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아직 주류나 담배광고같은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게다가 조금이라고 피부색이 많은 영상이 나오면 이래저래 말이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쩌면 그런 이야기들을 구분해서 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묘한 시대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나날 중 일반 TV화질이나 VHS화상이 보여주는 영상미가 전부라고 알고 있었던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마침 '클리어 비전'이라는 방식과 더불어 S-VHS기기등을 통한 수평해상도 400라인 급 영상을 보고 녹화할 수 있는 기술적인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아 볼 수 있었지요.
한국에서 보던 20인치 와 일본에서 보던 20인치 TV영상이 같은 것처럼 느껴져도 실제로는 미묘하게 선명한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진한 현실감을 느꼈다고 하겠습니다.
1. 시바스리갈
처음에 등장한 영상은 상당히 멋집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옹? 펭귄을 낚시?
라는 걱정까지 들 정도였지요. 그런데 사실을 유명한 그 양주, 시바스 리갈 위스키 선전이었지요.
음악과 광고 구성이 멋진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스타일 이전에 이런 광고 자체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해서
녹화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2. 매지컬 톱 브라
그러고보면 여성 속옷 광고도 제법 쉽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 문화적인 충격이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여성잡지등에서는 제법 볼 수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 당당하게 B컵이나 C컵이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형태는 놀랐지요.
한국이라면 수치심~~~이라는 단어가 나올정도로 과감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런 분들은 안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문화적인 이해와 차이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TV광고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3. 산토리 칸후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일본 아이돌 그룹 SMAP의 카토리 신고가 광고에 나와던 음료광고입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이 음료 자체는 실패한 녀석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지금은 없어졌으니까요)
다양한 추억으로서 볼 수 있는 (그러나 일본 문화 현실을 잘 모르면 무슨 꼴인지 이해하기 힘든) 그런 광고들을 보면서
한국과 일본은 확실히 다른 나라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 더불어 경제적 차이도 말입니다.
4. 마츠다 앙피니
앙피니 브랜드는 일본에 가서 알게되었지만 제법 널리 알려진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 틀리다는 것을 알았지요.
어린 저는 일본에는 혼다와 스즈키, 토요타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이웃 나라일 뿐이지만 뭐 이렇게 자동차 브랜드가 많은 거지? 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5. 기린 메츠 음료
더불어 놀란 것도 역시 음료회사가 많다는 점이었지요.
비록 해외 브랜드에 의해서 연결된 스파클링 음료들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6. NTT 도코모
한참 디지털 통화기술이라는 것이 보급되고 일본에서는 조금 씩 휴대폰관련 광고가 늘어나고 있었지요.
광고에 오카야마가 나온 것은 그만큼 일본에서도 오지로 속해서 전화같은 것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지역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참 매정하게 끊어버리는 딸네미라는 생각을 했던 광고입니다(^^).
7. 얼리타임즈
저는 버본을 좋아합니다.
옥수수 원료라는 것도 그렇지만 나름 대중적인 맛과 향을 가진 깔끔한 주류라고 생각을 하고 이때는 좀 많이 마셨지요.
한국에서 진로소주 1병을 2분 정도로 마셔대던 때였으니 참 알콜에 대한 저항력이 강했던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후로도 필름이 끊어진 적은 없으니 나름 적응성은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위험한 정도를 알고 습관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마구 퍼마시던 한국 때가 아니라 일본에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8. 미스터 칠드런 뉴싱글 ES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었던 미스터 필드런의 신곡 싱글앨범 관련 광고 영상입니다.
특별한 이야기없이 뮤직비디오의 한장면이 나오고 발매일을 알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좋아했던 스타일 광고였습니다.
저는 당시 새로운 싱글이 나오면 구입 전에 먼저 CD렌탈 점포를 가서 몇번 들어보고 괜찮으면 정식으로 구입을 하는 방식등을
택했습니다. 어중간하면 그냥 휴대용 DAT에 녹음을 한 후에 좀 듣고 다니다가 말았지만요.
9. 버드와이저
여전히 많았던 맥주광고. 이런 것을 보면 일본 문화적으로 얼마나 맥주가 대중적인 음료인지를 알 수 있지 않나 합니다.
너무 뻔~하게 널려진 음료로서 식당이나 가정, 일반인들이 손쉽게 찾아마실 수 있는 음료로서 정착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요. 하물며 외국 음료이라면 더욱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덕분에 한 외국 친구는 한국에서는 외국 주류가 전혀 안팔리고 있는 줄 알았답니다.
10. 화장품 리폰리버 - 폰즈
폰즈 화장품은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널리 알려진 애였지만 이렇게 광고영상을 집접 본다는 것은 한국에서 어려운 일이었지요.
널리 알려진 제품에 대한 정보나 그 제품에 대한 인식이라는 것이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입소문만으로 퍼진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입소문 형식으로 유명한 제품이다~ 라고 하는 것들이
대부분 일본에서는 TV광고등을 하고 있던 물건이었다는 것을 보면서 (나중에 미주지역을 돌아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결국 유명~하다는 것은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물건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실제 제품 자체가 좋아서 유명해진 경우보다 '해외에서 광고에도 나오는 물건이니까 좋은 물건이다'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미처 방송문화권이 아니었던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그런 것을 보면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지역적으로 가까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인식의 차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광고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11. 기린 라거 맥주 - 해리슨 포드편
요건 이전 영상에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따로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나름 맥주 음료 광고가 참 많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참 다양한 광고전략이 뛰어놀던 시대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이런 광고들을 보고 왔던 덕분인지 조금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실 생활에서도 말이지요.
과거 비디오 영상들을 디지털용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다보면 참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서 보게되는 것 같습니다.
20년전 광고들이지만 그때 일본에서 이런 것들을 보면서 살았던 자신의 추억이 참 묘한 인식을 만들어주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