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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Story/TV Series

팬 암 : Pan Am​ - 기대치 이상이었던 드라마



팬 암 : Pan Am

미국 / Pan Am

TV Series

드라마

2011년 9월 25일 ~ 2012년 2월 19일

1기 14화 후 종영

감상매체 HDTV

 

즐거움 50 : 36

보는 것 30 : 19

듣는 것 10 : 6

Extra 10 : 7

68 point 

널리 알려진 그대로, 미국 TV드라마 시장은 엄청난 경쟁을 치르면서 그 가치를 평가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감상과 달리, 시청률, 그리고 이런저런 서브적인 효과 부분에서 얼마나 재미있는 가능성이 남겨있는지 생각을 하게 되지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역시 혼자 보고 재미있어서 많이 기대했던 몇몇 드라마들이 그냥 인정사정 없이, 가차 없이 잘려나가는 것이라고 하겠는데 그중 아쉬운 작품이라고 하면 정치적 야망과 인간관계가 참 잘 그려졌던 드라마 [Boss]와 이 '팬 암'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별다른 정보 없이, 그냥 표지만 보고 '막 나가는 주부들'의 클래식 코미디 버전으로 나온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대부분 빵빵한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들을 내세운 드라마였던 만큼, 게다가 상당히 선진적인 기대감을 보여주었던 그 팬 아메리카 월드 항공(Pan American World Airways​)을 배경으로 한 만큼 시대 단막극으로서 재미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첫 화, 파일럿판에 1천만 달러가 들어간 것도 나름 화제였었지요.

미국 저명 방송사 ABC​의 주도하에 완성된 드라마치고는 상당히 스케일을 크게 잡고 갔다고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런 것이 단순한 복장 미녀와 시대감을 가지고 웃자고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첫 화를 보고 많이 당황했습니다. 가볍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제법 무거운, 그것도 실제로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배경으로 여러가지 복합적인 인간 드라마가 깔려있는 것이 아니었겠습니까?

이런 형태의 시대 드라마(Period drama)​는 어떤 의미에서 볼 때 그 시간대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에 많은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 냉전기에 속했던 그 시간대에 왜 이런 기업과 문화적 산업이 발달했는가 하는 부분은 사회 공부보다 또 다른 방향으로 다가가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부를 무척 안 했고 할 의미를 찾지 못했지만 대학이라는 장소에서 이런 부분을 가지고 다른 방향성을 평가하는 시선을 찾아간다는 점을 배웠다는 점에서는 무척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공부만을 위한 공부, 성적을 위한 공부, 사람의 가치평가와는 상관이 없이 그냥 숫자와 기준표로만 짜인 사회 감각과는 달리 바라볼 수 있는 특성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속칭 '팬암'이라고 불리었던 이 시대의 이야기는 굉장히 극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팬아메리칸 월드 항공은 1927년에 설립되어 1991년에 파산한 미국 항공사로 1930년대 남아메리카와 아시아 지역 항로를 중심으로 발전해왔으며, 전성기이며 이 드라마의 중심 스토리가 진행되는 1960년대 이후부터 세계 최고의 항공사이면서 '미국의 상징'으로 군림했지만 계속되는 사고와 반미주의 테러, 1970년대가 가져온 그 '오일쇼크'로 인해 파산을 했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진 부분과 달리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상을 강하게 보여준 그녀들을 아이돌화 시켜서 상업적인 가치성을 보고 시작된 드라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이 그런 시대에서 왜 이런 직업에 선망하게 되고, 왜 그런 일들을 하게 되었는가?라는 부분은 조금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점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앞서 말한 미국의 상징으로서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던 그 직종이 얼마나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아마 그 소재를 조금은 다루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 소재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일 줄은 미처 생각을 못했더랍니다. 그래서 조금 반가우면서도 과연 이게 제대로 먹힐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만일 여성 캐릭터들의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 시대 드라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어필하는 형태로 출발했더라면?이라는 감상도 남기게 됩니다.

일설에서는 그래 봤자 코스튬 드라마(costume drama : 대표적인 의상, 소품, 배경 등 시대에 맞추어 연출한 영화나 드라마를 가리키는 외래어 명칭)이라는 말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 형태로서 보여줄 수 있는 드마락 가진 시대의 무거움, 또한 그 시대가 가진 아련한 추억거리들을 어떻게 살려나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1963년으로, 뉴욕을 거점으로 1964년 1월 1일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일단 종료되는 가했더니 그냥 시즌 자체를 끝내버리고 결국 이후 제작이 중단되었다는 것을 듣고 아쉬웠지요. 대표적인 광고 문구나 표현 구성에서는 60년대의 화려한 미국상을 보여준 그때, 승무원들과 기장들이 경험한 드라마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의미였을 것 같은데 의외롭게도 다른 부분이 너무 강조되어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상당히 돈이 들어가는, 유명 인사 사건과 연계되는 부분을 위해서 많은 공을 들인 것은 확 눈에 보입니다. 케네디나 비틀스 등을 꺼내놓은 것도 여러 가지 추억과 개성을 이어가는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이 시리즈 원안기획자겸 프로듀서인 낸시 헐트는 실제로 팬암 소속 승무원이었다는 점때문에 더욱 진한 사실성을 더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일부 마니아들에게는 팬암 당시의 제복은 물론이요. 거들이나 속옷 등에 대한 고증을 철저하게 해서 완벽하게 그때를 재현했다는 부분을 높이 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화려하고 웃길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려고 한 점들은 새로운, 그리고 보이지 않는 캐릭터와의 연계성이 제법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고화질로 재감상을 해볼 기회가 있다 보니 또다시 그런 추억이 떠오르게 된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