위닝에 빠져버린 바람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아이템이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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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뿌요뿌요(す〜ぱ〜ぷよぷよ)>는 재미있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토리 모드를 보고 나면 친구와 대전 할 때를 빼놓고는 건드릴 일이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괴로움을 빠르게 해결해준 녀석이 바로 <로맨싱 사가2(ロマンシング サ・ガ2)>. 말 그대로 한 시대의 기준이 된 게임 제작사 ‘스퀘어’라는 이름을 지켜보던 저였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사랑하게 된 겜입니다만 이 녀석은 시스템이 극단적으로 마음에 든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실험정신이 강한 회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지요. 그래도 이 녀석 덕분에 연말은 조금 머리 굴리면서 지냈습니다. 설정 일러스트는 마음에 들었지만 공략책자까지 구입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큰 서점에 가서 대충 흝어보는 정도로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R-TYPE Ⅲ)>. 역시 저에게는 별로인 게임이지만 친구 때문에 구입한 녀석이지요. 다만 저는 PC엔진 판이 더 좋았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전 도카폰왕국Ⅳ(決戦!ドカポン王国Ⅳ〜伝説の勇者たち〜)>. 기본은 주사위 게임입니다. 나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가격이 폭락한 테이블 주사위 게임으로서 중고로 구입해서 연말에 몇 번 하고 바로 날려버린 게임이지요.

<드래곤볼Z 초무투전2(ドラゴンボールZ 超武闘伝2)>. 솔직히 이 녀석은 이쪽 장르 게임에 빠져있던 친구 꾀임에 빠져서 구입해서 친구랑 열심히 했고 결국 저 자신은 별로 재미없이 했지만 빌려간 친구만 한 달 넘게 빠져서 했던 녀석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름 열전을 느낄 수 있는 패미컴 전문 격투대전 게임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빠졌었다고 하겠지요. 전통적으로 인기를 끈 <록맨X(ロックマンX)>는 액션 게임 좋아하는 친구 따라서 도전해보았지만 역시 실패. 간신히 엔딩보고 재빨리 팔았습니다. 아마도 초마계촌으로 인해 이런 횡스크롤 액션 게임 장르에서는 너무 힘을 빼서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역시 초반에 너무 인상이 강한 게임을 해버리면 그 장르에 다시 맛들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도랏키의 동네야구(ドラッキーの草やきう)>와 같이 두루뭉실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야구게임도 좋았고<슈퍼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スーパー・スター・ウォーズ 帝国の逆襲)>같은 장르 게임도 좋았는데(물론 슈팅이라서 억지로 했지만), <몽환과 같이(夢幻の如く)>이런 게임을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도 아쉬움을 품고 있습니다. 조금 게이머로서의 자만심과 재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할 때였으니까요. 실제 패미컴 시절에는 건드리지 않았던 <드래곤퀘스트Ⅰ・Ⅱ(ドラゴンクエストⅠ・Ⅱ)>를 이때 건드려 보고, 화제를 부른 애니메이션 작품영역에서 게임으로 등장한 <유유백서(幽☆遊☆白書)>도 건드려 보았지만 PC엔진판이 더 좋았다는 결론만 내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횡 스크롤 식 액션 게임으로서 <힘내라 목수의 겐상(がんばれ大工の源さん)>이나 <초 고지라(超ゴジラ)>를 건드렸지만 오리려 겐상이 더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킹 오브 몬스터즈2(キング・オブ・ザ・モンスターズ2)>는 습관적으로 건드린 것인데 사실 이 때는 어느정도 비주얼적인 만족도도 따지고 있을 시기여서 몇 일 해보고 바로 팔아버렸습니다.

<에이스를 노려라(エースをねらえ!)>는 말 그대로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테니스 게임이었는데 친구 부탁으로 사서 딱 2시합 해보고 바로 넘긴 물건이었습니다. 재미를 떠나서 게임성이 거의 없어서 포기했지요. <북두의 권7 성권열전 전승자의 길(北斗の拳7 聖拳列伝 伝承者への道)>. 이것은 달리 말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기 때문에 구입해서 딱 이틀 가지고 놀고 팔았습니다(^^). 완전 패턴이 되었습니다. 아키하바라에 가서 싸게 팩 구입해오고 동네 가게에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아 팔고 하면서 즐기는 패턴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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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탈 컴뱃(モータルコンバット)>은 기준치로 볼 때 메가 드라이브 판이 더 낫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격투용 패드와 조이스틱의 기준으로 볼 때 (파이터용 조이스틱은 한국에서 사왔습니다. 일본에서는 SFC와 MD 양쪽 다 대응되는 컨버터블 조이스틱이 아직 비싼 것 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나 역시 그렇게 큰 재미를 느낄만한 격투게임은 아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몬스터 메이커3 빛의 마술사(モンスターメーカー3 光の魔術士)>는 한참 인기가 있었을 때 등장한 타이틀이다 보니 조금 나중에 손을 댔는데 (연말에 나왔으니까요) RPG로서 캐릭터의 귀여움을 많이 강조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때부터 차세대 CD롬 게임기인 세가 새턴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요. <미소녀전사 세일러문R(美少女戦士セーラームーンR)> 역시 선배 때문에 구입한 것으로 결국 나중에 저도 손을 댄 작품입니다. 다만 이런 스타일 게임은 거의 원작 애니메이션에 준하는 필살기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약 4시간 만에 끝내버린 것이 기억에 납니다.

사실 당시를 기준으로 게임 하드웨어 영역에서 메인으로 나오는 3기종을 가지고 할 것 다하면서 시간 내에 깨다보니(자금회전력을 높이기 위해서) 제대로 못 즐긴 게임이 많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 때문에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UFO나 패왕기기를 접하게 되면서 엄청난 백업을 해대기 시작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 보면 부질없는 짓들이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