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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미소녀라는 말이 굉장히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이 책 구성이 발간되기 시작하던 1985년은 상당히 위험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고 회고할 수 있습니다. ‘미녀’가 아니라 왜 ‘미소녀’인지 참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만화가 꿈을 불태우던 사이에 동인지를 만드는 친구들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변태적인 상황이 동인생활의 뒷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음담패설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떠들어 만들어 전달하였더니…. 어찌 되었던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잘 모르던 코미케(코믹 마켓)를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너는 일본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코미케를 모른 단 말이야?" 라는 말에 이끌려 하루미로 끌려갔지요. 과연 거기서 저는 동인지에 대한 모든 고정 관념을 얻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양순하던 일본 친우들이 광분하고 열광하는 분위기 속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두 눈에 핏발을 세우고요.
이틀 내리 연짱으로 새벽마다 집에서 나와 큰 가방…(일본 오타꾸들이 들고 다니기로 유명한 검고 큰 가방) 2개를 들쳐 메고서 폐장하는 오후5시까지 친구들과 헤매면서 왜 이다지도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광기에 휘둘려가면서 동인지를 보는 가…. 과거 친구 녀석이 자기 친구에게 부탁받은 책이라며 <절애>를 나에게 보여 주었을 때와 같은 충격을 받았지요.
그러다가 동인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온 연대별 동인지 활동정보지(?)인 미소녀 증후군을 보게 되었고 심히 과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다지 일본만화에 대해서 조예를 쌓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아니시면 보실 필요가 전혀 없는 이 책은 저 개인이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동인지, 일본 성인지정 동인세계에 대한 뒷소식이라고 믿습니다. 여기에 이 책 내용은 무식하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장르를 담아 보셔야 이해와 재미를 더할 수 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기에 그 만한 수양이 축적되신, 만화감상취미 권태기에 빠지신 분들에게 권하겠습니다. 내용 대부분이 원작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패러디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물론 현재 유명해진 만화가가 동인시절에 활동하던 모습도 나와있기에 자료를 돌아보는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일본 만화사를 쓰실 생각이시라면 다른 책을 권장하고 싶군요. 마니악한 면이 강해서 국내 출판은 어려운 책자이니까요.
첫 미소녀 증후군시리즈는 7권으로, 신 미소녀증후군이 3권까지 나와 있습니다. 아직도 구할 수 있는 책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1996 & 1999
저자로서 유명한 토미자와는 그냥 단순하게 70년대와 80년대를 거쳐서 오따쿠 생활을 거치고 동인지 생활에 많은 부분을 투자한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명이 아니라는 말도 있으니 실제로 지금에 와서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요. 참고로 이 책자 내용에 포함된 요시노 스미오(吉野純雄)의 작품은 미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적 묘사가 많은, 속칭 로리타 애니메이션, 만화에 속하는 구성을 보여준 관능소설가로서 이런저런 구성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동 포르노를 비롯하여 비현실청소년 보호관례에 따라서 현재는 공식적인 활동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책자 내용은 1993년 당시 발간을 시작한 시점으로 부터는 그냥 웃고 넘어갈 수준이라고 할지 몰라도 2013년 현재 기준으로는 굉장히 위험한 불온서적 분류에 들어갑니다.
저도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퓨전 프로덕트에서는 2000년을 기준으로 해서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저는 이쪽을 전부 보지 못했습니다.
2000년도 시리즈는 대략 7~8권 정도 나왔다고 하는데 저는 2권까지만 잠깐 보았을 뿐 전체 구성이 어떤지는 알아보지 못했지요.
이 시리즈는 이런 블로그에서 보여줄수 없는 내용들도 많지만 훌륭한 부분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발매된 유명 동인지들의 내용들을 발췌해서 그 흐름과 이야기 구성, 그리고 왜 이런 작품이 인기를 끌었나 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중심으로 한 초기 구분과 달리, 이후 책자들은 대부분 최신 유행에 민감한 캐릭터 중심의 분석이나 상품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재미로 보면 재미로 보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극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물론 저질개그, 화장실 개그라고 말하면서 웃고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쉬운 구분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판타지나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이라는 형태로 장르 구분을 해서 나누어서 구분하게되는 면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동인문화권들이 왜 이런 작품들을 내놓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내놓은 곳은 만화정보지 COMIC BOX와 동인만화 정보지 '코믹박스 쥬니어 : COMIC BOXジュニア'를 비롯하여 BL엔솔로지와 영화 연극 관련 서적을 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정보력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기본 B급문화를 주류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재미와 매력이 참신하다고 하겠습니다.
신 미소녀 증후군(新・美少女症候群) 시리즈는 1993년 9월부터 시작을 해서 다시 새로운 동인지 앤솔로지 시장의 붐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파생과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후죠시로 대두되는 여성 동인들의 영역으로 알려진 BL관련 전문성을 재분석하는 과정도 새롭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동인지 정보지는 1991년 창간되어 이후 '코믹Be'로 바뀌어 장르적인 재미를 보여주었지만 2012년에 다시 리뉴얼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쪽을 잘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나름 오리지널 시리즈로서 큰 영향을 보여주었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시대를 돌아볼 수있게 해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여러지역 동인문화서클이 보여준 증거자료에 의하면 지역파생문화나 유행패턴은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 책자는 어디까지는 몇몇 주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서 모든 것을 다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1985년부터 연단위로 나오면서 1990년까지 이어지고 이후 신 시리즈로 일본 동인역사의 많은 것을 보여준 이 책자는 재미난 자료로서 볼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2009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