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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tory/Adult Game

미소녀 게임- MSX, PC98부터 지금까지

뭐 아시는 분은 다 알겠지만 미소녀 게임이라고 순화된 지칭을 바탕으로 에로게임 장르에 빠졌던 저는 이러저러한 게임들을 즐겼습니다그 중에서도 92년부터 아무 생각 없이 구입한 PC9801기종에 대한 열망은 당연히 PC에 대한 기본 사용보다 미소녀 게임기로서 역할이 99%였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고 할 수 있지요.

80년대야 감히 PC98시리즈에 도전하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었고 역시 MSX기종을 도입해서 재미를 느끼면서 해야 했지만 제가 터보R을 구입할 때쯤엔 이미 한물간 시대였습니다뭐 덕분에 소프트들은 싸게 싸게 구입해서 즐길 수 있었으니 후발주자로서 조금 득을 본 편이라고 할까요(^^).

91년에 일본에서 데굴데굴하고 있을 때 과연 저는 PC게임을 해야 할 지 아니면 가정용 게임기를 가지고 놀아야 할 지 좀 생각을 해보았지만 결국 초기 투자비용이 싼 가정용 게임기에 손을 대고 말았지요그리고 RPG에 빠졌으니 할 말 다 한 거지요사실 큰 돈을 쓸 만한 여유는 그렇게 없었다고 봅니다이미 오디오나 AV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저는 덜컥 LD플레이어와 S-VHS, BS튜너, TV, AV앰프스피커 등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매달 구입해야 하는 LD와 CD의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기초취미에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하면 신간 만화연재 잡지가정용 게임 소프트(슈퍼패미컴메가드라이브, PC엔진듀오), 그리고 음악CD와 애니메이션 LD를 구입하고 다니면서 방송녹화를 위해서 S-VHS 공테이프(당시는 비쌌지요. 120분짜리 1개가 싸게 구해도 1,500엔 전후였던 시절이었으니까요)를 와글 장창 구입해서 사용했으니까요.

어쨌든 그러한 취미생활에 프라모델까지 겹치기 출연하고 이전부터 꾸준히 모으고 있던 가샤폰피겨 관련레진 키트여기에 보드 게임들 까지 구입하고 다녔으니 정말 멍멍함 극치를 달렸습니다남들은 생활을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저는 정말 취미를 위해서 돈에 든 비용을 80%이상 쏟아붓고 있었기 때문에 허거거걱 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제가 PC9801에 투자를 할 여유가 있었는가하면 절대 아니었지요하지만 이놈의 웬수같은 취미로운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어떻게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일본에 있는 저보다 더 잘 알아서 어디에 가면 중고제품을 싸게 구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더군요) 15인치 컬러모니터(역시 당시는 비쌌습니다)에 엡슨에서 나온 호환기종을 구입할 수 있는 지혜를 빌려주었고 매월 신작 게임을 꼬박 꼬박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초기에 스카시 하드디스크까지 구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한 6~8개월간은 플로피로 게임을 즐겼습니다(-_-;).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끈기였지만 역시 재미있게 했지요그리고 스카시 하드디스크를 구입하게 되고 여러모로 편한 MS-DOS에서 레지스터리 조작이나 게임 분석나름대로 새로운 독후감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이전에는 어지간해서는 그런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16진법이나 관련 프로그램들을 건드려가면서 시간소비를 줄여나갔지요.

94년도까지 나온 웬만한 게임들은 전부 구입을 했고 덕분에 그것이 한국에서 엄청 퍼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그러한 시대를 지나 정작 귀국하고 나서는 별로 그쪽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가 일본 PC업계가 독자적인 규격을 버리고 DOS-V모드그리고 윈도우 모드로 돌아서면서 한국 PC환경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자 대뜸 일본어 윈도우를 깔아버리고 몰아서 그것으로 즐기는 형태가 되었습니다특히 윈도우95’가 나오면서 일본에서 컬러화(이전에는 16색 기준이 많았는데 서서히 256색 발색에 800*600이상 퀄리티에 도전하는 업체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지금은 표준규격이 되어있는(?) 음성수록이 시도되기 시작했습니다)로 이전에 비해서 예뻐진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것도 한 시대를 풍미한 붐으로 끝났고 여러 가지 장르로 나뉘면서 너무 복잡한 단계를 거치고 그 제작사취향 또한 너무 많아져 도저히 개인혼자서 커버할 만한 영역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착실히 일반 취미로 돌아섰습니다게다가 친구들 만나서 놀고술 마시고 딩가딩가 하다보면 아무래도 현실과 살짝 거리가 있는 이쪽 세상에 빠져있기에는 좀 어려웠지요.

1999년까지는 가끔 아직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친구들에게 한 두개 얻어서 해보고 아 요새는 이렇구나!” 하는 감상을 얻었는데 <당신이 원하는 영원(永遠)>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자랑은 아니지만 미소녀 게임을 해온 경력만 따지면 2011년 기준으로 20년이 넘어가는 저에게 있어서 정말로 신선한 감각을 선사해준 게임이었습니다.

이후 손이 빌 때마다 간간히 게임을 하게 되었고 이전보다 용량이 커진 것에 상당한 고생을 하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그나마 기억나는 화제라고 하면 <とボイン>이라는 게임이야기를 하다가 생긴 일입니다이것을 발음대로 하면 아네 토 보잉입니다그것을 옆에서 들은 친구가 아네트 버닝이라는 외국 탤런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줄 알고 한 20분 동안을 착각하면서 토론(?)에 참가했다가 우스운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이전에 1998년 정도에 자신이 건드려본 게임이 몇 개정도인가 세본 때가 있었는데, (사실 절반정도는 아는 후배가 정리해놓은 것에 내가 얼마나 해봤나 체크한 것약 920타이틀 정도를 해보았더군요그런대도 출시된 게임 중에서 60%메도 못미치는 수치여서 그래도 70%정도까지는 해봐야 해봤다는 소리를 하지라는 쓸데없는 집념에 빠져 다시 열심히 건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근래에는 과거와 달리 워낙 많은 타이틀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수가 장난이 아니다보니 격세지감을 느끼지만 나름대로 일가(一家)를 이룬 취미생활 일환에서 본다면 그만큼 장르도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PC라는 하드웨어 활용도에서 본다면 저는 게임을 위한 게임기로서 요구하는 성능 +포토샵이나 3D스튜디오소프트 이미지 같은 프로그램인터넷 웹서핑자신의 개인문서 작성, DB베이스 구축음악 감상동영상 감상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도 PC를 제대로 활용하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여러분들은 취미생활에 있어서PC가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시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미지는 글에 나온 그 '아네트 버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