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 Story

썬더버드 슈퍼 가이드 - 이 느낌은 지금도 세련 그 자체


썬더버드 슈퍼 가이드

일본 / サンダーバード スーパーガイド

설정자료집

1991년 12월 20일 발행

출판사 뱌쿠야쇼보(白夜書房)

정가 2,900엔

읽어볼 가치  +

멀티유저나 광범위 지향성 마니아들에게 있어서 사랑과 존경을 받는 작품 <썬더버드>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한 권짜리 자료집 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레스톨 특수구조대>를 떠올리게 하는 트레이드마크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이 책자가 아쉬운 것은 종이 질이 조금 이상해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청색톤으로 그려진 흑백 사진들 처리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인기가 제법 높았던 <썬더 버드>에 대해서 자세한 가이드북이 나오지 않았기에 결국 일본 것을 구입하고 말았지만 의외로 영국에서도 제작자인 제리 앤더슨 책이 별로 없어서 고생했습니다. 역시 일본 마니아층이 넓어서 이러한 책이 나왔다고 봅니다.


저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썬더 버드 1~5호기가 아닌 핑크색 6륜 구동의 롤스로이스 ‘페넬로프’였습니다. 물론 제리 앤더슨 작품 중에서 상당히 개성적인 자동차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 강렬한 보디라인과 핑크색이 전달해주는 섹시함에는 어린 마음에 보았던 자신의 이상향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지금에 있어 이 작품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을 구구절절 전달 할 수 있는 능력은 저에게 없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작품을 보는 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실망하면서 저의 정신세계를 의심하는 이도 나오리라 봅니다.

하지만 <마징가Z>가 처음 흑백TV 브라운관에 등장할 때 느낀 감동을 과연 글로 설명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술잔을 기울이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다움이 그리워지는 작품이 바로 이러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갈수록 발전되어 가는 영상기술이 주는 현실 속에 있어서 조금은 쑥스러운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나름대로 현실로 돌아 와 자신의 감상 속에서 헤매는 경우가 있는데 어쩌면 그러한 당혹감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즐거워하고 싶어집니다. - 1996


이 때를 회고해보면 25년만에 이 작품 영상을 기반으로 CM방송이 꾸며지고 이어서 할리우드에서 영화 소식이 나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 1965년도 인형극 작품을 기반으로 생각해보면 1990년이 되어서 다시 유행을 한다는 것이 참 미묘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도 제 기억으로는 이것을 제대로 본 기억이 있는 것은 국내 특집방송이나 AFKN정도를 통해서 알게되었던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후 장난감을 통해서 더 친밀도를 높이고 이후 일본에 갔을 때 VHS를 구해보려고 했을 때 이상하게 유행처럼 새롭게 썬더버드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었지요.

이 책자를 통해서 알게된 몇몇 사실들은 일본 특수촬영 작품들 대부분이 이 작품을 기반으로 여러가지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울트라맨이 그렇고, <마이티 잭 : マイティジャック>이나 인상적인 로봇디자인으로 재미있었던 <X봄버 : Xボンバー>같은 작품에서도 이 작품을 의식한 구조를 보여줍니다. <제로 데스타 : ゼロテスター>역시 설정 부분에서 썬더버드 스타일을 의식한 애니메이션이었고 <과학구조대 테크노보이져 : 科学救助隊テクノボイジャー>는 이미 붐을 타고서 만들어진 끝물 애니메이션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시대를 풍미한 애니메이션 <아이돌방위대 허밍버드 : アイドル防衛隊ハミングバード>은 아예 까놓고 이 작품을 오마쥬하듯 설정이나 전투기 이름을 따왔고 용자 시리즈 2탄으로 유명한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 : 太陽の勇者ファイバード>도 연출이나 구조부분에서 많이 따왔기 때문에 역시 오마쥬적인 구성을 가진 작품으로 이해됩니다. 실제 로봇이나 특수 거대 과학병기 들을 중심으로 한 전투드라마가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서 인명구조, 세상의 위기를 넘긴다는 스타일은 전형적인 미국 히어로 작품 구성이었지만 워낙 특징이 강한 인형극 스타일에 무언가 모르게 우습지만 멋진 캐릭터들이 잘 어울려서 멋진 작품세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2004년도 할리우드 작품과 더불어 비교를 해보면 아무래도 1966년에 등장한 극장작품이 조금 더 추억적인 멋을 보여준다고 하겠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세대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편견이라고 생각을 해보게도 됩니다(^^). 21세기도 벌써 1/10이 넘어간 지금에 와서 이 작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본 사람만 본, 아는 사람만 아는 추억 덩어리 작품이겠지만 나름 시대적인 과학, SF, 그리고 핵전쟁에 대한 위협에 대항할 수 있었던 미래지향적인 의미를 가진 작품으로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되는 추억어린 걸작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 책자는 제가 보고 싶어서 구입을 했었습니다.