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 넘버 3
MOVIE
범죄 드라마
감상매체 THEATER TV DVD
1997년
즐거움 50 : 42
보는 것 30 : 17
듣는 것 10 : 6
Extra 10 : 8
73 point =
1997년에 보게 된 한국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심심하던 차에 친구가 재미있다는 소리를 해서 바로 보러갔고 정말 재미없는 한국영화가 많다는 생각을 일신시켜 주어서 인상깊게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이후로 한국영화를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심심치 않게 ‘멜로영화’같은 것은 제목만을 듣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요. 이전에 본 <투캅스>정도가 재미있게 본 영화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영화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그 감동은 살짝 빗나가 있었거든요.
그런다가 만난 이 작품, 스토리 구성은 조금 난잡하고 들떠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한석규와 최민식이 참 열띤 경연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화면을 타고 오르는 매력적인 대결장면들을 떠올렸지요. 게다가 치졸하기 그지없는 폐물인생들이 벌이는 다양한 미래계획, 그 안에서 자기 자신들을 찾으려고 노력한 송강호의 불사파 모습도 이 작품에서 필요가 없어 보이는 바보스러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독도’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액션등에서도 무언가 모를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하겠지요. 메인 스토리를 보면 확실히 단순무식형이지만 주인공이 펼치는 인생의 계단 끝에 있는 목표라는 것이 참 어설프게 진행됩니다. 주먹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조폭드라마가 이래저래 조금씩 자기 위치를 관리해야 하는 관리직에 머물게 되는 과정을 보면 기업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회사원이 가지는 비애와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초반에는 너무 다양한 인물들이 나와서 과연 이 이야기가 어떤 형태로 흘러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덕분에 이야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난잡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야기들은 조금씩 차분하게 모여지더니 결국 사필귀정으로 결말을 가져가는 모습이었습니다.물론 막판에 살짝 골 때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놈의 막나가는 꼬라지들은 결코 그 인생범위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교훈을 보여주지만요. 더불어 이 작품때문에 무식해도 용감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도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미국식 마초드라마와 함께 말입니다.
해외 친구들에게 억지로 통역해주면서 같이 본 한국 영화들 중에서 참 재미있다는 평이 많았지요. 나름 웃음 코드라는 부분을 볼 때 다시 한 번 조명을 받아도 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름 후속작을 기대해보고 싶었더랍니다. 뭐, 한국 영화사에 조폭 드라마를 잔뜩 끌고 나오게 한 작품이라는 것은 당연하게 인정해야겠지요. 물론 웃음만을 가지고 볼 만한 영화구조는 아니라고 말하게 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